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부터 새해를 맞이하여 사자성어(四字成語)를 발표하는 교수신문이 재작년에는 밀운불우(密雲不雨)와 반구제기(反求諸己)라는 사자성어(四字成語)를 선정해서 발표한 바 있었는데 사자성어는 대부분 고사성어(故事成語)로 만들었다.
고사성어(故事成語))란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유래(由來) 있는 일로 만들어진 말이며, 고(故)는 고(古)와 통용되는 한자다. 재작년 해 세밑을 표현하는 밀운불우(密雲不雨)는 짙은 구름은 끼었으나 비는 오지 않는 상태를 나타낸 말로 여건은 잘 조성(造成)되었으나 일이 성사(成事)되지 않아 답답하고 불만이 가득함을 뜻한다고 하겠다.
그리고 지난 해 무자년 새해에 발표한 반구제기(反求諸己)는 맹자 공손축편에 나오는 ‘발이부중 불원승기자 반구제기이이(發而不中 不怨勝己者 反求諸己而已)’의 문장에서 택한 것이다. ‘활을 쏘아 적중하지 않아도 나는 이긴 상대편을 원망하지 않으며 돌이켜 자기에게서 그 원인을 찾을 뿐이다.’ 라는 의미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수원수구(誰怨誰咎)로 서로 탓하며 네 탓으로 돌리고 내 탓이 아니라는 책임을 회피하는 사회풍조가 팽배(澎湃)한 현실 하에 너무나 적절히 선정(選定)된 사자성어(四字成語)라고 하겠다.
시대 사회의 배경(背景)을 바탕으로 형성된 사자성어는 우리에게 의미 있는 말로 널리 세상 사람들에게 읽혀지고 있다. 노령(老齡)의 노인들에게 적절한 사자성어로는 ‘노마지지(老馬之智)’가 있다.
이는 ‘경험을 쌓은 사람이 갖춘 지혜’라는 의미로 하찮은 사람이라도 자기 나름대로 장점(長點)과 특기(特技)가 있음을 뜻한다. 같이 쓰이는 성어로는 노마식도(老馬識途)가 있는데 ‘늙은 말이 갈 길을 안다.’로 노인의 현명(賢明)함을 존중하고 따라야하지 않겠는가 한다.
출처(出處)와 원문(原文)을 지면관계로 일일이 소개하지 못하여 아쉬움이 남지만 교훈적인 사자성어를 통해 노령(老齡)에 관심을 가지고 많은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
■ 조로인생(朝露人生)
인생이 허무(虛無)하고 덧없음을 한탄(恨歎)하는 의미로 초로인생(草露人生)과 같은 뜻으로 한 생애를 허무하게 보냈음을 의미한다. 아침의 풀 위에 이슬로 비유(比喩)하니 이슬은 해가 뜨면 바로 사라지니까 인생을 이슬에 비유했다. 그런가 하면 부유인생(蜉蝣人生)으로 부·유(蜉·蝣)의 한자는 하루살이를 뜻하는 한자로 곧 보잘 것 없는 하루살이로 인생을 비유한 말이다.
필자도 고희(古稀)를 맞은 것이 수삼 년이 되었으니 옛 선대(先代)에 비하면 오래 살았다고 하지만, 지난날을 되돌아보면 산 기간이 짧게만 여겨져 세월유수(歲月流水)의 표현은 미흡(未洽)하게 느껴지고, 세월여시(歲月如矢)·석화광음(石火光陰) 등의 표현이 실감(實感)이 가나, 70여년의 세월이 일순간(一瞬間)처럼 눈 한번 깜짝한 사이로 세월이 빠름을 새삼 느끼곤 한다.
그 밖에 세월의 빠름을 나타내는 말로 백구과극(白駒過隙)이라는 말이 있다. 구(駒)는 망아지를 뜻하고, 극(隙)은 틈·구멍을 뜻하는 한자이다. 인생이 빠르게 지나감을 뜻하는데 인생은 문틈으로 흰말이 뛰어가는 것을 보는 것과 같다는 데서 유래(由來)되었다. 유사한 말로 극구광음(隙駒光陰)도 있다.
일장춘몽(一場春夢)은 한바탕 봄꿈처럼 사라진 인생의 허무(虛無)함을 뜻하는데 대체적으로 대다수의 사람들이 지난날을 돌아보면 이와 같이 느끼지 않는가 한다. 설니홍조(雪泥鴻爪)란 진흙땅에 눈이 덮인 위에 기러기의 발자취로 이(泥)는 진흙·진창을 나타내는 한자요, 홍(鴻)은 큰 기러기를, 조(爪)는 손톱·발톱의 한자다. 눈이 녹으면 발자국이 없어지는 데서 인생의 자취가 눈 녹듯이 사라져 인생의 무상(無常)함을 뜻하고, 생자필멸(生者必滅)과 유사(類似)하다고나 할까.
세월이 이처럼 빨리 달리기에 70세에는 시속 70킬로, 80세는 시속 80킬로, 90세가 되면 시속 90킬로처럼 빨리 달린다고들 느껴진다고 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