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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論=이중희] 직언(直言)


이상창 기자 / 입력 : 2009년 11월 26일
↑↑ 이중희 한국문협 포천시지부장
ⓒ (주)포천신문사
노무현 정부 시절 민주평통자문회의 회장단 회의에서다. 그 날은 오후부터 청와대 모 정책실장의 강의를 듣고 질의응답을 하게 되었는데, 나는 한 비유를 들어 질문을 했다.

“어느 시골 마을의 버릇없는 김 서방의 아들이 남의 집에 불을 지르고 도망을 가는 것을 보았는데, 이 상황에서 불을 먼저 꺼야 하는가, 김 서방의 아들을 잡는 것이 먼저 인가”고 물었다. 즉, 침체된 경제를 살리는 것이 먼저인가. 다 알고 있는 과거사 들추기가 먼저인가를 빗대어 한 질문이었다. 먼저 불을 끄고 나서 김 서방의 아들을 잡아야지 불을 끄지 않고 김서 방의 아들을 잡겠다고 나서는 노무현 정부를 탓한 것이다.

집이 다 타버린 후에 김 서방의 아들을 잡아서 벌을 준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경제를 살린 후에 과거사를 따져도 되지 않겠는가. 그리고 나는 대통령에게 직언할 것을 당부했다.

그랬더니 그 분은 당시의 경제사정을 장황하게 설명하고 합리화 시키며 청와대 내에서는 대통령과 참모들이 맞담배를 피우고 무슨 말이든지 거리낌 없이 다 한다고 하면서 노대통령이 인터넷을 보고 시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기 때문에 현 시국을 꿰뚫어보고 있어서 직언은 염려 없다고 했다.

그런데도 직언부재는 참여정부의 문제에서 빠지지 않는 주제였다. 참여정부의 참모와 각료들이 대통령에게 아첨한 말을 살펴보면 제왕적 대통령시절보다 덜하지 않다. 모 국정홍보처장은 “대통령님은 핵심을 뚫고 들어가는 기백과 뛰어난 정치적 상상력을 가지셨습니다”라고 했고, 모 차장은 “박정희는 고교 교장이고 대통령님은 대학총장님이십니다”라고 아첨했고, 모 비서관은 “노 대통령은 21세기이고 국민들은 독재시대입니다”라고 했으니, 이런 아첨배들에 둘러싸여 있었으니 무슨 큰 일을 할 수 있었겠는가.

이런 상황을 이해하는데 참고해야 할 일화가 있다. 1956년 8월에 열린 북한 노동당 중앙전원회의에서 김일성 개인숭배에 대한 당 간부들의 성토가 이어지는 도중에 윤공흠 상업상이 등단하여 김일성의 개인숭배와 당 운영체제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논리정연하게 지적하자 중앙위 부위원장 최용건이 책상을 치며 버럭 소리를 지른다.
“이놈의 xx, 뭐가 어드레, 내가 독립운동 할 때 네 놈은 천황폐하 만세 부른 놈이야” 하니 회의는 결국 난장판이 되고 말았다.

이렇게 특정 집단의 이념과 가치관이 한쪽으로 편향돼 있으면 올곧은 바른말 즉 직언은 발 붙이가 어렵다. 백악관, 행정부, 기업체 등에서 40여년 넘게 요직을 맡아온 도널드 럼스필드 전 국방장관의 “럼스필드 규칙”에 첫 항목은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대통령에게 욕을 퍼붓는다고 생각할 만큼 직언할 용기가 없으면 참모 자리에 남아 있어서는 안된다”이다.

이 나라의 모든 정치지도자들과 참모들이 명심해야 할 말이다.

이중희 / 한국문협 포천시 지부장, 포천신문 자문위원
이상창 기자 / 입력 : 2009년 11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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