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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딸아이의 첫월급


김미경 주부명예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09월 01일

“유나야 축하한다. 니가 1학년 전체 수석이더구나. 축하한다. 짝짝짝~~~ 추카추카”
딸아이의 핸드폰으로 온 주임교수의 문자메시지입니다. 가슴 뭉클한 감동이 밀려옵니다.
“그동안 고생했다.”저의 한 마디에 딸아이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딸아이는 공부를 꽤 잘합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늘 상위권을 유지했고 고등학교에서는 늘 전체 수석을 한 아이입니다. 장학금 받고 학교 다니고, 새벽에 신문배달로 용돈을 벌어 쓰고, 저녁엔 통닭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며 푼푼이 저축도 하는 알뜰하고 착한 딸입니다.
그런 딸이 집안 형편 때문에 서울장안의 번듯한 대학에 입학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전문대학에 입학하여 공부하는 모습을 볼 때면 늘 가슴이 아파왔습니다.
대학에서 꼭 장학금을 받겠다고 1학기를 마치고 휴학을 한다고 했을 때는 못난 부모 만나서 아이가 고생한다 생각하니까 더 가슴이 아파왔죠.
전문대학이라 장학제도가 부실하여 전교생 240명 중에 1등을 해야지만 등록금을 전액 면제받는 장학생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1년을 휴학하는 동안 딸아이는 푼푼이 아르바이트를 통해 모은 돈으로 운전면허를 땄습니다. 1년 후 2학기에 다시 복학해서 열심히 공부하더니 All A+, 평균 98.5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새벽 신문배달을 하고 낮에 학교 다니며, 밤에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나면 밤을 새워 과제를 하고, 시험공부를 하더니 그 결과가 나타난 겁니다.
그런 딸아이가 첫 월급을 받고 저에게 선물을 한 적이 있습니다. 딸아이는 유치원 다닐 때부터 초등학교 1학년인 언니와 함께 신문배달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석간신문인 중앙일보지국을 운영하고 있던 저는 두 아이에게 신문을 들고 동네 한 바퀴를 배달하도록 시켰습니다.
오후 4시경인 한 낮에 몇 부 되지 않는 신문을 배달하던 큰 딸과 작은 딸은 무척 재미있어 했습니다. 동네에서 아시는 분들이 모두 알아봐 주시고 착하다고 칭찬도 해주시며 과자와 용돈 등을 주시기도 했기 때문이죠. 과자나 용돈을 주시면 절대로 받으면 안된다고 아이들에게 교육도 시켰죠. 그리고 한 달이 지나 아이들에게 첫 월급을 2,000원 씩 주었습니다.
“첫 월급을 타면 원래 부모님께 속옷을 선물로 사드리는 건데 너희는 엄마, 아빠에게 무얼 사줄래?”하고 남편이 장난삼아 묻자, 아이들은 궁리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더니 나가서 컵 라면 4개를 사들고 들어 왔습니다. 2개는 엄마 아빠 것, 그리고 2개는 저희들 것이라면서 좋아하는 아이들이 대견하여,“고맙다. 잘 먹을게.”인사를 하고 우리 부부는 아이들과 함께 컵라면을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신문을 배달한 지 몇 달 후 아이들에게 자전거를 하나씩 사 주었습니다. 뒤에 보조바퀴가 달리고 앞에 조그만 바구니가 달린 어린이용 자전거를요.
“이건 너희들의 월급으로 사주는 거니까 너희들 거야.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월급도 더 많이 받아 너희들 용돈으로 쓰고 저축도 해라.”하고 말하자 아이들은 너무나 기뻐했습니다.
자전거가 생겼으니 자연 신문배달 부수도 늘어나고 구역도 더 넓어졌겠죠. 월급도 더 많이 받구요. 월급의 절반은 저축하고 절반은 용돈으로 쓰라고 일주일에 한번 씩 나누어 주었습니다. 몇 년 후 아이들이 자라남에 따라 자전거도 큰 것으로 바꾸어 타고 다니며 배달을 했고, 막내아들도 5살 때부터 누나들을 따라 신문 1부를 들고 배달을 시작했습니다. 몇 년 후엔 오토바이로 배달을 하게 되면서 시내는 우리 아이들이 모두 배달을 했습니다.
이제는 첫 월급을 타던 옛날 얘기를 딸아이와 하면 무척 재미있어합니다. 지금도 그 시절을 또렷이 기억하며 당시 내가 하던 말까지 그대로 흉내내어 장난을 치는 딸이 대견하고 미덥습니다.
그 딸이 이제 대학생이 되어 장학금을 받으며 졸업준비를 위해 연수를 받고 실습을 나가고 있습니다.
“어이, 김 여사, 엉덩이가 빵빵한데...”제 엉덩이를 손으로 툭툭 치며 장난을 치는 딸아이....저는 눈을 흘기면서도 기분 나쁘지 않은 내색을 합니다.
동네에서 며느리감 1호로 점 찍히고, 이쁘고 착한 딸로 소문난 우리 딸. 지금처럼 건강하게, 밝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김미경 주부명예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09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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