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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포커스] ‘지장산 지킴이’ 윤지선 할아버지

산불감시‧인명구조… 17년째 지장산을 오르내리다
이상창 기자 / 입력 : 2009년 07월 11일
 
ⓒ (주)포천신문사 
포천에는 유난히 명산이 많다. 해발 877.2m의 지장산은 정상 북릉과 남릉이 포천시 관인면 중리와 연천군 신서면 내산리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데 등산로는 중리 방면에서 오르내리게 된다. 지장산에서 흐르는 계곡물은 ‘지장 냉골’이라고 불릴 정도로 맑고 차가워 한여름이면 많은 피서객들이 찾아오는 곳이다.

지장산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한번쯤 등산모자를 눌러쓰고 수염이 덥수룩한 모습의 할아버지를 등산로나 계곡에서 만나게 된다. 지장산 지킴이로 17년째 활동하는 윤지선(71) 할아버지다. 윤 할아버지는 지난 1992년부터 지장산 매표소를 운영하며 산림을 보호하는 관리요원으로 봉사해왔다.

그는 중1리 마을과 임대계약으로 매표소를 운영하고 있다. 1인 1천원의 입장료를 받아 20%를 시청에 내고, 인건비와 각종 유지관리비를 제외하면 수익은 미미하다. 피서철과 단풍철은 그나마 낫지만 나머지 비성수기나 군부대 훈련으로 등산로가 통제되는 때에는 매표소 운영으로는 생활비 마련도 힘들다.

윤 할아버지는 이런 상황에서도 1급 장애인 아들과 힘들게 살아가는 임순남씨(여, 66)를 매표원으로 고용했다. 14년 전 경북 영주에서 살다 장애인 아들을 데리고 관인면으로 이주해온 공장을 따라 왔다가 공장이 부도나 실직한 임씨의 딱한 처지를 보고 매표소 일을 맡기게 된 것이다. 윤 할아버지는 자신이 운영하는 방갈로 수익금까지 보태 장애인 아들이 고등학교를 마치도록 도왔으며 지금까지도 돌봐주고 있다.

윤 할아버지는 매표소 운영 외에도 자발적으로 산불을 감시하고 산림을 보호하는데 앞장서고 있어 지장산 지킴이로 통한다. 그로 인해 대형 산불이 날 수 있는 위기를 여러 차례 넘길 수 있었다. 지장산 너머 연천 군부대 사격훈련 때 간혹 발사된 포탄이 넘어와 연기가 나면 시청 산림과에 즉시 연락해 일동지역에 대기하고 있는 헬기가 출동, 초기에 진압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가을 산불예방기간(10월15일~12월15일)에 등산객들에게 라이터와 담배 등 화기물을 보관시키고 하산 후 찾아가도록 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이 기간이 되면 어김없이 마이크를 단 트럭으로 큰골을 오르내리며 산불주의 방송을 한다. 이런 노력들을 인정받아 경기도는 그에게 명예산림보호증을 발급해주기도 했다.

그는 약재 나무와 관상용 괴목, 기암괴석을 몰래 가져가는 행위를 막고, 멧돼지 등의 야생동물을 무분별하게 사냥하는 밀렵꾼들을 감시 신고하기도 한다. 등산로나 계곡주변에 버려진 쓰레기와 오물을 청소하고 하루 3톤~5톤 분량을 수거하는 것도 그의 하루 일과다.

윤 할아버지는 예전 같지 않게 몸이 힘겹지만 요즘도 하루에 어김없이 지장산을 2~3차례 오르내린다. 혹시 생길지 모르는 조난자 구출작업을 위해서다. 윤 할아버지가 여름철 집중호우로 불어난 계곡물에 갇힌 등산객이나 야영객만 해도 1년에 무려 50명에 달할 정도다.

산불 감시, 임산물채취 감시, 밀렵 감시, 인명구조 활동, 등산객 및 야영객 지도 단속 등 이러한 모든 활동은 그가 지장산이 좋아서 하는 무보수 봉사활동이다. 그런데 윤 할아버지는 2년 후면 지장산을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 포천시청이 지장산 계곡에 다리 8개를 설치하는 하천정비공사를 추진하면서 전용허가를 받아 살고 있는 하천부지 내 윤 할아버지의 집을 2011년 11월까지 철거하라고 통보한 것이다.

오직 포천의 명산인 지장산을 보호하고 지킨 보람으로 살아왔다는 윤지선 할아버지. 그가 오래도록 지장산 지킴이로 남아주기를 기대해 본다.
* 지장산 등산 및 계곡 문의(윤지선 할아버지) : 017-273-7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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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창 기자 (lsc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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