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운영위원회 탐방] 경북중학교 편

▲이왕종 경북중 학운위원장

“장기집권이죠? 하하하”
7년째 경북중학교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는 이왕종(45)씨.
스스로 장기집권이라고 말할 수 있는 여유와 호탕한 웃음이 꽤 인상적이다.
‘우연히’ 학부모 회의에서 2대 위원장에 당선된 이 위원장은 학부모들이 봉사할 기회를 준 것으로 알고 주어진 책임을 다해 왔다. 자녀들이 졸업하고 난 후 다른 사람들을 위해 물러나려고 했지만 주위의 만류가 심해 다시 위원장직을 맡곤 했다.
이 위원장은 “학운위가 견제 역할보다는 교장이나 교감, 교사들의 보조 역할에 더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보조 역할은 화합을 최우선으로 하지만 잘못된 게 있으면 과감히 지적하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이런 지적은 학부모, 학생, 교사들 모두의 의견을 수렴해 이뤄진다. 학교를 옳은 길로 이끌어 가고자 하는 것이 이들 공통의 목표이자 소망인지라 개선도 빠르다. 이런 덕에 포천군 학교 평가에서 여러번 최우수 중학교로 선정되기도 했다.
7년 전부터 현재까지 경북중 학운위에서 자체 회비를 걷은 일은 거의 없다. 회비 대신 이 위원장이 사비를 지원하고 있다. 그는 “어차피 봉사직인데 지역의 후배들을 위해 확실히 봉사하겠다는 신념”이라며 “문제는 후임 위원장이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건데 물러날 때까지는 내 스타일대로 하겠다”고 밝힌다.
이 위원장은 또 “학교 특성에 따라 학운위 위원장이 해야할 일이 다르다”며 “학생 각자의 특성과 능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학운위가 도울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북중학교는 사이클 명문학교로 정평이 났다. 1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사이클 선수단은 소년체전 등 전국대회에 나가 경북중학교의 이름을 드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사이클 대회가 3개 밖에 없던 시절 경북중에서 3개 대회의 우승기를 모두 쓸어올 정도. 현재도 8명의 학생들이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시골 학교에서 운동선수 한 명 키운다는 게 너무 힘들다”고 토로한다. 교육청이나 지역에서 지원을 받고는 있지만 턱없이 모자라 학부모들의 부담이 만만치 않다.
경복중 학운위도 이런 점을 감안해 최대한 지원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열의를 쏟고 있다. 이 위원장은 경기도 사이클연맹 부회장 및 이사직도 겸해 사이클 부흥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7년간 학운위에서의 활동을 회고하던 이 위원장은 “가끔 일부 학부모가 자기 자녀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고로 학운위에 제동을 걸 때 힘들었다”며 “하지만 학부모 대표로 학교 발전에 기여했다는 긍지가 더욱 크다”고 말한다. 또 “이런 기회를 준 학부모와 이웃들에게 너무 고맙다”며 감사인사를 전한다.
마지막으로 이 위원장은 “학생들을 위해 강당이나 체육관이 건립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피력한다. 날씨가 안 좋아도 운동장에서 행사를 치러야 하는 아이들에게도 사이클 선수들의 운동환경 개선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워낙 예산이 많이 필요한 관계로 교육청의 과감한 지원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