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골 프랑스 전 대통령은 1,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군사 지도자로 2차 대전 중에 프랑스를 구한 인물이다. 드골은 임시정부 수반과 총리를 거쳐 대통령까지 했다. 드골은 유언으로 “장례식은 가족장으로 하고, 대통령이나 장관들의 참례는 금지해 달라. 전쟁 때 함께 싸웠던 전우들의 참례는 허용하고, 사랑하는 장애자 딸의 무덤 옆에 묻어 달라. 묘비에도 대통령은 빼고 이름과 생몰년도만 써 달라.(실제 묘비 글: "Charles de Gaulle, 1890-1970")”고 남겼다.
따라서 유언대로 파리의 한 성당에서 영결식도 가족장으로 간단히 치렀다. 그리고 “대통령 퇴직 후에도 재직 시에 혜택을 이미 많이 받았으므로 국가에서 주는 연금은 본인은 물론 가족도 받을 수 없다. 그 돈을 불우한 사람을 위해 써 달라”고 하면서 실제로 연금을 받지 않았다. 그리스ㆍ페르시아ㆍ인도에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하여 그리스 문화와 오리엔트 문화를 융합시킨 알렉산더 대왕도 죽을 때는 관 묻을 두 평의 땅만 필요하다고 하고, 죽은 뒤 관 양쪽으로 구멍을 내어 두 손이 밖으로 나오게 해달라고 유언을 했다. 그것은 누구나 죽으면 빈손으로 간다는 것을 만인에게 알리기 위해서다.
또 베트남을 통일한 호치민 주석은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를 늘 머리맡에 두고 즐겨 읽었다고 한다. 미국과의 전쟁 시에 호치민은 젊은이들을 징집하면서 일부는 전쟁터로 일부는 유럽과 구소련 등에 유학을 보냈다. 전시상황에서 군인을 뽑아 전선으로 보내기가 급급한데 유학까지 보낸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그의 내면에는 나라 사랑의 애절한 사무침과 인간애가 깔려있음을 볼 때 눈물이 날 지경이다.
그는 유학을 보내는 청년들에게 “조국은 우리가 통일을 시켜놓을 테니, 훗날 폐허된 조국을 너희들이 재건하라"며 ”최전선에서 전투하고 있는 동지들을 생각하며 전투하는 정신으로 국가경영의 실력을 쌓으라“고 하였다. 그리고 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병사들에게도 “그대들이 전쟁에서 승리를 하여야 외국에 나가 국가경영의 실력을 쌓고 있는 동지들이 미래에 일류국가를 건설할 수 있다”고 설득했다.
현재 베트남을 이끄는 중추세력은 그 당시의 유학생들이라고 한다. 호치민은 죽기 전에 유훈도 남겼다. “내가 죽으면 나의 무덤을 만들지 말라. 매장하여 무덤을 만들면 국민들에게 폐를 끼치기 쉽고 또 우상화하거나 신격화 할 위험이 있다. 시신을 화장하여 재를 조국의 북부, 중부, 남부에 한곳씩을 택하여 뿌려라. 통일된 조국에 번영하는 밑거름이 되기를 원한다.”
베트남 정부는 후세들의 교육을 위해 유훈을 따르지 않았다. 위대한 지도자의 얼굴을 실물 그대로 보존시키면서 거대한 능으로 만들어 박물관 화 했다. 따라서 호치민의 능은 세계적 관광지가 되어 세계인의 참배객을 맞이하고 있다. 호치민은 국민들로부터 ‘호(胡) 아저씨’로 불리면서 일생을 청빈하게 독신으로 살면서 죽을 때는 옷 한 벌, 신 한 켤레만 남기고 죽었다. 우리나라와 같이 남ㆍ북이 갈라진 베트남은 남베트남(일명 월남: 티우 대통령)과 북베트남(일명 월맹: 호치민 주석) 전쟁에서 남베트남은 미국의 절대적인 지원을 받아 전쟁을 했지만 북쪽 호치민에게 졌다. 그 이유는 호치민은 남ㆍ북의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았고 남쪽은 존경은커녕 부패한 지도자들만 있었기 때문이다.
드골, 알렉산더, 호치민과 같은 진정 위대한 지도자는 먼저 국가를 사랑하고 국민을 사랑하는 사람이면서 개인의 욕심은 없는 사람이다. 우리나라의 정치지도자들과 비교를 해보자.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위대한 지도자가 있는가? 아마 조선시대엔 있었지만 대한민국에선 지금까지 없다. 국민의 압박에 못이겨 도중하차하여 해외로 망명하고, 부하의 총에 맞아 쓰러지고, 산속 절로 귀양 가고, 숨겨 논 돈 내놔라 하고, 자식들과 최측근이 구속되고, 뇌물 수사압박에 못 이겨 자살하고, 서울국립묘지에서 이장하라 등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지도자는 한명도 없다.
그리고 가족이나 측근들이 구속되어도 사면복권이란 이름으로 풀려나온다. 감옥에서 금방 풀려나온 사람도 복권되어 출마하면 국민이 또 찍어주어 다시 국회의원이 된다. 청문회에서도 감옥 갔다 온 사람이 감옥에 안 갔던 사람을 호통 친다. 누가 깨끗한지 누가 잘못인지 국민은 알 수가 없다. 정치지도자들(지방자치단체장 포함)이나 고위공직자들의 부정부패를 막으려면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임명할 때처럼 의무적으로 조사내지 수사를 강하게 해야 한다. 그래야 재직 시에 나쁜 짓을 안 한다. 그만 두더라도 강한 수사를 하는데 누가 나쁜 짓을 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지금까지 정권이 바뀌면 누가 불거나 투서하지 않으면 그대로 넘어 갔기 때문에 부정부패가 끝일 날이 없다.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 제1편에서 제4편까지는 부임(赴任)·에서 애민(愛民)까지 목민관(지방수령)의 자세를 다루고 있다. 목민관의 선임의 중요성 아울러 지방수령은 근민(近民)의 직으로서 그 임무가 중요하다. 언제나 청렴·절검을 생활신조로 명예와 재리(財利)를 탐내지 말고, 뇌물을 절대 받지 말며, 국민에 대한 봉사정신을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고 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정치 지도자들이나 고위 공직자들도 목민심서를 어찌 모르겠는가?
다만 눈으로 읽었을 것이다. 가슴으로 읽고 가슴에 새겨야 하는데…. 이제 우리국민 모두가 단합하여 정치 지도자들과 고위공직자들 가슴에 목민심서를 강제로 가슴속 깊이 넣어 주어야한다. 위대한 지도자는 국민이 만든다. 우리나라에 위대한 지도자가 없다는 것은 국민책임인 것이다. 내년에 지방선거가 있다. 지방선거에서는 지역과 당을 초월해 목민심서란 도장으로 잘 골라 찍어 위대한 국민의 힘을 보여 주여야 한다.
박문영 / 전 개원중 교장,서울교육연수원 강사,포천신문 자문위원(myp79345@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