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희망이라는 단어만큼 우리를 설레게 하는 것이 있을까? 꿈이라는 단어만큼 마음을 푸근하게 하는 것이 있을까?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절반은 이 희망과 꿈을 먹고 살아간다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꿈과 희망이 없는 인간의 눈빛은 그것이 있는 인간의 눈빛에 비해 힘없고 흐리멍덩하다. 자신의 존재이유를 묻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기에 ‘나는 이러한 일을 해낼 것이다.’혹은‘반드시 이것을 하고 싶다’라는 강한 동기부여가 없다면 인간의 존재는 무의미해질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희망이 거창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희망의 본질은 자기만족적 최면이다. 다른 말로 낙천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이것은 인간이 희망을 통해 무언가 거대한 것을 반드시 해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희망은 그 자체로 인간에게 삶의 기대를 심어주며, 어떠한 절망 속에서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책에서 말하듯 희망은 다른 거대한 것이 아니라, 희망이 희망. 즉, 그 자체인 것이다. 하루 종일 가족을 돌보는 어머니 아버지, 새벽같이 일을 나가는 이 세상 부모님들의 희망 역시 거창한 것들이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하는 가족이 항상 웃으면서 행복하게 지내는 것. 그것이 그들이 이루고 싶은 지향이자 희망이다.
바꾸어 말하면 희망은 거창한 것이 아니기에 어떤 인간이든 희망을 갖고 살아간다고 할 수 있다. 희망은 모두에게 있으며, 그렇기에 모두들은 살아가고 모두들은 건강한 웃음을 지으며 하루를 보낸다. 따라서 존재하고 있는 지금의 가족들과 사회, 인간들의 삶은 모두 하나하나 각자의 기적이 이루어진 것이라 할 수 있겠다. 희망이 현실이 된 것이 지금의 사회인 것이다. 누군가는 거대한 기업의 사장으로서, 누군가는 이 나라를 대표하는 정부의 일원으로서 희망을 꿈꾼다. 마찬가지로 하나의 말단 사원에서부터 일용직 인부들까지 모두가 희망을 꿈꾸고 그 기적을 이루어나가는 사람인 것이다. 희망은 공평하며, 누구의 희망이 다른 누구보다 크다고 말할 수 없다.『뿌리 깊은 희망』에서 나타나는 희망도 바로 이런 것이다. 이 책은 희망을 통해 성공한 사람들을 자주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것과 비슷한 만큼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싣고 있다. 희망은 불공평하지 않다. 희망은 공평하며, 낙천은 모두에게 개개인의 기적을 안겨다 준다. 군에 몸을 담고 있는 우리들도 마찬가지이다. 이곳에 희망이 가끔씩만 나타나는 것 같은가? 그렇지 않다. 군대 생활 속에서도 희망은 매일 같이 일어난다.
군대생활과 희망 군대생활 역시 희망의 연속이다. 얼마나 많은 병사들이 힘들고 어려운 환경에서도 의지로 낙관하려고 하는지 안다면 왜 군대생활을 끝낸 예비역들이 사회의 주축으로서 역할을 하는지 알게 된다. 2년 동안의 병영생활을 통해 병사들은 힘겨운 상황을 절대적 낙천으로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알게 되고, 하기 싫은 일도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즐거워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얼마 전 한 수색 중대원과의 면담에서 전역 전에 공수마크에 걸맞게 헬기 레벨이나 헬기 패스트로프를 훈련받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많은 양의 작업과 훈련, 그리고 근무로 몸과 마음이 힘이 들 것 같아 면담하는 자리였는데, 그러한 고통을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모습을 보니 이 녀석이 참 어른스럽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중대원뿐만 아니라 다른 병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군대 생활을 희망 없이 하루하루 시간 때우기 식으로 보내려고만 하는 병사는 많지 않다. 대부분은 각자의 목표를 세우고, 전역하기 전에 이러한 것들을 해내고 싶다는 희망을 가지며 하루를 보낸다. 군인으로서의 프라이드를 지키기 위해 더욱 고된 훈련도 해내고 싶어 하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분대장 임무를 부여받았을 때는 대부분 자기 인생에서 처음으로 리더의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그 자체에 큰 의미를 가지며 행동한다. 이것 하나하나가 작은 희망들로 모여서 병사들의 힘든 군 생활을 잘 버텨나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만약 이런 희망들과 낙천들이 없다면 대부분의 병사들은 군 생활을 지속해나가지 못할 것이다.
“손실을 세기보다는, 이익을 세어라. 재난을 세기보다는 기쁨을 세어라. 적을 세기보다는 친구를 세어라. 눈물을 세기보다는 미소를 세어라.”
군대생활에서 보람차고 좋은 순간들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많은 애로사항에 부딪힐 것이고 심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든 순간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 순간에 패배주의와 가짜 절망에 부딪혀 스스로를 가두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 박차고 일어나서 절망을 깨뜨림으로써 진짜 희망에 가까워져야만 한다. 문제투성이가 아닌 인생은 존재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비관할 것인가 낙천할 것인 가하는 문제이다. 비관은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지만, 낙천은 사태를 개선시킨다. 단순히 좋은 게 좋다고 생각하는 가짜 낙천이 아닌, 행동과 실천을 통해 진짜 낙천. 현실적인 이유를 바탕으로 한 냉정한 희망. 이러한 진짜 희망만이 우리의 군 생활을 보람차고 뜻 깊은 시간으로 만들 것이다.
마치며 어떤 사람이 성공하는가? 라는 물음이 사회 곳곳에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 동시에 ‘희망고문’이라는 단어도 유행하고 있다. 마치 성공이 개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태어나면서 주어진 환경에 달려있다는 듯이 말하는 사람도 많다. 좋지 않은 환경에 있는 사람에게 희망을 강조하는 것은 고문이나 다름없다는 패배주의에 빠져있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그러한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건질 것은 많지 않다. 환경이 어떻게 주어졌는지를 분석해서 무얼 하는가? 그것은 이미 주어진 것에 불과하다. 앞으로 나아갈 인생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희망을 강조해야하고 낙천의 힘을 믿어야 한다. 성공하는 사람들 중 대부분은 자신의 성공을 의심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나는 할 수 있다. 해내고 만다. 나만의 나를 포기시킬 수 있다고 자신하는 사람들이 성공한다. 작은 코르시카 섬에서 촌뜨기로 태어난 전쟁영웅 나폴레옹도 일찍이 자신을 신이라고까지 주장하지 않았는가? 중요한 것은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가지는 것이다. 사회에서 나타나는 패배주의와 허무주의를 스스로 극복해나가야 한다. 희망으로 무엇을 이루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희망 자체를 가지는 것이다. 『뿌리 깊은 희망』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오직 하나 우리가 마음속에 가져야할 확신은 ‘희망만이 희망이다’라는 사실이다. 희망을 믿고, 희망에 의지하자. 그리고 달려 나가자, 앞으로 다가올 현실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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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년 07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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