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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부사의=61] 권리(權利)와 권한(權限)

권한을 말하기 전에 양심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이규임 기자 / 입력 : 2008년 09월 11일

권한을 말하기 전에 양심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권리(權利)와 의무(義務)라는 말을 흔히 한다. 권리란 힘을 말하는 것이다. 누군가를 다스릴 수 있는 힘(control power)을 말하는 것이다. 그 누군가는 자신일 수도 있다. 반대로 의무는 다스림을 받는 것이다. 컨트롤(control) 당하는 것이다.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타인(他人)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다. 강제성(强制性)을 띄는 것이다. 하기 싫다고 그만 둘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좋으나 싫으나 해야 하는 것이다. 영어로는 이를 듀티(duty)라고 한다. 이 뿐이 아니다. 오블리게이션(obligation)이란 말도 있다. 듀티가 남을 의식(意識)하는 것이라면 오블리게이션은 나를 의식하는 것이다. 나의 양심(良心)을 의식하는 것이다.


권한이란 권리의 한계(限界)를 말하는 것이다. 권리행사의 제한(制限)을 말하는 것이다. 너나 할 것 없이 권리만을 주장(主張)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세계가 될 것이다. 힘센 자가 잡아먹는 동물의 세계가 될 것이다. 그래서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다.


권리의 한계를 정하는 것이다. 그 기준을 말하는 것이 헌법(憲法)이요. 법전(法典)에 실려 있는 모든 법조문(法條文)이다. 권리를 행사하더라도 법이 정한 한도 내에서 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한계를 벗어나면 권한을 벗어나는 것이고 월권행위(越權行爲)가 되는 것이다.


권리와 권한은 이처럼 엄격(嚴格)히 구분되는 것이다. 권한은 법령(法令)에 의해 일정한 자격(資格)을 갖춘 사람에게 주어지는 재량(裁量) 내지는 제한된 힘이다. 권리이론에서 권리의 일부로 논의(論議)되기도 하지만 권한은 개인의 자의적(恣意的)인 선택을 핵으로 하는 자유권(自由權)과는 그 성격이 확연히 다르다. 예컨대 치과의사가 심장수술을 하는 것은 치과의사 권한 밖의 일이다. 치과의사의 권한이 법령에 명백히 규정(規定)되어 있고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자의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문직(專門職)으로서 모든 사람들의 권한엔 이처럼 그 실행(實行)에 한계가 있는 것이다. 


권한이 힘은 힘이되 제한된 힘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힘은 자격을 갖춤으로써 얻을 수 있는 힘이라는 것이다. 권리를 행사하되 자격을 갖춘 사람이 그 한계 내에서만 행사하라는 것이다. 우선은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 그 다음 다스릴 수 있는 힘이 주어지는 것이다. 자격을 갖춘 연후에 권리가 부여(附與)되는 것이고 권한이 설정(設定)되는 것이다. 권한을 벗어나면 월권이 되는 것이고 권리만 주장하면 약육강식의 세계가 되고 마는 것이다.


권리를 말하기 전에 의무를 생각해야 한다. 듀티를 생각하고 오블리게이션을 생각해야 한다. 듀티를 다 하고 오블리게이션을 다 할 때 권리는 빛나는 것이고 그 당위성(當爲性)을 더하게 되는 것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쥬(noblesse oblige)! 얼마나 아름다운 말인가! 얼마나 자랑스러운 말인가!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충신(忠臣)보다 양신(良臣)을 더 그리워하는 이유이고 충신보다 양신을 더 높이 평가(評價)하는 이유이다.  


권한을 말하기 전에 양심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자신을 되돌아보고 성찰(省察)해야 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의 경계선(境界線)을 인식하고 그 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 경계선을 넘는 순간 월권이 되는 것이고 법의 심판(審判)을 받게 되는 것이다. 양심의 가책(苛責)을 받게 되는 것이다. 권한을 말하기 전에 자신이 부여받은 직능(職能)과 자질(資質)을 간단없이 성찰하고 연마(鍊磨)해야 한다. 그 누구도 범할 수 없는 오소리티(authority)를 지켜야 한다. 권위(權威)를 지켜야 한다.  


권위를 지키되 권위의식(權威意識)을 가져서는 안 된다. 권위는 현재(現在)의 것이요 권위의식은 과거(過去)의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날의 것이요 지난날의 잣대이기 때문이다. 현재가 중요하다. 현재를 무시하고 권위의식만 찾으면 안 된다. 이미 트랜드(trend)가 바뀌고 데이터(dater)가 바뀌었다. 관행에만 집착하지 말고 권리와 권한을 새롭게 인식하자. 그리고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을 이어나가자.

이규임 기자 / 입력 : 2008년 09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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