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에 무게를 두면 실물경제, 행위에 무게를 두면 상징경제
실물경제(實物經濟)란 말이 있는가 하면 상징경제(象徵經濟)란 말도 있다. 실물경제란 무엇이고 상징경제란 무엇인가? 알 것 같으면서도 얼른 대답이 안 나올 것이다. 우선 경제가 무엇인가부터 알아야 한다. 경제란 쉽게 말해서 재화(財貨)의 흐름을 말하는 것이다. 돈과 그에 상응하는 물품의 흐름을 말하는 것이다. 여기서 재화란 재물(財物)과 화폐(貨幣)를 말하는 것이다. 물건과 돈을 말하는 것이다. 경제란 이처럼 돈이 될만한 가치를 지닌 물건(物件)이나 그 행위(行爲)의 결과를 말하는 것이다.
물건에 무게를 두고 말하면 실물경제가 되는 것이고 행위에 무게를 두고 말하면 상징경제가 되는 것이다.
금융(金融) 산업이나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산업으로 유명한 뉴욕과 LA가 상징경제를 대표한다면 농업(農業)이나 공업(工業) 벨트로 유명한 시카고는 실물경제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재화(財貨)의 개념으로 설명하면 시카고는 재(財)를 상징하는 산업을 발전시켜왔고 뉴욕은 화(貨)를 상징하는 산업을 발전시켜왔다고 말 할 수 있다.
그런데 ‘재’와 ‘화’가 같은 경제 객체로 작용한다 하더라도 그 자질(資質) 면에서 보면 이 둘 사이에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화의 경제가 머리 좋거나 재능(才能) 있는 사람들이 그 능력(能力)을 발휘하고 인정받는 무대라면 재의 경제는 땀 흘리며 묵묵히 일하는 사람이 우대(優待)받는 무대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농부나 노동자가 머리가 좋아야 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그저 성실(誠實)한 사람만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의 무대는 그게 아니다. 금융공학까지 들먹이며 설쳐대는 화의 무대는 수학(數學)이나 통계(統計)를 모르는 무식한 사람들이 쉽게 넘볼 수 있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물경제는 쉽게 우리 눈에 들어온다. 실물이 움직이고 그 움직임이 직접적(直接的)으로 피부에 와 닿기 때문이다. 상징경제는 그렇지 않다. 우리 눈에 쉽게 들어오지 않는다. 형체(形體)가 없기 때문이다. 싸이버(cyber) 세계에서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간접적(間接的)으로 오기 때문이다. 폰드(fund)니 MMF니 하는 것들이 다 그런 것들이다. 무슨무슨 파생상품이니 하는 것들이 다 그런 것들이다.
실물경제는 땀의 대가(代價)다. 육체노동(肉滯勞動)의 대가다. 몸이 움직여야 하고 제품(製品)이 나와야 한다. 무언가 만들어내야 한다. 그리고 그 제품이 유통(流通)되어야 한다. 그래서 눈에 띨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상징경제는 그렇지 않다. 상징경제는 아이디어(idea)의 대가요, 정신노동(精神勞動)의 대가다. 형체는 없으나 무언가를 구상하고 무언가를 판다. 그리고 그 대가를 챙긴다. 실제 물건이나 돈이 오고가지도 않는다. 싸이버 상에서 움직이고 숫자와 아이템(item)만 오고간다. 눈에 보일 리가 없다. 그래서 피부에 잘 와 닿지 않는다. 간접적(間接的)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경제가 잘 돌아가려면 균형(均衡)을 이루어야 한다. 실물경제와 상징경제 간에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실물경제만 고집해서도 안 되고 상징경제만 우대해서도 안 된다. 실물경제를 무시하고 상징경제만 부추기면 거품이 생기게 마련이다. 하천(河川)도 없는데 다리를 놓는 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실물경제만 고집하면 경제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 경색(梗塞)되기 때문이다. 돈의 흐름이 멈추기 때문이다. 경제의 흐름이 멈추기 때문이다. 기(氣)가 돌아야 피가 도는 것처럼 상징경제가 돌아야 실물경제도 돌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탐욕(貪慾)과 오만(傲慢)과 안일(安逸)이 문제다. 지나친 욕심(慾心)이 문제다. 노력(努力)은 하지 않고 머리만 굴리는 것이 문제다. 도선(徒善)하려는 마음이 문제다. 남이 쌓아놓은 것을 탐하려는 심보가 문제다. 탐욕과 오만은 재앙(災殃)을 부른다. 모두를 망친다. 모기지 사건이 그것을 잘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너 죽고 나 살자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너도 살고 나도 살고 다 함께 잘 살자는 생각을 해야 한다. 홍익인간의 가르침이 소중한 이유이다. 왼손으로 현을 잡고 오른손으로 활을 켜는 지혜(智慧)를 보듬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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