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포천의 모든 학교들이 잇달아 졸업식을 가졌다. 요즈음 졸업식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문득 초등학교 시절이 떠오른다.
지금이야 실내 체육관에서 졸업식을 치르지만 예전의 초등학교 졸업식은 대부분 매서운 추위에도 야외운동장에서 진행됐다. 각 반 맨 앞줄에 선생님이 서 계셨고, 우리는 온몸을 부르르 떨면서 졸업가를 제창하고, 송사와 답사에 눈시울을 적시곤 했다.
전날 밤 내린 눈이 그대로 얼어 운동장은 빙판이고, 털신을 신었어도 발이 시려 동동거렸다. 자연스레 어깨가 움츠려지고 털실로 짠 장갑을 끼었어도 손이 시려 호호 불며 유난히 추웠던 기억이 생생하다.
졸업식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졸업가를 제창하는 순서다.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아름…’ 하며 후배들이 배웅하면, 졸업생은 남겨진 후배와 학교와 선생님들에게 ‘잘 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 선생님 저희들은…’ 하고 목이 메어오는 목소리와 아쉬운 마음으로 답례했다. 졸업가를 부르고 나면 매서운 강추위는 어느덧 선후배와 선생님이 보내는 서로의 온기에 밀려 달아나고 있었다.
요즘 졸업식장을 가보면 역시 세태가 많이 변했음을 실감하게 된다. 대부분의 학교에 난방시설을 갖춘 실내 강당이 있어서 따뜻한 졸업식이 진행된다. 예전에는 우등상장과 6년 개근상이 최고의 상이였는데, 현재는 학교에 따라 국회의원상, 장학사상, 유관단체상 등 상 종류도 그야말로 다양해졌다. 상 종류가 다양해져 가는 만큼 그 가치는 조금씩 떨어져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부호를 던져본다.
20~30년 전만 해도 졸업식날 받은 상장은 졸업식 후 부모님의 발길을 중국집으로 향하게 만들곤 했다. 우등상이라도 타면 부모님은 자장면이 탕수육이나 팔보채를 시켜주기도 했다.
지금은 상장보다 그 부상의 품목에 따라 감사하는 마음의 크기가 달라지는 경향이 있다. 상장은 ‘뒷전’이고 상품에 더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졸업식이 다가오면, 점점 부담이 커지는 교육비 문제로 학부모들의 근심걱정이 늘어간다. 고등학교 졸업식에는 원치 않은 진학이나 재수, 사회 진출에 우울해하는 졸업생들이 어렵지 않게 보이고, 대학교 졸업식장에는 날로 심해져가는 취업난에 졸업생과 그 가족들의 지친 한숨도 묻어 나온다.
졸업식장에는 축복과 격려, 새로운 시작을 위한 희망과 설렘이 가득해야 한다. 축복이 가득한 우리 아이들의 졸업식을 위해 지금부터 우리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생각해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