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이라는 지명의 정체성은 물에서 기인한다. 물의 흐름에 대한 말을 하자면, 우리나라 대부분의 물줄기는 동에서 서로 흐르고 있다. 그런데 오묘하게도 유독 왕방산을 뒤로하고, 죽엽산을 앞에 안은, 한내의 물줄기는 서에서 동으로 흐르면서 인간의 모든 역사와 회한을 끌어안고, 영평천과 만나 한탄강 그리고 임진강으로 도도하게 흘러들어 서해에 다다른다.
그런데 포천이라는 지명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군에 다녀간 경험을 말해서인지 유난히도 포가 많아 포탄이 터지는 아직도 격전지라는 생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제는 설명하기도 어렵지 않게 너무도 많은 포탄사고와 비행기 추락사고가 언론에 자주 회자되어 정말 포가 많아서, 포천이라는 오명을 벗기가 좀처럼 쉽지가 않은 것 같다. 그렇게 지난 60년 동안 포천이라는 지명은 국가 안보의 최일선에서 국방의 울타리로 희생만 강요되며, 흔한 철도나 도로 그리고 신도시의 꿈마저 회손 당하며 발전의 제약을 받아오고 있다.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매향리 사격장 폐쇄에 따른 대체사격장으로 선정된 직도사격장에, 정부가 군산시에 3천억 원을 지원키로 확정했다. 그런데 한국전쟁 이후 한이 서린 사격장 피해와 폭발사고로 시달려온 포천시는, 국가안보를 위해 410만평의 동양 최대의 영평사격장을 미군에게 공여하여 지금도 피해를 보고 있고, 앞으로도 사격장이 폐쇄되지 않는 한 그 피해가 영원히 계속될 것인데, 아무런 대안과 경제적 보상을 하지 않고 있다.
지난 2008년 11월 4일 오전 10시 30분쯤 공군 제8전투비행단 소속 F-5E 전투기 한대가 다른 전투기와 상공에서 스치듯 충돌해 경기도 포천시 일동면 수입2리 논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었다. 이 전투기에는 미사일 2기가 탑재되어 있었는데, 한 기는 조종사가 폭발 피해를 막고자 탈출 직전 근처 야산에 발사했지만, 나머지 한기는 동체와 함께 추락하여, 주변 반경 1KM 이내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진 바 있다.
뿐만이 아니다. 지난 2009년 12월 3일 오전 11시 40분쯤 포천시 창수면 고소성리 국방과학연구소(ADD) 다락대 사격장에서는 포탄 시험발사 도중 폭발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5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는 국방과학연구소 직원들이 155mm 자주포 고폭탄 신관 뇌관 성능실험 중 포탄이 포신에서 폭발하여, 엿가락처럼 꺾여있는 포의 잔해를 본 포천시민들의 마음은 몹시도 자존심이 상해 있다.
그런데도 아직도 우리포천은 중첩규제가 손발을 묶어 한발도 나가지 못하고 수면방해와 불발탄으로 인한 안전사고, 교통사고와 정체, 산불발생, 토사유출, 기름유출로 인한 식수오염과 주민들의 생계와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거기에 탁류와 군장비 소음과 진흙피해 그리고 먼지와 분진의 발생으로 인한 호흡곤란 등이 끊임없이 발생되고 있는데도 누구하나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승진사격장을 개방하여 안보관광을 하는 것도 좋지만, 이제는 정말 거짓 없이 사격장 피해를 조사하고, 이슈화 하여 사고가 터질 때마다 언론을 비롯한 모든 매체를 통하여 문제를 제기하고, 소송이나 대표들의 힘을 발휘하여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냥 ‘또 터졌구나.’ 하염없는 한탄을 하기에는 현실의 사태가 너무도 심각하다. 우리는 언제까지 포탄의 구렁텅이 속에서 하염없이 넋두리만 해야 하는가?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여 안보로 인한 피해에 대한 정당한 보상과 재발방지를 확보할 복안을 마련하여 언제라도 포천의 자존심을 살리는데 모두의 힘을 모아 노력해야 할 때가 이제는 되지 않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