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새해가 왔다고 어떤 변화가 있는 것일까. 어떤 이에게는 2009년이 2010년으로 단순한 숫자의 변화일 뿐일 수 있다. 하지만 더욱 적극적인 이에게는 작년보다 더 발전하고 싶은 희망의 숫자일 수 있다.
전자는 삶이란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의미 없는 되풀이로 보는 염세적인 역사관이고, 후자는 한번 뿐인 인생이기에 새해의 새로운 삶에 커다란 의미를 두고 살아가는 낙관적인 역사관으로 볼 수 있다. 사실 전자의 관점이 틀렸다고 볼 수 없다. 왜냐하면 인간이란 제 버릇 남에게 못 주듯이 반복하여 실수를 저지르기 때문이다.
연말에도 우리 국회는 또다시 파행을 거듭하고 말았다. 4대강 살리기 예산을 두고 견해를 좁히지 못하고 야당의 저지투쟁과 여당의 날치기 통과의 구태를 그대로 반복하였지 않았는가. 참으로 딱한 정치판이라 쉽게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렵다. 문제는 국민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4대강 사업 같은 일은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일이 아니라 충분한 공감대를 얻을 때까지 이해와 설득을 구해야 이 같은 갈등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국민 전체의 백년대계에 해당하는 것을 꼭 자기 임기 내에 마무리하여 실적화 하려고 하는 욕심을 부리는 것이 결국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새해에는 지도자로서 독선적인 카리스마를 부리는 것보다 여야와 국민 모두를 아우르는 관용을 보여주는 지도자가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를 절망하게 하는 반복되는 고질병은 지도자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오랫동안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한 지역주의를 상당수의 국민들의 마음속에도 자리 잡고 있다. 그리 넓지도 않은 한반도에서 모두의 젖줄인 강이나 산으로 갈라졌다고 뭐 그리 다른 점이 있을까.
월드컵 축구 앞에서는 함께 ‘대-한민국’을 외치는 단군 자손들끼리 무슨 원수를 졌다고 미워한단 말인가. 혹시 고위직이나 청와대 권력이나 국영기업체 사장, 아니면 큰 공사 수주에서의 특혜 등등의 욕심을 만족시키기 위해 만들어낸 허위의식이나 집단 지역 이기주의를 마치 대단한 이데올로기인양 포장하는 것은 아닐까. 우리 국민 모두가 가슴에 손을 얹고 자성해야할 일 아닌가. 지금은 고대 삼국시대가 아니지 않은가. 어느 한 지역을 배제함으로써 자기 앞에 파이를 놓고자 하는 것이라면 여간 유치한 작태가 아닌가.
이제 경인년 새해에는 우리 모두 달라져야 한다. 능력이 있는 자들의 활동을 축소시키기 보다는 그들이 생산한 파이를 약자들을 위해서 분배함으로써 공동선을 이루어간다면 나무랄 자는 없다.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된 사회에서 강자 편을 드는 정당이 입 발린 서민정책을 내세운다고 해서 그 본질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야당과의 성의 있는 대화, 소외된 지역에의 경제적 배려, 없는 자에 대한 나눔의 실천 등이 선행되어야 비로소 그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그야말로 그 변화가 겉과 속이 완벽하게 달라지는 모습, 즉 환골탈태(換骨奪胎)여야 한다는 것이다.
새해 경인년에 한국사회가 진정한 선진국이기 되기 위해서는 내부갈등을 치유하고 세계를 향해서 진취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경인년의 상징인 호랑이는 먹이를 향해 접근할 때도 초조하거나 성급하지 않다. 상대를 충분히 관찰하고 신중하게 다가간다. 우리 민족이 신성하게 여겼던 백두산 호랑이의 위용은 보기만 해도 간장을 서늘하게 한다. 호랑이의 눈에서 품어 나오는 불같은 눈길은 자신만만하고 진취적이다.
한국이 호랑이의 이미지를 갖기 위해서 우리 역사에 빛나는 인물들의 모습을 반추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중국에 속해있지만 만주일대는 우리 민족이 말을 타고 호랑이처럼 달리던 곳이다. 영토적인 각도에서 보면 광개토대왕과 장수왕이 북방정책을 펴서 고구려 영토를 확장하기 위해 힘을 썼던 곳이다.
먼 역사적인 기록일 뿐 지금은 염연한 중국영토인데 괜히 영토분쟁을 일으킬 것 없다고 자조하듯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필자는 잃어버린 영토를 폭력적인 수단으로 탈환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조상들의 기개가 대외적으로 가장 강력하게 표출되었던 역사적 사실에서 분단의 현실에 안주하려는 상황에 패배주의적 자세에 대해 자성을 하자는 것이다.
경인년 새해를 호랑이의 포효처럼 진취적인 삶의 자세를 가지자는 마음에서 필자는 이렇게 시를 쓴다.
호랑이와 견주며 말달리던 한민족이여 가슴을 틔웠던 조상들의 호연지기 다시 한 번 불러일으키자 북방을 향해 몰아치던 광개토대왕과 장수왕의 진취적인 정신을 텅비어가는 우리 가슴 속에 가득히 채워보자 호랑이의 이글거리는 두 눈에서 불타오르는 큰 빛이여 꺼져가는 작은 민족의 불씨에 풀무로 바람을 일어 굵은 나무 등걸 불꽃으로 만들 듯이 한반도 분단의 휘장으로 조장된 암흑의 세상을 밝혀보자꾸나
가진 자들은 그들이 성취한 것은 결코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쓰기 보다는 못가진 자들을 돕고 국가의 긍정적인 인적자원으로 참여하도록 포용할 때 비로소 자신의 소임을 다했음을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