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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이의 환경일기=4]진달래꽃을 꺾으려다

2009년4월12일 일요일 날씨:이상 고온으로 여름같이 덥고 맑은 날
이지연 기자 / 입력 : 2009년 04월 21일
↑↑ 이지연
학생명예기자(포천초 6년)
ⓒ (주)포천신문사
일요일인데 아침 일찍부터 전화벨이 요란스럽다. 잠결에 들으니 서울에서 큰 외삼촌 가족과 작은 이모 가족이 우리 집에, 아니 우리 포천에 놀러 온다는 것 같았다. 반가운 마음에 얼른 일어나 엄마께 여쭈어보니 떡이랑 과일 등을 가지고 왕방산에 가서 남자들은 칡뿌리 캐고 여자들은 쑥을 뜯다가 점심때는 깊이울에 가서 오리고기를 먹기로 했다고 하셨다. 우리 가족이 왕방산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으려니 큰외삼촌 차가 도착하더니 곧 이모부 차도 뒤따라 왔다. 외삼촌은“우리는 산에 가서 칡뿌리를 캐 올 거니 여기서 간식도 먹고 쑥도 많이 뜯어 다음 주에 쑥 개떡 만들어 먹게”하시며 자동차 트렁크를 열고 주섬주섬 물건들을 꺼내 놓으시더니 트렁크 문을 쾅 닫아 버리셨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외삼촌이 물건 꺼내는 것을 도와드린다고 옆에 계시던 외숙모께서 차 키를 트렁크 속에 넣어 두셨던 것이다. 더 기가 막히는 것은 외삼촌 차가 고물이어서 차 안에서는 트렁크 문을 열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설상가상으로 외삼촌은 차에서 삽도 꺼내지 않아서 칡을 캘 수도 없다며 외숙모께 차 키를 트렁크에 넣었다고 화를 내셨다. 난 누구든지 화를 내면 무섭고 싫다. 그래서 그 자리를 피하고 싶어서 진달래꽃이 피어있는 산으로 올라갔다. 지난해에 엄마가 만들어 주셨던 화전이 생각나서“오늘 저녁때 엄마한테 화전이나 만들어 달래야지.”하며 진달래꽃 가지를 꺾으려던 순간이었다. 산 아래 작은 도로를 지나가는 차의 스피커에서“자연을 보호합시다. 나무를 심고 가꿉시다. 산불이 나지 않도록 조심합시다. 나무 한 그루를......”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산림청이나 포천시청 또는 소방서에서 산불예방 홍보를 하는 것 같았다. 난 양심이 아파서, 꽃을 꺾으려고 뻗었던 손을 살그머니 거두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에구~ 외삼촌이 자동차 키를 갖고 말썽을 일으키는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군. 자연을 보호하고 나무를 심고 가꾸라고 저렇게 소리를 높이며 다니는데 우리는 칡뿌리를 캔다고 산을 파헤치려고 하고 진달래꽃 가지나 꺾을 생각을 하니까 벌을 받은 거야.”

결국 난 진달래꽃 가지는 꺾지 못하고 꽃잎만 몇 장 따왔다. 외삼촌은 열쇠 가게 아저씨의 도움으로 트렁크를 열었지만 칡은 캐지 못하고 그 대신 왕방산 자락에서 칡즙 가게를 하는 아저씨께 칡 한 뿌리를 구입하셨다.

낮에 외삼촌께서 주셨던 칡뿌리를 한 입 베어 씹으니 입 안 가득 쌉쌀한 맛이 가득하다. 눈치를 살피며 따 온 진달래꽃은 예쁜 화전이 되어 내 앞에 있다. 오물오물 칡뿌리를 씹으며 화전을 보고 있으려니 낮에 들었던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자연을 보호합시다. 나무를 가꿉시다. 산불을 조심합시다.......”

이지연 포천신문 학생명예기자 (skfkgks3@hanmail.net)
이지연 기자 / 입력 : 2009년 04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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