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참으로 의미가 있는 날이다. 절기로는 청명이고 찬 음식을 싸 가지고 성묘를 하는 한식날이다. 새봄을 맞았으니 우리의 조상을 찾아 음식을 준비하여 배례를 드리는 날이다. 참으로 성스러운 날이다.
그리고 식목일이라 일년중 나무를 심고 씨앗을 뿌리고자 마음을 경건히 먹고 있었다. 그런데 점심 무렵 전에 북한 무수단에서 은하2호 미사일인지 인공위성인지 모르는 발사체를 하늘에 쏘아 올린 것이다. 땅에 나무나 심고 조상의 묘를 손질하며 보내야 할 때 쇳덩어리로 된 불씨앗을 하늘에 심은 것이다.
일요일이라 가족과 이웃들과 더불어 한주일 동안 못푼 회포를 풀며 즐겁게 시간을 보내리라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기분이 조금 언짢아 졌다.
마침 4월 첫째 포천 장날이라 분위기도 돌릴 겸 장 구경을 나섰다. 겨우내 꼭꼭 숨었던 갖은 물건들이 축제를 연 듯 여기저기 분주히 부산을 떨고 있었다. 한 구석에서 햇살에 눈이 부셔 살포시 눈을 감고 졸고 있는 녀석도 있었고 파릇파릇 돋아난 싹을 한 껏 뽐내는 녀석도 있었다.
우리는 오늘 장을 보러온 진짜 이유가 있다. 씨앗을 구입하려고 온 것이다. 비로 전날 텃밭에 퇴비와 복합비료를 뿌리고 흙을 갈아엎어 이랑을 만들어 파종할 만반의 준비를 했다. 20여미터 되는 텃밭에 두 이랑을 만들어 네 가구에서 공동으로 가꾸기로 한 것이다. 얼마나 경작을 하랴, 아니 가끔씩 숯불에 삼겹살 파티때 쌈 재료로써 역할만 해도 족하리라.
어린 아이부터 어른들 모두 온 가족이 참여하여 자연의 섭리에 감사를 드리며 이 땅에 삽을대고 직접 갈아 엎고 갈퀴로 보담아 우리 가족과 이웃의 사랑의 씨앗을 담을 터를 마련한 것이다.
상추, 쑥갓, 치커리, 자두색 무, 열무 등 씨앗을 구입했다. 씨앗을 파는 아저씨는 절대 너무 깊이 묻지 말라고 당부한다. 어린 씨앗이 나올 수가 없단다.
씨를 뿌리기 전에 경배를 드리듯 우리 동지들은 삼겹살 파티를 하고 축배를 들었다. 주변 대청소를 하고 번개탄에 삼겹 아니 오겹살을 올려놓고 고기가 익기를 기다렸다. 구수한 냄새가 온 주변을 진동을 하였고 지나가는 객과 이웃들이 몰려왔다. 고기 한첩에 소주잔을 기울이며 봄의 향기에 맘껏 취해서 지나온 과거를 되씹으며 오후시간을 보냈고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때 우리는 모두의 소망을 담아 한이랑 한이랑 씨앗을 뿌렸다. 씨가 깊이 들어가면 큰일 날까봐 흙표면에 손가락 갈퀴를 사용해 살포시 얇은 이불을 덮어 주었다.
며칠이 될지 모르지만 싹이 나오면 물을 주고 비닐을 씌워 따스한 집을 마련해 주기로 하고 파종행사를 마쳤다.
우리는 파종을 통해 자연의 오묘한 섭리를 배우고 이웃과 가족의 소중함, 땅과 맑은 공기의 소중함을 느끼며 은하를 하늘에 올릴 때 우리의 희망과 꿈을 대지에 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