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기승을 부리던 무더위가 주춤거리고 있는 시간이다. 이제 아침, 저녁으로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하루 하루의 일상이 너무 빨리 지나가고, 한달 한달이 시계추의 움직임과 함께 지나가고 있다. 계절의 변화 또한 쾌속정과 같이 여류하다.
어르신을 섬기고 보듬어 오면서 늘상 듣는 말은 “왜 이다지 세월이 빠르지 하시며, 현재의 속도는 자신의 연령대를 빗대어 60~90키로”라고 하신다.
정말 세월의 연륜을 안고 사시는 분들의 말씀이 사회복지 신입이었을 때는 피부로 느껴지지 않았는데, 이제는 나 또한 완연히 느끼고 있다.
계절의 변화를 보면서 어르신에 관련된 글을 쓰고자 앉으니, 높고 푸른 가을 하늘이 오기 전, 아니 이 무더운 여름을 보내는 아쉬움을 갖기 전에 한편의 노인 영화 관람과 한권의 노인에 관련된 책을 읽고 싶다는 충동이 생겼다.
옛날에 비해 요즘은 우리주변에 다양한 문화 활동을 하는 사람도 많아 졌고, 많은 좋은 작품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동안 노인 및 노인복지 관련 영화와 책을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많이 접하지 못한 것 같다.
금년 초 신체, 정서, 심리, 정신상의 문제와 불편이 있으셔서 요양을 필요로 하는 어르신들의 손과 발이 되고 있는 요양보호사들에게 노인성질환, 노인 시설, 노인자원봉사, 임종환자의 심리상태, 가족 간의 사랑 등을 이해시키기 위해 영화 “내머리속의 지우개”, “수선화”를 보여줬다.
첫음 봤을 때는 별다른 느낌 없이, 그냥 슬픈 내용,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로만 보여졌던 영화가 두 번째 보았을 때는, 치매의 증상과 치료 방법들이 새삼 마음속과 머릿속에 새로운 느낌으로 받아졌고, 임종환자 및 가족의 마음 등이 감정 이입되었다.
함께 관람한 요양보호사들도 눈물을 흘리며, 사회복지실무를 앞으로 책임질 요양보호사들로서의 자세와 각오를 다지는 모습이었으며, 질병, 사회복지, 인간의 심리와 이해, 가족 간의 사랑 등을 폭 넓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 마음이 흡족 했었다.
한편의 영화가 이렇게 커다란 감동을 주는구나! 하고 다시한번 깨달았다.
그래서, 점점 깊어져가는 이 계절에 우리들도, 나부터도 한편의 노인 영화와 한권의 노인관련 책을 읽어보는 것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이 가을 알츠하이머 증세를 앓는 <아이리스>와 남편 존이 엮는 본질적으로 사랑이 어떻게 변화해가고 어떻게 지켜져 가는가를 보는 것은 어떨까! 아님, "10살 꼬마와 70대 할아버지의 티격태격 친구 되기!"인 영화<쁘띠 마르땅>은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어느 날 알츠하이머 환자인 노인 앙투완의 앞에 나타난 마르땅은 소아암에 걸린 꼬마이다. 처음엔 꼬마 녀석이 성가시기만 했으나, 점점 두 사람은 나이를 초월한 우정을 나누게 된다는 이야기라고 한다.
이외에도 <사랑의 기적>은 뇌염 후유증으로 정신은 잠들고 근육은 강직된 채 수 십년 간 정신병원에 방치되어있던 환자들이 한 정신과 의사의 사랑과 집념으로 얼마간 기적처럼 깨어났던 실화를 그린 의학 드라마라고 한다.
로빈 윌리암스가 헌신적이고 열정적인 정신과 의사 세이어 박사 역을, 로버트 드니로가 환자인 레너드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고 하니 볼만하겠다는 생각 또한 든다.
수십 년간 잠들었다 깨어난 환자 레너드가 정상인들에게 삶의 환희와 사랑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작품이라고 한다.
이외에도 많은 영화와 노인과 관련된 문학작품 혹은 노인문제를 다룬 문학작품들이 있을 것이다.
세월의 빠름 속에서 우리들은 이런 멋진 작품들을 통하여 우리 사회의 노인과, 노인 및 사회복지에 대한 이해, 관심을 가져보면 어떨까 한다. 먼 훗날 노인이 될 나의 모습을 떠올려 보며 심도 있고 재미있는 방법으로 말이다.
신재숙 포천노인복지센터 소장 (sjs3337@hanmail.net) (534-8880,47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