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천시 각 읍면동에는 도시시설 결정을 고시한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시가 예산부족을 이유로 사실상 이를 방치해 토지 소유자가 재산상의 피해를 보고 있는 사례가 적지 않다. 사진은 청성공원에서 바라본 포천시내 전경
ⓒ (주)포천신문사
포천시 신읍동 도심지에 3층짜리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K씨는 요즘 한숨이 많아졌다. 1년이 넘도록 32평짜리 1층 사무실의 임대계약을 못해서다. 임대문의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인근에 포천법원이 있어 법률사무소를 내겠다는 임차인도 많고 건축설계사무소나 부동산중개소 사무실을 내려는 사람들의 발길도 꾸준하지만 번번이 계약이 성사되지 못했다.
해당 토지가 지난 1978년 6월 도시계획시설 결정으로 도시계획사업 예정부지에 편입돼 건축허가 내역이 건축물 대장에 등재되어 있지 않아 임차인들이 임대계약을 거절하고 있는 것.
K씨는 지난 2004년 8월 도시계획사업 예정부지에 건축면적 99㎡, 연면적 294㎡로 가설건축물 허가를 받고 3층짜리 2종 근린생활시설로 건물을 지었다. 그는 가설 건축물로 허가를 받으면서 “근린생활시설을 신축하여 사용 중 도시계획사업을 시작할 경우 언제든지 손해배상은 물론 기타 일체의 이의제기나 민원을 제기하지 않고 자진해서 무상으로 철거하겠다”고 서약하고 철거각서를 시청에 제출했다.
2004년 수십 년 묶인 땅을 그대로 방치할 수 없어 2억8천여 만원을 들여 가설 건축물을 지은 K씨는 도시계획 집행도 미뤄지고 사무실 임대계약이 잘 되지 않아 포천시청에 사업추진 시기를 물었지만 “아직 아무런 계획이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포천시 도시주택과는 민원회시에서 “도시계획사업 예정부지로서 도로개설이 이뤄져야 하지만 포천시의 열악한 재정여건 및 사업우선순위에 의거 사업이 지연되고 있으며, 향후 3년간은 사업추진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K씨의 재산권 행사를 위해 향후 10년 이내에 도로개설 유무에 대해 시의 재정여건 및 도시여건 변화에 따라 사업이 진행되기에 장기적인 계획을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포천시의 재정여건과 해당지역의 특성을 감안하면 사실상 도시계획 집행이 어렵다는 답변이다.
이에 대해 K씨는 “도시계획시설 결정이 난 지 31년 간 재산권 행사를 못하게 묶어두고 앞으로도 집행이 불투명하다면 규제를 풀어야 한다”며 “그도 어렵다면 도시계획 집행시 철거하겠다는 각서를 조건으로 가설물 건축을 허가했듯이 임대계약을 할 수 있도록 집행 전까지 한시적으로 건축물 대장에 등재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천시 관계자는 “건축법상 준가설건축물을 건축물 대장에 등재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규제유예 기준 등을 보고 가설건축물의 임대계약 걸림돌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포천시 각 읍면동에는 도시시설 결정을 고시한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시가 예산부족을 이유로 사실상 이를 방치해 토지 소유자가 재산상의 피해를 보고 있는 사례도 적지 않다.
포천시의 도시계획시설 집행현황을 보면 총 시설 결정된 535개소 774만㎡ 중 174개소 299만㎡가 집행돼 39%의 집행률에 그치고 있다. 아직도 361개소 475만㎡가 사업추진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소요 사업비만 4천8백억원을 넘는다. 이중 대지 보상 대상은 2,540필지 196만㎡이며, 대부분이 10년 미만(171필지, 2만4천㎡)이나 10년~20년(169필지, 1만6천㎡)보다 20년 이상(2,200필지, 15만6천㎡)의 장기 미집행된 것들이다.
한편, 포천시는 최근 도시계획조례의 개정을 통해 토지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장기 미집행된 도시계획시설에 대해서는 해제 또는 건축물 허가를 통해 재산권 피해를 최소화 하는 쪽으로 개정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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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년 07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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