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집이든 작은 집이든 흙푸대를 쌓아올려 집을 짓는 일은 만만한 일이 아니다. 집을 짓는 과정은 준비과정과 실제 건축과정으로 나눌 수가 있는데 준비과정이 전체 과정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실제 건축과정보다 더욱 비중이 크다. 그만큼 철저한 준비를 해야한다.
집을 짓기 위해서는 먼저 설계도면을 준비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필요한 도면은 평면도, 입면도, 전기설비도면, 상하수도도면, 창호도면이 필요하다. 머릿속 그림으로도 집을 지을 수 있겠지만 절대로 좋은 집을 지을 수가 없다. 도면이 준비되면 행정적인 절차를 마쳐야 한다. 시청이나 군청에 필요한 도면을 제출하여 큰 규모의 건축은 건축 허가를 받아야 하고 작은 규모의 건축은 건축 신고를 마쳐야 한다.
행정적 절차를 마치면 건축에 필요한 재료와 도구를 준비하여야 하고, 도와 줄 사람들을 구해야 한다. 흙푸대 건축법은 전문 기술자가 짓는 건축법이 아니다.
고도의 기술(high-tech)이 필요한 건축법이 아니라 누구나 지을 수 있는 저기술(low-tech)의 건축법이며 바로 이점이 의미가 있는 것이다. 즉, 가족이, 친구들끼리, 동네사람들끼리 힘을 모아 지을 수 있는 저 비용의 민중건축이다. 다만 팔과 다리, 그리고 땀이 필요한 노동집약적인 건축법이다.
흙은 현장에서 포크레인을 이용해 확보하거나 다른 곳에서 옮겨 놓아야 하고, 전회(前回)에서 말씀드린 바 있는 도구들, 즉 PP푸대나 마대, 철조망, 손수레, 흙을 다지는 공이, 삽, 깡통, 콤파스, 문틀과 창문틀 등을 미리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좋은 준비가 좋은 집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