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茶와 문화 3]백두산차 해발 2천m이상 백두산 정상에서 자란다

 백두산차 해발 2천m이상 백두산 정상에서 자란다

한국의 차성(茶聖)이라 이르는 초의선사의 동다송에 보면 백두산(白頭山)에 차가 있다고 하였다. 한민족(韓民族)의 령산(靈山) 백두산은 최근 천지를 오르는 등산로가 정비되어 오르기가 쉬워졌지만, 수 백년 전에는 목숨을 걸고 오를 수 밖에 없었던 험한 길이었다. 약한 화산암이 풍화되면서 낙석이 쉴새없이 떨어지고, 어느 한곳 안전한 발길이 없었기 때문이리라.

이렇게 험한 산길을 힘들게 오른 우리의 선조들은 백두산 산정(山頂) 부근에서만 자생하는 찻잎을 한줌 뜯어 천지의 맑은 물에 달여서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의식용으로 백산차를 이용하였다. 백두산차의 본래 이름은 고산차화(高山茶花-가오샨차화)이고, 이는 대엽종백산차를 말하며 해발 2000m이상의 백두산 정상에서만 자라는데, 이는 독이 없는 철쭉과의 식물이며 키는 10~30cm 전후로써 마치 잔디처럼 백두산 산정(山頂)을 덮고 있다. 6~7월에 피는 유백색의 꽃은 모양이 진달래와 같고 현지에서는 유황색(乳黃色)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와 동종의 소엽종 백산차의 특징은 잎이 가늘고 해발1000m남짓의 숲이나 늪의 수분이 많은 곳에 빛이 좀 많은 곳은 무릎높이로 숲 속 그늘에서는 가슴 높이로 군락을 이루고 있었는데, 백두산 정상을 오르는 중국측 관문인 북문에서 서문에 이르기까지 180여km가량의 비포장 삼림도로(森林道路)를 경유하는 동안 곳곳에 대량으로 서식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백산차는 독이 없고 솔잎의 향이 많고 차(茶)향이 약하게 나며 기타의 초목향이 어우러져 있다. 현지에서 대대로 살아왔다는 관공서 친구 짱이화의 도움을 받아 차에 관심이 많은 원로분들과 대화를 나눠보니 가오산차화는 예로부터 음용보다는 제천의식에 기도용으로 사용되던 성스러운 우리 한(韓)민족의 차(茶)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남부는 신라때 당나라로부터 들여온 차종이 지리산에서 재배되기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섬진강의 화개동천 인근은 전형적인 여러 차 자생지와 기후와 지형이 닮아 있어 토착화되기에 좋은 환경이다.

우리 차(茶)가 문헌으로 통계를 갖춘 1530년 신증보-동국여지승람 에는 경상도에는 마산 양산 동래 밀양 진주 곤양 하동 산음 단성 고성 진해 등에, 전라도에는 전주 천룡사 부근 나주 광산 영광 함평 고창 장성 진원 무장 고수 흥덕 부안 태인 남평 무안 강진 해남 남원 담양 순천 낙안 보성 광양 동북 화순 등지에 토산차 및 재배 차가 있는데 주로 사찰을 끼고 분포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일제강점기인 1936년 집계에는 광주(光州)에서 5톤을 포함 전남지역에 약8톤의 차 잎이 생산되었다고 하니 전국적으로는 약 20~30톤이 생산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전통의 차로써는 떡차의 일종인 청태전이나 산차(散茶)형태의 백운옥판차 등이 있으나, 명확한 전통제법에 대한 명맥이 잠시 끊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초의선사 의순,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선생과 같은 올바른 민족정신을 계승해준 분들의 기록과 실체로 차 문화가 오늘날 활발하게 전승되고 있음에 감사한다. 우리의 차는 아미노산 데아닌 카데킨 및 수종의 폴리페놀 비타민을 함유하여 비만방지 피로회복 숙취제거 항암효과 등이 뛰어난 고급식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