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백년이 넘게 천연림으로 보존되어 온 광릉숲을 경기도와 산림청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등재를 신청했다고 한다. 이에 대한 노력은 지난 1981년에도 보전지역 지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유네스코 현지 조사에서 적합하다는 의견까지 통보받았지만 소리봉 일대에 대한 보전 계획과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제외된바 있다. 그리고 2005년에도 재추진됐지만 주변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인해 중단된바 있다. 이번에 신청한 생물권보전지역 지정에 대한 결과는 내년 5월 유네스코 본부 심사를 통해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고 한다.
그동안 광릉 숲 보전에 대한 문제는 많은 사람의 노력과 사랑으로 계속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보전지역으로의 조사에서 적합판정을 받고도 일부 대책에 대한 미비로 미루어졌고 다시 세 번째로 유네스코에 자연생태 보전지역 지정을 추진한 것은 꼭 해야 할 일을 적기에 잘 주진한 것이고 그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가진 사람들은 그동안의 꾸준한 노력의 결과라고 고무되어 있다.
광릉숲은 포천시, 남양주시, 의정부시에 걸친 약 2,240ha의 광대한 면적의 임야로 삼한시대부터 내려온 한국 최고의 원시림으로 산림의 보고(寶庫)다. 특히 1468년 조선세조의 능림으로 지정된 이래 500여 년간 철저히 보호되어온 자연이 그대로 살아있는 천연림으로 많은 학술 연구에 중요한 표본이 되고 있기도 하다.
더욱 가치가 높은 곳은 온갖 나무의 바다인 소리봉 일대다. 이곳에는 온대지방에서 보기 드문 활엽수의 극상으로 생태계의 안정된 숲 그 마지막 단계에서나 볼 수 있는 서어나무 군락지가 있기도 하다. 단위면적당 식물 상이 어느 지역보다도 풍부하여 1000여종의 식물이 분포하고 있으며 백 년 넘게 살았던 서어나무가 죽으면 온갖 버섯이 살아나는데 화경버섯을 집단으로 볼 수 있는 곳도 광릉숲이 유일한 곳 이기고 하다.
특히 화경버섯은 분해력이 엄청나게 강해서 3년 정도 지나면 큰 나무를 다 썩혀서 흙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렇게 오염이 된 곳에서는 살수 없다는 환경에 민감한 버섯이 다양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광릉숲이 그만큼 건강하다는 것이다. 숲이 건강하다는 것은 새들의 생활에도 적합하므로 까막딱따구리와 원앙새를 비롯한 170여 종의 새가 살고 있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장수하늘소를 비롯한 3천 9백여 종이 있고 광릉 물푸레나무와 8백종의 식물이 살고 있는 그야말로 자연 생태계의 보물 창고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처럼 인구밀도가 높은 곳에서 이렇게 500년이 넘게 잘 보존되어 있는 숲은 극히 보기 힘들다고 그 높은 가치를 강조하면서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희귀한 숲이기 때문에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등재가 가능할 것이라고 조심스런 예측을 하고 있다.
이미 세조의 능인 광릉은 우리나라 ‘조선왕릉’ 40기전체가 2009년 6월 26일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제33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조선 왕릉의 유교적, 풍수적 전통을 근간으로 한 독특한 건축과 조경양식으로 지금까지 제례의식과 같은 무형의 유산을 통해 역사적인 전통이 이어지는 점과 조선왕릉 전체가 통합적으로 보존관리 되는 점 등이 높이 평가되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이번에 광릉 숲이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등재되면 세계 최초로 자연과 문화재가 동시에 유네스코에 등재되는 최고의 가치를 지니는 지역이 된다.
그러나 이렇게 자연과 문화유산이 중요한 이면에는 현재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에 대한 대책도 매우 중요하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로 그 속에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최소한의 합리적 조치가 절실하게 필요한 것도 외면할 수 없는 것이다. 어질고 다행스럽게도 인근주민의 대부분이 광릉숲을 보존하는 것에는 적극 공감하고 있으니 숲도 지키고 주민도 사는 방안을 함께 찾는 장기적 계획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주민의 광릉숲 사랑에 비해 행정적 지원은 적극적이지 못하고 임기응변이나 무대책으로 일관하는 아쉬움을 보이는 것 같다. 광릉숲 주변의 개발에 대한 문제에 대한 일관된 방침이 없어 일부는 산업위주의 개발이 침투되고 있는 것이 가장 아쉬운 모습이다.
그러나 이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오백년이 넘는 세월을 지켜온 숲의 보존과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자연문화 상품으로 발전 시켜야 한다. 그 일환으로 친환경적인 문화․예술적 관광 상품의 특성화와 청정브랜드화한 주변농업의 구상도 필요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산림당국, 자치단체, 지역주민, 환경단체 모두가 참여하는 공동체를 구성하여 진솔한 대책이 지속적으로 시행해야 할 시점이 된 것 같다. 이제 서둘러 광릉숲 주변을 사람과 자연이 함께 공존하는 친환경 문화예술 발상으로 장기적이고 확실한 정책적 준비를 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