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금요일 날은 아침부터 내리기 시작한 함박눈이 하루 종일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내렸고 기온까지 추워서 지구 온난화에 대한 의문을 갖게 했다.
지구 온난화란 대기 중의 온실 효과 가스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고 빙산이나 빙하가 녹아내리고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사람이 사는 환경에 커다란 변화가 오는 것이란 말을 수 없이 들어 왔었다. 특히 내가 태어나던 13년 전 여름부터 열대야 현상까지 나타났다는 말에 지구 온난화는 지구를 점점 덥게만 하는 것인 줄 알았었다. 그래서 어제는 지구 온난화에 대하여 조사 해 본 결과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의 변화는 지구가 더워지는 것뿐만 아니라 때로는 오늘처럼 폭설이 내리기도 하고 혹한으로 동식물이 얼어 죽기도 하고 때로는 폭염과 폭우 그리고 가뭄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고 했다.
화석 연료를 많이 사용하고 무분별하게 나무를 베어내고 편리한 생활을 위한 인간의 각종 산업 활동이 활발해 지는 등 인간의 자연 파괴 행동에 어제는, 자연이 우리에게 일침을 가하는 듯한 폭설과 혹한의 날씨였다.
학원을 쉬는 오늘 토요일, 온 세상을 하얗게 덮은 눈을 그냥 집에서 보고만 있기에는 괜히 마음이 설레어 호병골에 사는 친구 민지네 집에 가기로 했다. 엄마 아빠, 어렸을 적에 눈이 오면 비료포대 타며 놀았다는 말씀을 들은 적이 있는데, 오늘 민지가 내게 전화하여 비료 포대 타고 놀자고 오라고 했기 때문에 더욱 밖에 나가는 것이 기대되었다. 평소 15분이면 걸어가는 곳을 오늘은 40분을 걸어서야 겨우 도착할 수 있었다.
인도에 쌓여있는 눈들이 미끄러워 한발 한발 아기 걸음으로 걸어갔기 때문이다. 도착 해 보니 길만 얼어붙은 것이 아니라 친구네 집도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무엇이 잘 못된 것인지 며칠째 물도 나오지 않아서 화장실 물은 개울의 얼음을 깨고 길어다 쓰고 있고 먹는 물은 약수터에서 받아다 먹고 있었는데 그나마 개울도 더욱 두껍게 얼어붙어서 얼음 깨기도 어렵고 어제 내린 눈 때문에 약수터에도 못 갈 형편이라고 하셨다.
친구 부모님의 걱정을 뒤로하고 민지랑 나는 두꺼운 옷으로 완전무장하고 비료포대를 들고 집을 나섰다. 아무 발길도 닿지 않은 커다란 눈밭에 둘이서 벌렁 드러누워 몸 도장도 찍고 발로 예쁜 꽃모양도 만들었다. 그러다가 도로에 나와 경사진 길을 엉금엉금 올라가서 비료포대에 앉아 쌩- 하고 미끄러져 내려오는 놀이를 했다. 다음 주 수요일에 동장군 축제에 데리고 간다는 엄마의 약속을 떠 올리며 신나게 비료포대 썰매를 타고 있을 때였다.
눈길을 주춤주춤 조심조심 걸어 내려가던 할아버지 한 분이 우리를 향해 버럭 호통을 치셨다. “야, 이놈들아, 다 큰 놈들이 길에서 뭔 짓들이야. 추운데 감기 걸리려고. 오늘이 절기 중 최고 춥다는 소한이여. 대한이 소한네 집에 가서 얼어 죽었다는 속담도 몰러? 어여 들어가. 감기 걸리지 말고.”
그렇지 않아도 미끄러운 눈길을 우리가 비료포대로 반들반들하게 다져 놨으니 할아버지께서 미끄러워 넘어지실까 봐 불안한 마음에 호통을 치시는 건 아닐까? 그래도 어린이로서 내 마지막 추억이 될지도 모르는데... 하고 생각하다 보니 마음 한편에서는 안도감이 생긴다. 오늘의 추위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온 때문이 아니고 절기 중 소한 때는 늘 이렇게 추운 것이란 걸 알게 되니 조금은 안심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