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혜 학생명예기자단 부단장(사진·운담초 6년) 삼복더위와 씨름하던 여름도 저만치 물러가고 어느새 입추라는 절기를 맞이했다.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기운이 가을을 재촉하고 풀벌레 소리들의 합창은 오케스트라를 무색케 할 정도로 너무 너무 아름답게 들려오는데 8월 21일에 있을 영재학급 현장학습을 떠올리게 된다. 남양주 두물머리 애벌레 생태학교란 어떤 곳이며 어떻게 생겼을까? 두물머리라고 누가 이름을 지었을까? 그 곳에는 어떤 종류의 애벌레들이 모여 있을까? 지구촌 여러 종류의 수입종류도 많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든다. 이 생각 저 생각에 엎치락 뒤치락 잠을 설치며 지난 봄 태안봉사 때에 뿌듯했던 일을 생각해 보았다. 설레임 속에서 출발했지만 힘들고 어려웠던 1박 2일의 시간들은 바다의 정화를 위해 최선을 다했었는데 그 당시를 생각해 보니 그래도 또다시 기대가 된다. 또한 여름방학 과제로 현장체험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고 캠프에 관한 기사도 써야 했기에 마음이 조금은 무겁기도 하고 소심한 성격 탓에 같이 앉기로 한 친구가 안 오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되었다. 하지만 배낭 안에는 엄마가 새벽에 말아주신 예쁜 김밥과 준비물이 하나 둘씩 채워지고 운전기사님의 시동거는 소리와 함께 차창 밖의 풍경들이 스쳐 지나가고 있는데 언제 수해가 나고 태풍이 지나갔냐는듯이 여기 저기에 빨간 고추가 널려있는 가을마당과 옥상과 하우스 안은 가을의 풍요로움을 더해주는 듯하다. 남양주에 위치하고 있는 애벌레 학교에 도착해서 수서곤충, 파충류, 나비관찰, 미꾸라지 잡기가 시작되었다. 제일 먼저 누에고치에서 비단실 뽑기였는데 실이 잘 뽑아지도록 누에고치를 미리 물에 담가 놓았다가 꺼내서 풀어보았다. 물레를 이용해서 뽑았던 것보다는 친구와 함께 손으로 뽑는 것이 더욱 더 재미있고 특이한 것은 실을 풀으면 흰색인데 감으면 누런 빛깔을 띄고 있으며 고치의 실을 다 풀고 난 번데기를 우리가 맛있게 먹는다는 것이다. 전에 먹었던 기억은 번데기가 불쌍하기도 하고 갑자기 소화가 안되는 것 같기도 했다. 다음은 나비에 관한 나비관으로 향했다. 나비관이니까 들어가면 수많은 예쁜 나비들이 날개춤을 추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들어가보니 나비 한 마리 보기가 어려워서 실망했는데 알고 보니 나비 구경이 아니고 성장과정의 모든 것들을 배우는 곳이었다. 그 곳에서 몸에 까만 점들이 눈처럼 보이게 하고 냄새나는 풀을 먹고 자신의 몸으로 냄새를 배출하는 교묘한 방법으로 적으로부터 자신의 몸을 보호하는 애벌레들의 영특함이 새삼 우리 모두를 놀라게 했다. 사람도 동물도 미물들도 자신이 살아남기에 얼마나 많은 노력과 위장과 변신을 하는지 우리 학교 전학생들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여러 가지 파충류를 보면서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직접 만져볼 수 있고 설명을 들으며 관찰하면서 기록할 수 있으니 너무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 평소에 징그럽다고 생각했던 뱀, 거북이, 거미 등을 만져 보는 것만으로도 힘이 느껴지고 차가운 기운이 감돌고 혀를 날름거리면서 휙 하는 괴음으로 목을 갈아 조이는 듯한 전설의 고향을 보는 것 같아 무시무시한 느낌이 들었다. 어떤 친구는 노란색 빛깔을 띠고 있는 뱀을 목에다 걸고 자신을 과시했지만 너무 징그러워서 온몸이 쪼그라드는 듯한 공포에 떨었는데 내게도 만져볼 수 있는 기회를 통해서 무서움이 조금은 더는 듯 했다. 생각보다 부드럽고 순한 느낌이 마음을 평온케 해 주었다. 거북이 또한 등껍질이 아주 딱딱해서 발과 목과 발가락 모두가 딱딱하지는 않을까 의심했는데 이럴 수가 있을까...인절미보다 더 말랑말랑 하고 아기피부만큼이나 촉촉하고 부드러웠다. 거미는 털이 아주 많았는데 ‘타란툴라’ 라고 말하며 겁을 주는 친구들 때문에 첫번 안아보는 것은 실패했지만 두 번째는 조심스럽게 차분히 임했으므로 안아보는 일에 성공했다. 조금은 날카롭기도 한 것이 손바닥에서 팔로 스멀스멀 기어올라오는데 소름이 돋고 가슴이 쿵쾅거리고 숨이 차는 듯 함을 꾹 참았다. 다행히도 독이 없는 거미라 해서 안심은 했지만 실전에는 약한 내 자신이 드러나고 말았다. 다음 미꾸라지를 잡는 시간이 되어 벅찬 기대감에 진흙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는데 말 그대로 미끌거려서 진흙 밟기도 힘들어 미꾸라지 잡기도 여간 어려웠다. 양 손가락을 벌리고 진흙을 감싸듯이 떠올리는 자세로 몇 번 시도한 끝에 드디어 1마리 잡아 올렸다. 짜릿한 승리감에 아싸 소리가 절로 나오고 손가락은 벌써 v자를 만들고 있었다. 징그러웠던 것이 귀엽고 예쁘고 또 만져보아도 쏙쏙 빠져나가는 모습에 우리의 삶 속에서 하기 싫은 일이 눈앞에 닥쳤을 때 미꾸라지처럼 쏙쏙 빠져나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생각도 했다. 여벌의 옷을 챙겼지만 그래도 옷 젖는 것이 싫어서 얕은 진흙 속에 섬나 잡아 올렸다. 처음에는 바가지로 진흙을 떠서 올렸는데 친구들은 손만 넣으면 척척 잡아 올리는데 마냥 부럽기만 했다. 손으로 천천히 몰다가 확 잡는 방법을 터득했지만 너무도 늦은 시간이라 못내 아쉬움만 남았다. 배판이 노랗고 등이 검푸른 빛이 감도는 미꾸라지들을 모두가 집에 가지고 가고 싶어했지만 다음 체험 학생들을 위해서 두고 가야 한다는 인솔선생님의 한 말씀에 그대로 따랐다. 좁은 물가에서 발을 담그고 찰방찰방 물보라도 튀기고 꼬물꼬물 발가락을 움직여서 진흙 속에서 수고한 발에 피로도 풀었다. 내려오는 길은 자갈길이라서 발바닥 지압도 하고 햇볕에 달구어진 돌에 찜질도 하고 재잘거리며 하루가 저물고 차량에 등을 기대며 체험 현장에서 메탈리포 가위 사슴벌레를 삶아서 스티로폼에 채집 장식한 꼭 살아있는 듯한 멋진 곤충 표본과 장수 풍뎅이의 조그만 애벌레가 들어있는 유리병을 들여다보면서 신기하고 또 신기해서 지루한 줄도 모르고 집에 도착했다. 며칠 후 창가에 두었던 작고 귀여운 애벌레가 커다란 굼벵이로 변신해서 병속을 기어다니고 있는 경이로움에 우리 가족 모두는 놀라움에 감탄했다. 이제 얼마 있으면 의젓한 풍뎅이로 탈바꿈해서 날개를 달게 된다. 그 때가 되면 자연으로 돌려보내도 되고 인터넷 경매도 가능하다고 했다. 오늘도 부드러운 톱밥 유리병 안에서 커다란 애벌레는 꿈틀거리며 더 넓은 세상을 향해 예쁜 꿈을 꾸고 있는 모양이다.
조은혜 학생명예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09월 0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