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15일 실시되는 제17대 총선과 관련해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가 적발한 선거법 위반행위가 적지 않은 듯 하다. 정치개혁을 바라는 국민들의 애타는 마음은 연일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지만 정치인들은 이런 국민들의 열망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답답하기만 하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을 가장 잘 알고 있고 ‘어느 누구보다 지혜롭고 현명한’ 정치인들이 귀머거리, 벙어리라도 된 듯하다. 그럼에도 정치인들의 최고의 선(善)은 ‘금뱃지’로 요약되는 것 같다. 오로지 당선을 위해 불법행위도 서슴지 않는 만성적인 그들의 작태에 이제는 분노감마저 들지 않는다. 대한민국 정부가 세워진 이후 우리나라의 선거판은 늘 그래 왔다. 그런 무력감이 쌓여 선거판이야 어찌되든 ‘정치’는 국민들의 관심 밖 대상이 돼 버렸다. 총선이 80여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후보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좀체로 들을 수가 없다는 게 이를 잘 말해준다. 예년 같으면 후보예상자들의 신변잡기에서부터 그들이 내세운 공약까지 국민들의 술안주거리로 자주 등장했지만 그런 얘기조차 하지 않는다. 그만큼 국민들이 정치권에 거는 기대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의 세계는 무한경쟁체제로 돌입해 국력을 갖추지 못한 나라는 쇠락의 낭떠러지로 무참히 내버려지는 가혹한 현실이다. 더이상 대한민국을 내버려 둘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인 것이다. 이제 국민이 나서서 곪을대로 곪아서 스스로 곪은지도 자각하지 못하는 비리정치인과 구태정치인을 도려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이번 총선에서 국민들의 적극적인 정치참여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돈 주는 후보자만큼 돈 받는 유권자’도 처벌받아야 한다. 깨끗한 국민이 깨끗한 정치를 만든다는 신념을 가지고 국민 모두가 선거감시활동을 벌여야 한다. 갈수록 선관위의 힘이 약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 모두가 감시의 눈길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아울러 이번 선거를 ‘돈 선거’에서 ‘정책선거’로 이끌어 내야 한다. 실현불가능한 선심성 공약이나 남발하는 허수아비 정치인은 절대로 뽑아서는 안 된다. 또 ‘정책’이나 ‘비전’을 갖추지 못한 무능력한 정치인도 뽑아서는 안 된다. 도덕적으로 깨끗하고, 능력있는 정치인을 뽑아야 한다. 소신껏 자신의 신념을 펼칠 줄 아는 정치인을 뽑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선출된 국회의원이 활동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정활동 감시까지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막상 선출된 이후에 의원 본연의 임무는 게을리하고 ‘잿밥’에만 관심있는 의원은 차라리 없느니만 못하기 때문이다. 위기의 이번 총선을 기회로 삼아 정치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도록 국민들이 힘을 보여 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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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4년 04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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