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의 명현탐구 (73)]-성대중(成代中)·성해응(成海應) 대학자 부자(父子) 下

◆ 연경재 성해응(硏經齋 成海應·1760~1839)

조선조 후기의 실학자. 자는 용여(龍汝) 호는 연경재(硏經齋). 본관은 창녕(昌寧). 내첨시직장(內瞻侍直長) 효기(孝基)의 손. 부사 대중(大中)의 자. 소흘면 초가팔리에서 출생, 성장하였고 가산면 금현리에 묘가 있다.
명문가의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학문에 열중하였는데 9세때 율곡전서(栗谷全書)를 보고 율곡을 흠모하여 평생의 거울로 삼았다.
1783년(정조7) 진사시에 합격하고 규장각 검서관(奎章閣 檢書官)에 임명되었으며 그 후 중앙부서에 근무하면서 부친의 영향으로 당대의 실학자의 중진 이덕무(李德懋), 유득공, 박제가(朴齊家), 서명응(徐命應) 등과 교유하면서 각종 서적을 섭렵하고 학문을 연구 심수(深遂)한 경지에 이르렀다.
1790년(정조14)에는 왕명으로 춘추좌전(春秋左傳)을 편제하는데 참여하여 그 범례를 작성하였다. 1801년(순조1) 통례원 인의(通禮院 引儀) 금정찰방(金井察訪)을 지내고 유성현감으로 나가서는 선정을 베풀어 주민의 칭송을 받았다. 1813년(순조13) 정조대왕의 어제(御製)를 간행하기 위한 작업에 참여한 후 1815년(정조15) 사직하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그 후는 아들 성헌증(成憲曾)의 임지인 목천(木川)과 향리인 포천을 왕래하면서 학문에 전념하였다.
부친 대중(大中)이 당대의 명문장가인 이의준(李義駿), 이서구(李書九)와 함께 왕명을 받아 존주휘편(尊周彙編)을 편찬하는데 참여했었는데 부친이 이를 마치지 못하고 별세하자 이서구(우의정)의 위탁을 받아 정리하여 1825년(순조25) 존주휘편의 편찬을 끝마치는데 크게 기여했다.
학문의 경향은 청의 학자 옹방강(翁方綱)의 영향을 받아 훈고, 고증(考證)의 성격이 강하였으며 한학(漢學)과 송학(宋學)의 결합으로 박문약례(博文約禮)함을 학문의 중심으로 삼았다.
이는 당시 의리만을 신봉하고 정이 형제와 주희(朱熹)만을 숭상하는 당시의 실태를 비판한 것으로 고증학에 비판적 입장에 서있던 홍석주(洪奭周)와 일대 논변을 펼치기도 하였다.
학문적 습성은 풍속지리 서적, 금수, 곤충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면을 지니고 있지만 인간에게는 경학(經學), 사학(史學)이 가장 근본적인 것이라하여 이에 주력하였으며 특히 경학에 치중하며 예기(禮記)와 시경(詩經)에 관한 저술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의 전승과 지리, 중국 역대왕실 세계(世系) 및 유민(遺民) 조선과 중국의 외교관계 풍속과 법제, 경제 등 다방면의 저술을 남겼다. 실학 전성기의 인물로 조선 후기 주자학에 대한 비판과 전항이 계속될 때 경학(經學)의 이념적인 굴레에서 벗어나 박학적이고 고증학적인 대학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글씨에는 능하여 유필(遺筆)이 근묵(謹墨)에 전하며 저서로는 연경재전집(硏經齋 全集), 동국명신록(東國名臣錄), 주한잡사고(周漢雜事考), 동국명산기(東國名山記)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