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10일자 포천 신문 사회면에서 ‘제2롯데월드747미터로포천시에건축해야’라는 글이 눈에 띈다. 특정 의원 정책비서였음으로 신분을 밝힌 김창호씨는 항공로드와 관련하여 국방부에서 거부했던 제2롯데월드 건축에 대한 정부 승인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읽혀진다. 경제적 가치보다 국가 안보가 최우선이라고 시작된 이 글은 전문가만이 제시할 수 있는 사업을 언급하고 있다. 제2롯데월드를 포천시에 건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첫번째 안으로 인구 150만의 두바이와 비교하고 있다. 경기 행정의 무능을 지적하면서 두번째로 한내천, 중랑천 등, 더 나아가 인천의 미추홀, 철원의 한탄강, 서울시의 용산항과 인천항으로 순환 물길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그 주변을 정비, 농어촌 주택 개량 사업으로 747만 가구를 공급하자는 것을 세 번째로 제안하고 있다. 이러한 모든 과정을 통해 총체적 고용창출이 일어나 747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 포천을 포함한 경기북부 일원에 대한 이 분의 발상이다. 결론 부분에서 천혜의 녹색환경을 가진 인구 1천만의 경기도가 이를 못해내겠느냐는 것이 이 글의 요지다.
제목이 ‘제2롯데월드 포천시에---’로 되어 있어 롯데 관련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속은 아니다. 2월14일자 뉴스에 40만의 자영업자가 문을 닫았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747만개의 일자리라면 청와대에서도 벌떡 일어날 핫뉴스다. 이 분의 나라 사랑, 국민사랑의 간절한 충정이 위와 같은 결론 도출에 작용했을까. 그러나 나라 행정은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지만 이분의 제안이 나는 허황되어 보인다. 이 모든 사업을 다 벌인다한들 무슨 수로 750만개에 달하는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특정 숫자까지 제시한 것으로 보아 이 프로젝트에 대한 구체적 청사진이 나온 것인지, 상징적인 숫자인지, 눈을 팔짝 뜨게 할 혹세무민하는 누구를 홍보할 숫자인지 궁금하다.
다음으로는 물길을 연결하고 확대 순환시키자고 하면서 그 주변을 정리하는 뜻으로 주택개량사업을 운운하는데, 이곳에 사는 주민들의 염원인가. 남루하고 허술한 집을 그럴듯한 집으로 바꾸고 싶지 않은 사람 어디 있겠는가. 찌그러진 방문에 구멍 난 창호로 황소바람 들어와도 형편이 없어 이를 견디고 있는 것이다. 1억원이라는 서민으로 보자면 막대한 자금을 융자해주고 1%라는 이자율까지 이 분은 꼼꼼이 제시했다. 한 달 생활비 수백만 원을 쓰는 사람들 같으면 개량해야 할 남루한 주택에 살지도 않지만 겨우 연명하는 사람들은 무슨 수로 이 저리를 감당하랴! 공권과 금권의 야합이었든 용산참사가 일어난지 며칠 지나지도 않아 거대한 탁삭용 불도저식 프로젝트가 이 아름다운 포천에 제안되는 것 같아 마음 어둡다. 더 나아가 전국적인 운하의 건설도 백지화 된 마당에 뱃길을 내야 할 물류가 얼마나 많다고 이 지역 수로의 순환을 말해야 하는지 참담하다. 고속도로, 고속열차가 전국을 서너 시간이면 카바 하는, 우리는 중국도 아니며 지금은 고대도 아니다. 치산치수는 황하가 범람하던 시절의 이야기다. 이분의 제안은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암울한 터널을 빠져나가는 것 같지만 해골이 입는 금의에 불과하다. 이 어둔 터널은 멈춘 성장이 아니라 그간 증발된 분배의 물길이었음을 해당자들이 자인할 때다. 정치가, 행정가, 기득권자, 돈으로 권력까지를 좌지우지했던 재벌기업들이 불법과 비리로 먹은 것을 토해낼 때다. 개발이 헛바람이고 거품인 것은 빈민으로 전락한 서민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남루하지만 사람들 사는 집을 개미굴로 착각하지 말라.
더구나 개미굴도 함부로 헐면 안되는 것이 21C가 맞은 지구환경위기다. 인간 위주의 사고가 바뀌지 않는 한 지속 가능한 패러다임은 없다.
회원가입
기사쓰기
입력 : 2009년 02월 28일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스토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