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 엘리옷의, 세계대전으로 초토화된 황무지에도 싹은 터지고 꽃을 피워내던 잔인한 달, 4월은 갔다.“진실의 가치는 자유로운 의견교환을 통해서만 얻어질 수 있다. 표현의 자유가 없고, 진실이 결여될 때 모든 문화는 그 존재 이유가 없게 된다.” 체코의 지식인층과 함께 프라하의 봄을 잉태시킨 불멸과 농담의 작가, <밀란 쿤데라>가 유럽에서 비난과 오해에 싸였다니 밀란 쿤데라의 봄도 가고 프라하의 봄도 갔다.
동서고금, 어디를 보아도 혁명은 자유의 박탈과, 경제의 빈곤이 아니라 위정자들의 타락과 부패에서 온다. 그러나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 국민의 재화, 백성의 피를 꿀꺽 마셔도 혁명은 없었고 하야는 묘연했다. 어느 대통령은 먹글 친필 大道無門을 당대에서 大盜無門으로 바꾸더니 지난 참여정부는 그대로 물러나기 아쉬웠나 보다. 그도 大盜無門의 서열에 참여했음이 뒤늦게 밝혀져 600만불 휘날리는 대한민국에 묘역으로만 남은 4.19정신도 가고 서울의 봄도 갔다.
대통령은 하늘이 제 국민에게 내린 응분의 축복이다. 대통령은 직업이 아니며 어떤 이든 목표가 되어선 안 된다. 제 국민과 나라를 향한 애국과 헌신이 목표가 되어야 하며 그 수단으로 대통령직이 수행되어야 한다. 오늘도 끼니를 놓친 자 어디 있는가, 힘센 자에게 자유를 속박당하고 할 말 못하는 백성 어디 없나 살펴야 한다. 나의 게으름으로 정의가 살아있는 청정한 사회가 더디 오늘 것 아닐까? 밤잠을 설치며 발로 뛸 날을 설계하는 자, 이것이 대통령에게 내린 천상의 소임이다.
그런데 젊은 피 수혈이라며 진보진영에서 사활을 걸었던 마지막 자존심이 시궁창에 머리를 박고 똥물을 튀긴다. 요즘 세간에는, kbs, ytn, mbc 사태이후 정치사찰 아니냐는 설들이 오가고 있다. 600만 불을 환산하면 백억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 그 설의 실체다. 그러나 이는 수십 년간 마비된 국민적 부패를 증거 하는 말임에 틀림없다. 손수 진창을 뒤집어쓰고 근현대사에 먹칠을 하던 주역들이 모두 수백억 이상의 단위를 갖고 장난쳤기 때문이다. 제단에서 은촛대 하나를 훔치든, 사과박스로 둔갑한 돈궤를 싣고 백주를 질주하는 트레일러든 도둑은 도둑이다.
그런데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거늘 구멍가게에서 빵을 훔치던 40대를 <깜빵>에 보내는 사회가 수백억, 수천억 단위의 대도 앞에서 속수무책 절절매는 비겁자들 일색이다. 이는 불법과 비리가 구조적으로 얽혀있음을 반증하는 이야기다. 전 국민적 부패와 자존심이 타락할 때 백방의 묘법은 없고 비리의 사슬은 끊을 수 없다. 이제 계속되는 대통령들의 부패를 근절시킬 묘안을 찾아야 한다고 법석이다. 백성은 하늘이 내린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눈금자이다. 시퍼런 칼날로 곤두박질치는 역사를 바로 잡아야 한다. 사법마저 몽둥이 같이 둔해진 지금 믿을 것은 오로지 우리 자신들, 국민적 각성이다.
백성의 피 같은 돈궤 싸놓은 그대들의 곳간엔 동록이 슬고 7대까지 그 죄벌이 내려갈지니! 제 친족에게 호화판 생활을 선사하려고 대통령이 된 치사한 것들이여 가라! 대도가 되기 위해 권력을 잡는 수상한 자들이여 가라! 권력의 넓적다리에 앉아 그가 흘리는 밥알을 핥는 자들이여 가라! 영양실조로 허약한 백성의 등골을 빠는 악어와 악어새들은 가라! 깃털처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들이여, 4월과 함께 영원히 꺼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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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년 0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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