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최대 화두는 ‘통합’이다. 최근 자치단체들의 통합논의가 활발하고 통합선언이 잇달아 쏟아져 나오는 것은 정부가 내년 7월 첫 통합자치단체 출범을 목표로 자율통합을 추진하는 시군구에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발표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러한 통합 인센티브는 전국 지자체들의 통합논의를 부채질 하는 기폭제가 됐다. 자치단체장들이 나서기도 하고, 지방의회가 나서기도 하고, 민간단체가 나서기도 했다. 행정구역 자율통합 건의서 제출시한이 임박하면서 지자체 각 주체들의 건의서 제출은 절정에 이르렀다.
인접한 경기북부 지자체들도 예외는 아니다. 의정부시의회가 ‘의정부, 양주, 동두천 행정구역 통합 건의안’을 채택해 단독으로 건의하고, 양주시의회와 동두천시의회도 통합건의문을 경기도에 제출했다.
필자가 이렇게 지자체 통합에 대해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은 활발한 통합 국면에서 보여준 포천시의 태도이다. 포천시는 마치 지자체 통합은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먼 나라 이야기쯤으로 치부하고 있다. 서장원 포천시장은 주변 지자체 통합 논의를 관망하겠다고 했다. 통합논의 지역의 주민반발을 예로 들은 것을 보면 ‘가만히 있는 게 상책’이라는 느낌도 준다. 포천시의회 의원들은 시장이 가만히 있는데 우리가 먼저 나설 필요는 없다는 입장인 것 같다. 관련법이 국회에 계류중이고 정부의 구체적인 통합 가이드 라인이 나오지 않아서 상황을 지켜본다는 말도 나온다.
통합이 반드시 선(善)이고 득(得)이라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얻을 것도, 잃은 것도 있을 것이다. 반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불거져 나올 것이다. 문제는 포천시가 인근 지자체와의 자율통합, 더 나아가 광역시 개편에 대한 논의와 대비책이 전무하다는데 있다. 재정난과 각종 규제, 행정 난맥상 등으로 포천시는 각종 숙원사업이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다. 수도권개발 동북부축 전환에서 포천만 제외된 것이 현실이다. 구체적으로 포천 발전의 관건이 되는 전철과 도로 등 교통숙원사업이 지지부진하고, 산업단지조성과 에코-디자인시티사업도 애드벌룬만 띄워놓고 세월만 흘러 보내고 있으며, 신도시는 아예 무산됐다.
이대로가 좋은가? 아닐 것이다. 뭔가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지자체 통합이 기회가 될 수 있고 돌파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대체로 의정부시는 양주시와 동두천시 등 3곳 통합을 원하고 있고, 양주시와 동두천시는 포천시와 연천군까지 포함하는 통합을 원하는 양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포천시는 마치 인근 지자체가 통합협상에 말을 걸어 올까봐 잔뜩 겁이라도 먹은 듯 숨죽이고 있다.
무조건 다른 지자체와 통합해야 하고, 통합논의는 시청과 시의회만 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통합방향은 시민이 결정해야 한다. 따라서 포천시와 포천시의회는 시민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야 한다. 여론조사도 하고 공청회도 열고 주민설명회도 열어서 포천시에 가장 득이 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런데도 팔장만 끼거나 뒷짐만 지고 있다면 이건 정치인들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통합에 반대하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인구가 많은 지자체와 통합하면 향후 통합시 지방선거에서 당선이 어렵기에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그냥 이대로가 좋다’는 식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포천시민의 저변에는 인근 지자체와 거래도 하고 딜(deal)도 하면서 통합을 주도하기를 원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복지부동이 능사가 아니다. 지금 포천시를 이끄는 정치인들은 포천시의 발전과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나’를 고집하며 정치적 이해타산을 저울질 할 때가 아니다.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낙후된 ‘우리’를 생각하고 포천시 전체의 이익을 먼저 따져봐야 한다. 지금이라도 지역 발전을 맨 앞에 두고 통합논의에 동참하는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