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장밋빛 환상에 그쳐서는 안된다

갑신년 새해가 밝았다. 이맘때면 누구나 원대한 계획을 세우곤 한다. ‘담배를 끊겠다’ ‘운동을 하겠다’는 개인적인 것에서부터 ‘재테크를 하겠다’ ‘더 많은 기업이익을 창출하겠다’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 등 가정, 기업, 기관까지 저마다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까지 마련한다.
포천시도 올 갑신년 한해를 경기북부지역의 거점도시로 자리잡기 위한 첫해로 삼고 야심차게 준비한 계획을 언론에 공표했다. 폐석산 벽화조각 관광특화사업, 포천버스터미널 및 공영주차장 건설, 기업하기 좋은 환경조성 및 지원, 선택형 맞춤농정 사업, 포천 도시관리계획 수립, 송우지구 택지개발사업, 포천상수도 증설공사, 맑은물 보존대책 등 제대로 수행만 해 준다면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포천시’에 성큼 다가설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그러나 이중에는 ‘실현가능성이 있는 것인지’ ‘타이틀만 그럴듯한 속빈 강정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모든 정책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현가능성’과 ‘실현과정에서의 노력’일 것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현실과 부합되지 않고 입으로만 떠든다면 이는 한낱 쓰레기에 불과할 뿐이다.
‘쓰레기 정책’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처리비용은 일반쓰레기와 비교도 안된다. 우리는 새만금사업에서부터 부안 방폐장까지 이런 사례를 자주 보아왔다. 포천시의 미래를 좌우할 정책을 즉흥적이고 지엽적인 생각만으로 세워서는 안된다. 포천시 공직자 개인의 가치관과 국가관은 곧바로 포천시의 정책에 투영되어 이익이든 손해든 포천시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그래서 치밀한 사전조사는 기본이고 충분한 논의까지 신중에 신중을 더해야 한다. 소위 윗사람에게 보고하기 위한 ‘땜질식 계획’은 정말 훌륭한 계획에 혼선만 야기시킬 뿐이다. 우리의 이런 걱정이 기우이길 바라지만 벌써부터 여기저기서 언론에 공표된 포천시의 주요사업을 두고 ‘환상’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앞서 언급한 포천시의 올해 주요사업이 포천시민들에게 ‘장밋빛 환상같은’ 또는 ‘남의 나라 얘기’로만 보여서만은 아닐 것이다. 그만큼 실현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포천시의 공무원들의 행정서비스 또는 정책결정에 실망감이 적지 않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다시 한번 밝히지만 제발 우리의 이런 걱정이 기우이길 바란다.
또 올 4월에는 제17대 총선이 실시된다. 이번 총선에서는 21세기 포천의 미래를 짊어질 참일꾼을 뽑아야 할 것이다. 총선을 통해 선출된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 각급 기관장, 사회단체장 그리고 가장 중요한 포천시민이 하나가 될 때 포천시의 원대하고 야심찬 계획은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포천시’를 만들기 위해 준비한 포천시의 야심찬 계획에 우리가 계속 주목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