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의 물고기를 연구하며 어류 분류학자로서 큰 업적을 남기신 최기철님은 “지금은 인간이 왕인 것처럼 모든 생물을 지배하듯이 행동하지만 알고 보면 인간도 생태계의 일원으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인류가 그것을 깨달아 녹색정신으로 살아가면 영원히 존속 될 것이지만 그렇지 못하고 욕심으로 살아가면 멸하고 말 것이다.” 라고 저서에 기록하셨다.
남극의 얼음이 점점 녹아내리는 등 지구의 온난화로 인하여 발생하는 여러 가지 뉴스를 접하게 되고 신종플루처럼 예전에는 없었던 질병이 새롭게 나타나는 것을 보며 미래가 불안하다는 생각을 한다. 설상가상으로 친구들 사이에서 지구의 종말이 멀지 않았다는 입소문을 들은 후라 공포심에 별별 걱정을 다한다.
‘우주 탐사를 하며 지구 밖을 살피는 것은 미래에 지구가 망하면 잘 사는 사람들만 그곳으로 떠나려고 미리 준비하는 것은 아닐까? 모든 일에는 원인이 있어서 결과가 있는 것이라고 했는데 혹시 신종플루도 어떤 과학자가 실험하다가 실수로 만들어낸 병원균은 아닐까? 생물은 좋은 환경에서는 변화하지 않지만 난관에 처하면 진화한다고 하던데, 인간도 진화할까? 최기철님의 말씀처럼 녹색정신으로 살아가지 않으면 정말 인류가 멸망할까?’ 오늘 오후, 딩동딩동 초인종 소리에 문을 열고 보니 마트에서 배달이 왔다.
박스 위에 나란히 올려있는 종이컵 세 줄을 보며 나도 모르게 화난 목소리로 “엄마, 또 종이컵 샀어요? 엄마 때문에 나무들이 죽어가는 것은 신경도 안 쓰세요? 환경을 지키려면 가장 기본적인 종이컵 안 쓰기부터 해야 한다고 말씀 드렸잖아요.”라고 말했다. 변화하는 지구환경 때문에 걱정이 많은 탓이다.
엄마께서는 부모님 앞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나를 심하게 꾸짖으시며 “네가 머그컵을 싱크대에 하루에 몇 개나 담가 놓는 줄 알아? 엄마도 좀 편해지면 안 돼? 그렇게 걱정되면 앞으로는 종이컵 쓰지 않을 테니 네가 쓴 컵은 네가 설거지 해.”라고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