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 說] 3.1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자

올해로 3.1절이 제85주년을 맞는다. 1919년 3월 1일은 우리 민족이 일본 제국주의의 압박에 항거함과 동시에 전 세계에 자주독립을 선언한 의미있는 날이다.
일제의 잔인한 탄압으로 비록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수많은 순국선열들이 분연히 떨쳐 일어나 대내외적으로 우리 민족의 독립의지를 보여줬으며 또한 우리나라 근대민족주의 운동의 시발점이 되었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위대한 운동을 주도적으로 이끈 33인 중에 포천 출신이 세 분이나 계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 바로 이종일, 권동진, 박동완 열사가 그분들이다. 나라를 위한 일념으로 자신의 목숨을 초개같이 버린 열사들의 우국충정은 서서히 잊혀져만 가고 있고 이제는 기념일마저 없으면 세인들의 기억 속에서 영원히 사라질지도 모르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독립투사 후손들은 3대를 빌어먹고 매국노 후손들은 대대로 영화를 누린다’는 자조 섞인 말이 있다. 지난번 정부예산안 심의에서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 편찬 예산이 국회에서 전액 삭감됐던 소식은 국민들에게 절망감을 안겨줬었다.
이에 민족문제연구소와 인터넷 신문인 오마이뉴스가 공동으로 친일인명사전 편찬비용 모금 캠페인을 벌였고 많은 네티즌의 호응속에서 성공을 거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3.1정신의 숭고한 뜻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일제 36년간 온 국민이 겪었던 고통에서 얌체같이 벗어나, 아니 오히려 국민들에게 총칼을 겨눴던 사람들이 권력의 정 중앙에 자리잡고 있는 지금의 현실을 과감히 청산하는 것 또한 3.1정신을 계승하는 방법 중의 하나일 것이다.
일제 36년에 비하면 해방 후 지금까지의 시간이 훨씬 긴 세월이다. 그래서 36년의 치욕스러운 과거를 청산하지 못한 그 이후의 시간이 더욱 부끄러운 것이다. 식민통치에 협력한 부역자들이 가증스럽다면 아직도 이 민족반역자들을 단죄하지 못한 오늘 우리의 모습은 더욱 초라하고 창피하다.
꼭해야 할 일은 아무리 늦더라도 하지 않는 것보다 하는 편이 옳다는 것이 만고의 진리다. ‘왜 과거에 집착하는가’라는 질문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과거를 따지는 것은 과거의 노예가 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보다 건강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정지 작업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매우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 이러한 때일수록 열사들의 3.1정신을 이어 받아 원칙이 승리하고 국민주권이 실현되는 국민승리의 시대, 경제와 사회분야가 조화롭게 발전하는 새로운 도약의 시대, 남북관계의 질적 개선으로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선도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 민족에게 3.1절의 숭고한 의미는 더욱 새롭게 느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