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려서부터 정리(整理) 정돈(整頓)을 잘하라는 말을 듣고 자라왔다. 정리와 정돈은 이처럼 함께 쓰는 말이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게 아니다. 정리와 정돈은 같은 의미를 지닌 말처럼 보이나 실은 그렇지 않다. 정리는 어수선하거나 쓸데없는 것을 가려서 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정돈은 정리된 것을 제 자리에 놓는 것이다. 가지런히 바로 잡는 것이다.
정리를 잘 해도 정돈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어수선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정리도 잘 해야 하지만 정돈을 더 잘 해야 한다.
쓸데없는 것을 쌓아두면 주변이 어수선해지고 산만(散漫)해진다. 쓸데없는 것을 정리하지 않고 쌓아두면 정작 필요할 때 필요한 물건을 찾아 쓸 수 없다. 또 그것을 정리해두지 않으면 어디에 어떤 물건이 있는지 일일이 그것을 다 기억할 수 없다. 그래서 정작 무엇이 필요할 때 그것을 찾지 못하고 헤매게 된다. 정리 정돈을 해놓지 않으면 시간(時間)과 노력(努力)을 낭비하게 된다. 그 뿐만 아니다. 어떤 일을 할 때 그것이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쓸데없는 것을 껴안고 사는 업보(業報)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물건만 그런 것이 아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친구를 잘 사귀라고 말하는 것이다. 어떤 친구를 사귀느냐에 따라서 인생이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친구뿐이 아니다. 대인관계(對人關係)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사람과 거래(去來)를 하고 어떤 사람과 생[人生]을 같이 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되고 허실(虛實)이 결정된다. 좋은 사람과 교분(交分)을 나누어야 하고 좋은 사람과 삶을 같이 해야 함은 물론이다. 그래서 모든 종교(宗敎)가 착하고 선하게 살라고 가르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이고 어떤 사람이 착한 사람인가? 좋은 생각을 하고 착한 일[事]을 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고 착한 사람이다.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일을 해야 한다. 노력(努力)을 해야 한다. 말로만 떠들면 안 된다. 행(行)이 뒤따라야 한다. 자신은 행하지 않고 말로만 적선(積善)하라고 떠들면 그것은 위선(僞善)이다. 그리고 그것을 가로채면 그것은 도선(盜善)이다. 위선을 해서도 안 되지만 도선을 해서는 절대 안 된다. 선행도 자신의 노력과 자신의 부담으로 할 때 더욱 빛나는 것이다.
정리정돈은 자기 주변(周邊)부터 스스로 해야 한다. 누가 해주기를 바라서는 안 된다. 자신이 직접 해야 한다. 자신의 주변을 살펴보라. 얼마나 많은 잡동사니가 그득히 쌓여있는가? 쓸데 없는 것은 당장 버려야 한다. 그것은 짐만 될 뿐이다. 쓸데없는 잡동사니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눈에 보이는 것만 말하는 것이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까지 말하는 것이다. 정신세계(精神世界)를 말하는 것이고 마음가짐을 말하는 것이다.
남의 흉을 보기 전에 조용히 내면(內面)의 세계를 들여다보라. 얼마나 어수선한가? 얼마나 지저분한가? 그것을 말끔히 청소해야 한다. 그것을 쓸어내야 한다. 정리해야 한다. 유치하고 부끄러운 생각을 버리고 위대(偉大)한 생각을 해야 한다. 위대하고 원대(遠大)한 생각이 요동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자기 성찰(省察)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 남의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모든 것은 자신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서툰 목수 연장만 탓한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는 안 된다. 연장을 탓하기 전에 자신의 솜씨를 탓해야 한다. 자신의 솜씨를 가다듬어야 한다. 고루(固陋)한 생각을 가슴 가득히 담고 있으면서 새로운 것을 추구(追求)한다고 해봐야 소용이 없다. 연목구어(緣木求魚)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나무 위에서 물고기를 낚는 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라도 잡동사니로 꽉 차 있는 당신의 마음을 비워야 한다. 그것을 싹 쓸어내야 한다. 그리고 모든 것을 제자리에 놓아야 한다. 그리하면 정리정돈이 끝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