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운영위원회 탐방]-동남중학교 편

▲김종천 동남중 학운위원장

학교운영위원회가 본격 도입된 지 3년이 지났다. 하지만 학교 운영에 관한 사항을 다루는 민감한 조직인지라 제대로 정착하기까지는 아직 요원해 보인다. 특히 사립학교에서의 학운위는 자문기구로 역할이 한정되어 있어 그 위상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이에 대해 포천 관내의 유일한 사립중학교인 동남중학교 김종천(41) 학운위원장은 “학교나 운영위원회가 서로 권한과 권위만 내세우기보다는 먼저 고개를 숙여야 한다”며 “아이들을 위한 일인데 어른들이 줄다리기를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문제가 생겼을 때 서로 견제하고 싸워서 갈등을 일으키기보다는 원만하게 해결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더 교육적인 태도라는 것이다.
동남중 학운위는 이렇게 조화와 단합을 추구하는 덕에 현재까지 큰 마찰 없이 운영되고 있다. 그렇다고 운영을 소극적으로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오해는 사양이다. 학부모회, 교사 등 모두가 협력해 신관과 본관 사이에 햇빛 가리개·가로등을 설치하는데 군의 지원을 따내기도 했고, 화장실·식수 문제 해결에도 앞장섰다.
김 위원장은 동남중 학운위의 또 다른 특징으로 ‘대의원 제도’를 들었다. 학부모위원 5명과 지역위원 2명, 교원위원 4명 이외에 대의원 60명 정도가 학운위에 소속되어 있는 것. 이 제도를 통해 학부모들의 학교 행사 준비나 경제적인 지원이 신속하게 해결되는 한편 대의원들은 학교를 상대로 불편한 점, 건의사항 시정 등을 바로 요구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는 셈이다.
올해 동남중 학운위가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신관이 4층까지 완공되는 것과 급식 식당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동안 동남중학교와 동남고등학교가 한 건물에서 수업을 받았으나 학생수가 급증함에 따라 신관을 신축했는데 예산 부족으로 2층까지만 완공이 된 상태. 따라서 학부모들 사이에는 학습 분위기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급식 식당 마련도 시급하긴 마찬가지.
“할 일이 너무나도 많다”고 말하는 김 위원장의 얼굴에 힘겨운 기색은 전혀 없다. 오히려 “우리 학부모들이 할 수 있는 만큼, 도울 수 있는 만큼 도와서 아이들의 학력이 신장되고 학교가 발전될 수 있다면 그만한 보람이 어디 있겠냐”고 강조한다.
김 위원장과 동남중의 인연은 매우 깊다. 동남중은 김 위원장의 모교이기도 하고 자녀들이 1학년과 3학년에 재학중이기도 하다. 4년 간 추산초교의 체육진흥회장을 맡아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부위원장을 거쳐 올해 위원장에 선출됐다.
김 위원장은 “위원장으로서 제반적인 것을 성찰해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점이 어렵지만 옆에서 도와주는 여러 분들이 있기에 힘이 난다”며 굳은 각오를 내비친다.
서로에 대한 배려와 긍정적인 사고를 밑거름으로 김 위원장과 동남중 학운위가 아이들을 위해 뿌린 노력이 결실을 맺을 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