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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렬의 세상보기=2] 우리의 비상은 양날개로 이뤄지고 있는가?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0년 02월 02일
↑↑ 김성렬 대진대 문창과 교수
ⓒ (주)포천신문사

새의 비상은 당연히 양 날개에 의해 가능하다. 그래서 우리는 한 사회나 국가의 건강한 운영이 상반되는 두 세력의 대립적 공존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을 빗대어 ‘새는 양 날개로 난다’ 또는 ‘우리 사회는 양 날개로 날아야 한다’고 종종 주장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양 날개로 날고 있는지 회의스런 현상이 종종 목격된다.

나는 한국 사회의 고질적 병폐로 한 쪽으로의 쏠림 현상을 들곤 하는데, 이는 정치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전 부면에서 발견되는 현상이다. 가령 일반 국민들의 심성에서도 그런 현상이 목격되는데, 무엇 무엇이 유행이다 하면 와르르 그쪽으로 몰려드는 우리들의 심성이 그렇다. 무슨무슨 휴대폰, 무슨무슨 구두, 무슨무슨 옷 하면 남에게 뒤질세라 서둘러 구입하는 데서 그런 현상을 체감할 수 있다.

우리들의 요즘 유행어인 ‘대세’라는 말이 이런 우리의 심성이나 현실을 잘 입증한다. 최근 들어 패션 산업이나 IT제품의 외국인 경영자들이 흔히 한국을 신제품의 테스트 베드(새로운 상품 시험장)로 여긴다는 발언을 종종 하는데 이는 그만큼 유행에 민감하고 이리저리 잘 쏠리는 우리의 심성을 잘 반영한 현상이다. 실상 이런 탓에 우리의 IT산업이 세계적으로 성장하기도 했지만 말이다.

이런 쏠림 현상은 우리들이 이성적인 성향의 민족이기보다는 감성적인 성향의 민족임을 반증해 주는 것이라 함이 나의 판단이다. 우리 민족에 대해서는 중국인들이 기원전의 역사적 기록인 ‘삼국지 위지동이전’에서 이미 ‘동이족(東夷族, 동쪽 오랑캐. 기원전의 중국인들은 우리들을 동쪽 오랑캐라 본 것)들은 음주가무를 매우 좋아한다’는 그들 나름의 우리에 대한 관찰을 적어 놓았는데 아마 놀기 좋아하고 신명 많은 우리들의 감성적 특징은 그때부터 이방인들의 눈에 뜨였던 모양이다.

이런 특성은 요즘도 이어져서, 한 문화연구가에 따르면 한․중․일 삼국 사람이 집짓는 모양을 보면 중국인은 집짓기를 할 때 먼저 담장부터 두르고, 일본인들은 짚 앞의 길부터 내고, 한국인들은 풍악을 울리면서 가무음곡부터 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중국인들은 자기 영역 확보에 열심인 탓 때문에, 일본인들은 꼼꼼한 준비성 탓에, 한국인들은 집짓기가 잘 되기를 비는 ― 그것도 공동체의 기원을 모아 빌고자 한 탓에 이런 양상이 된듯하다.

우리들은 위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지만 신명이 많고 또 그것을 단체 속에서 즐기는 성향이 농후한 민족이다. 이런 개성 탓인지 우리 한국 사회는 차갑게 생각하고 판단하는 이성적 사고 또는 토론이 부족하다.

개인의 이성에 대한 존중과 이에 기반한 개인주의는 우리가 서구에서 배운 근대적 제도 중에서도 민주제의 핵심 요목이언만 이것이 가장 부실한 이유는 바로 우리들의 이러한 민족적 심성과 관련이 있는 듯하다. 아직도 ‘나’보다는 ‘우리’에 민감하고, 몇마디 대립되는 발언이 오가면 이내 욱하고 고성이 오가는 우리의 토론문화가 이를 입증한다.

이런 토론 부재, 합리적 사유의 결여는 특히 언론에 의해 더욱 조장되고 있다는 것이 나의 판단이다. 이른바 메이저 언론인 조선․중앙․동아는 거의 한나라당의 기관지 격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현 정부에 친화적이어서 지난 노무현 정부 시절 인사가 있을 때마다 걸핏하면 들고 나서던 코드 인사 운운의 비난은 현 정부 들어서는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가 없다.

새 KBS사장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후보 시절 언론특보를 하던 사람이 임명됐는데도 그에 대해서는 오불관언이다. 현 정부의 정책, 집권당의 독선 등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비판이 없다. 언론부터가 이처럼 균형감각을 잃고 주관적이며 독선적인 행태를 마다 않고 있으니 우리가 배운 민주주의, 개인주의, 근대적 이성 등은 도로아미타불이 되는 판이다.

최근에 광우병 보도를 한 MBC 관련 판결이 무죄로 나오자 보수언론들은 이를 무차별적으로 난타한 바 있는데 이는 민주제의 존립 여건 가운데 가장 기본인 삼권분립을 언론이 부정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행태이다. 이번 판결이 일부 진보적 판사의 치우친 판결이 아니란 것은 정연주 전 KBS사장 관련 판결, 전교조 교사들의 시국선언 판결, 김정헌 한국문화예술위원장 관련 판결 들이 모두 이들의 손을 들어 준 데서 잘 드러난다.

법의 문외한이 보기에도 법원의 합법적 논리와 정치적 판단 혹은 이해관계가 개입한 관찰은 얼마든지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는 사안인 것이다.

언론만 나무랄 일은 아니다. 우리 모두가 앞서 지적한 우리들의 집단주의, 감성주의에 대해 깊이 고찰하고 반성할 점은 반성해야 한다. 우리의 공동체주의는 약자에 대한 따뜻한 연대의식의 원천이지만 집단에 대한 맹목적 동조화 현상을 가져와 합리적 판단과 실천을 그르치는 경우 또한 많다. 이에는 물론 차가운 이성보다 주관적 감성이 늘 동반되곤 했다.

근년에 우리는 G20 회담을 유치하는가 하면 세계적 불황도 잘 이겨냈고 젊은 스포츠스타들의 활약도 대단해서 국운의 상승기를 누리고 있는 감이 약여하다. 새가 한 날개로 날면 그 새는 추락하거나 제자리돌기를 할 것이 뻔하다. 마침 국운이 상승 중인 시기에 이 나라가 한 쪽 날개로 날면 이 나라의 앞날이 어찌 되겠는가. 여/야의 양 날개, 진보/보수의 양 날개로 날아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날개의 가동을 가능케 하는 것은 정치인들이 아니라 우리 국민들의 의식임을 명심해야 한다.

김성렬 / 문학평론가, 소설가. 대진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포천신문 기자 / ipcs21@hanmail.net입력 : 2010년 02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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