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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부사의=71] 심원(心猿)과 의마(意馬)

심원=원숭이의 마음, 의마=이리 뛰고 저리 뛰는 망아지
이규임 기자 / 입력 : 2008년 12월 22일

이규임(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심원(心猿)과 의마(意馬)라는 말이 있다. 심원과 의마라는 말은 공부방에서 흔히 쓰는 말이다. 심원이란 글자 그대로 ‘원숭이 마음’이란 뜻이고 의마란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망아지’란 뜻이다. 심원과 의마는 지구력(持久力)과 반대되는 말이다. 잠시도 한 자리에 가만히 있지 못하고 몸을 들석이며 안절부절 못하는 사람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심원과 의마는 지구력뿐 아니라 집중력(集中力)과도 관계되는 말이다. 정신이 산만(散漫)하고 무언가에 쫓기듯이 불안해 할 때도 이 말을 쓴다. 한마디로 말해 지구력과 집중력이 약하다는 것이다.


원숭이는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호기심도 대단하다. 무엇을 보면 가만히 있지 못한다. 달려들고 본다. 움켜쥐고 본다. 한 가지에 집중하지 못한다. 한 곳에 오래 머물지 못한다. 그래서 심원이라 하는 것이다. 원숭이 마음이라고 하는 것이다. 고삐 풀린 망아지도 마찬가지이다. 공연히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한다. 한시도 마음을 한 곳에 두지 못한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한 곳에 정좌(定座)하지 못하고 왔다 갔다 하는 사람이 있다.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마음이 서울 가고 대구 가고 한다. 심원과 의마에 걸려 있기 때문이다.


선방(禪房)이나 수련장(修練場)이나 공부방에선 오래 앉아 있어야 한다. 오래 앉아 있어야 지구력도 생기고 집중력도 생긴다. 오래 앉아 있어야 기(氣)가 쌓이고 깨우침[覺]이 온다. 공부하는 수험생도 마찬가지이다. 오래 앉아 있어야 물리가 트이고 기억력(記憶力)이 증진된다. 풀 단지를 넘나드는 생쥐처럼 자주 들랑거려선 안 된다. 주위가 산만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망두석처럼 오래 버티고 앉아 흔들리는 마음을 바로 잡아야 한다. 그리고 심원과 의마를 떨쳐버려야 한다.


선방(禪房)에선 마음을 비우고 무심(無心)의 경지에 들라고 한다. 수련장(修練場)에서도 그리 말한다. 선방이나 수련장에 앉아 있으면서도 서울 가고 대구 가고 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온갖 잡념(雜念)으로 꽉 차 있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정신을 한 곳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좌(首座)들은 비워야 한다는 그 생각까지도 버리라고 말한다. 그런데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인가? 그래서 나는 단계별로 버리라고 말한다.


첫째는 분심(忿心)을 버려야 한다. 둘째는 잡념을 버려야 한다. 셋째는 욕심(慾心)을 버려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론 의식(意識)을 버려야 한다. 분심이란 남을 미워하고 원망하고 탓하는 것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분심을 가져서는 안 된다. 왜 남을 탓하는가? 내가 있음으로서 상대가 있고 내가 있음으로서 나와 상대와의 관계(關係)가 설정되는 것인데 왜 나는 빼 놓고 상대만을 보는가? 상대가 잘 하는 것은 내가 잘해서 그리 하는 것이고 상대가 못하는 것도 내가 못해서 그리 하는 것이다. 나의 모습이 상대라는 거울에 그대로 나타나는 것이다. 반영(反映)되는 것이다. 그런데 왜 남만 탓하는가? 남을 탓하기 전에 나를 되돌아보고 먼저 자신을 성찰(省察)할 일이다.


잡념을 버린다는 것은 마음의 온갖 잡동사니를 버리는 것이다. 수련하면서도 서울 가고 대구 가고 부산 가고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잡념이 일고 사욕편정(邪慾偏情)이 이는데 정진할 수 있는가? 그러한 정신으로 마귀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가? 그래서 심원과 의마를 잠재우라고 하는 것이다. 원숭이의 마음과 망아지의 망동을 잠재우라 하는 것이다. 심원과 의마를 잠재우고 나면 수마(睡魔)가 찾아온다. 졸음이 찾아온다. 선방이나 수련장에서 가장 힘든 것이 이 졸음과의 싸움이다. 그래서 수면(睡眠)이라 하지 않고 수마라 하는 것이다. 잠재우려 달려드는 마귀란 뜻이다.


지구력과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심원과 의마와 수마는 물리쳐야 할 삼대 적이다. 발본색원(拔本塞源)해야 하는 암(癌)이나 다름없는 적이다. 암은 즉시 다스려야 한다. 시간을 끌면 전위(傳位)되기 때문이다. 심원 의마 수마도 마찬가지이다. 번지기 전에 다스려야 하고 낭패 당하기 전에 물리쳐야 한다. 숙전속결(速戰速決)로 다스려야 한다.

이규임 기자 / 입력 : 2008년 12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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