즐겨찾기+  날짜 : 2026-10-22 오후 05:19:46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자유기고

[송미령의 플라워 스토리=3] 동백

화려한 색과 고결한 정신 앞에 겸손해 지는 꽃
송미령 기자 / sml0550@hanmail.net입력 : 2010년 02월 19일
↑↑ 송미령 주부명예기자단 부단장
ⓒ (주)포천신문사
겨울이 다 지나갔다고 이른 봄 꿈 꾸다가 화들짝 놀라게 날씨가 추워졌다. 입춘이 지났지만 아직 겨울인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 추우면 겨울이고 따뜻하다고 봄은 아닐 것이다.

그래도 그 미묘한 차이는 그것을 용케 느끼고서 구분 짓게 만들고는 한다. 하지만 뭐든지 딱딱 구분 짓고 선을 그어버리려는 우리의 태도를 부끄럽게 만드는 꽃이 있다. 겨울과 봄, 그 경계를 무색하게 만드는 동백이 바로 그것이다.

동백은 피어있는 그 때에도 화려하고 아름답기 그지없지만, 꽃이 지는 그 순간은 피어있을 때보다 더 장엄하고 기품 있는 꽃나무이기도 하다. 피어있는 듯 떨어지는 그 모습조차 삶과 죽음의 구분이 없다. 그 꽃이 갖은 의미의 포용력이란 상상을 초월하는 것 같다.

ⓒ (주)포천신문사

흔히 일본에서는 목숨을 버릴 때 의연한 사무라이의 태도를 흩어지는 벚꽃 잎에 비유하곤 하는데 사무라이의 굳고 의연한 모습이라면 흩어지는 벚꽃보다 정갈하게 떨어지는 동백에 더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 동백의 화려한 붉은 색이 그들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했던 걸까? 하지만 이 붉은 꽃은 그 화려함에 비해 소박하고 정숙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옛날 울릉도에 금실 좋은 부부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남편이 육지로 떠나고 아내는 남편이 돌아오는 날을 기다리며 지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남편이 돌아오지 않고 그녀는 바닷가에서 마지막까지도 남편이 오기만을 기다리다 세상을 떠나고 만다. 그것을 불쌍히 여겨 마을 사람들이 그녀를 바다가 보이는 언덕위에 묻어 주었다.

그 뒤 얼마 후, 섬으로 돌아온 남편은 슬픔을 이기지 못해 매일 아내의 산소에 찾아가 눈물을 흘렸다. 그 아내의 묘 옆에 자란 나뭇가지가 꽃을 피웠는데 기다리던 아내의 절절한 사랑과 슬퍼하던 남편의 눈물을 꼭 닮아 붉은 꽃을 눈물 흘리듯 떨어뜨리는 동백이었다. 동백에 얽힌 유명한 설화이지만 슬픈 사랑 이야기 보다는 그 한결같은 ‘오래됨’에 의미를 집중하고 싶다.

ⓒ (주)포천신문사

동백은 오래도록 피는 꽃이다. 사랑을 의미하기도 하고, 스스로 꽃을 내버리는 모습을 순교자에 비유하기도 하고, 겨울과 봄 내내 꽃불을 밝히고 있어 가슴 따뜻해지게 해주기도 하며, 그 단칼의 매서움을 느낄 수도 있어 경건하기도 하다. 단순히 꽃 한 송이에서 느낄 수 있는 모습 이상이다.

요즘에는 노란색이나 흰색으로 색을 바꾸기도 하는데, 이 꽃은 원래 진한 빨강색뿐이다. 하지만 그것이 여인의 입술 색처럼 화려하다고만 생각한다면 큰 오산인 것이다. 차디찬 칼바람을 맞아 붉어진 아이의 통통한 두 볼이 먼저 떠오를 만큼 순결하고 순수한 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올 봄, 길가에 떨어져 있는 동백꽃을 본다면 슬퍼해주기 보다 그 꽃이 갖고 있는 정신을 다시 한번 떠올리고 새겨보며 동백이 선물해준 붉은 비단길을 그저 말없이 즐겨 걸어보는 것이 어떨까.

※동백나무
꽃말-겸손, 영원한 사랑 / 분류-차나무 과 / 개화-1월~4월

송미령 / 포천신문 주부명예기자단 부단장
송미령 기자 / sml0550@hanmail.net입력 : 2010년 02월 19일
- Copyrights ⓒ포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
이름 비밀번호
개일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겨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PBS 포천방송 TV
경기도
생활상식
가장 많이 본 뉴스
정보 커뮤니티
상호: 포천신문 / 주소: 경기 포천시 해룡로 130-38 (동교동)
발행인·편집인 : 김현영, 편집인 강신옥 / mail: ipcs21@hanmail.net / Tel: 031-542-1506~7 / Fax : 031-542-111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기 아50080 / 등록일 : 2009년 6월 22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현영
Copyright ⓒ 포천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