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년 6월 21일 제5회 포천문예대학의 마지막 행사인 문학 기행을 가는 날이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문예대학 수업은 포천 문인에게는 재충전의 시간이었고 학창시절 문학에 꿈을 가지고 계셨던 아줌마 아저씨들의 열정의 특강무대였다.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의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한 구절이라도 더 담고 싶은 문인들의 열정이 초롱초롱 빛나서 눈이 부실 정도였다. 아침 7시30분, 사무국장님의 욕심으로 정말 뜻 깊고 꼭 가보고 싶었던 문학지인 경남 하동을 향해 출발하였다. 첫 번째 일정으로 하동군 진교면 술상리 금오영당에 안치하신 시인 정공채 님의 묘소를 참배했다. 미처 잔디가 뿌리를 내리지도 않은 것이 아직도 그분의 온기가 남아있는 듯 했다. 포천 문인 34인은 선생님 전에 모여 추모시를 낭독하고 묵념으로 선생님의 시심을 가슴속에 가득 담아왔다. 하늘에서도 우리의 마음을 아는지 부슬부슬 비를 뿌리고 있었다. 선생님은 한줌 흙으로 돌아가셨지만 그분의 시심은 우리나라 시단에 널리 울려 퍼지고 있음을 우리는 기억해야하리라. 바쁜 일정관계로 서둘러 하동군 북천면 직전리에 위치한 이병주 문학관을 향해 차를 달렸다. 소설 지리산으로 유명하시지만 우리나라 문학사 중에 80여권의 방대한 작품을 남기셨으며 작가로서의 자유를 위해 싸우시다가 감옥에까지 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존경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글 쓰는 사람들이 진정 본받아야 할 정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경남 하동을 대표하는 고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 문학관을 행해 출발했다. 약 30분 정도 섬진강줄기를 따라 달렸는데 강줄기를 따라 녹차 밭이 소담스럽게 펼쳐진다. 촉촉이 내리는 빗속에서 섬진강과 녹차 밭은 더욱더 청명하게 빛났다. 사랑하는 연인들의 드라이브 코스로 최상급이니 언젠가 다시 한번 와봐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30분을 달려 도착한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문학관, 버스에서 내려 땅을 밟으니 하동 땅의 기가 나를 얼싸 안는다. 명당중의 명당이었다. 뒤편으로는 봉우리가 선명한 산들이 겹겹이 감싸고 있고 눈앞에는 모내기를 갓 끝낸 파릇한 들판이 한없이 펼쳐져 있으며 그 가운데 부부송이라 불리우는 소나무 2그루가 정겹게 서있다. 그 옆을 가로질러 섬진강을 휘감아 도는 물줄기가 모이는 형색은 가히 큰 인물을 배출할 명당임을 설명해 주고 있다. 소설 토지를 기념하기 위해 건립해놓은 최참판댁은 그 생생함이 내가 소설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한다. 소설 토지의 촬영 세트장과 평사리 문학관을 제대로 둘러보기에는 시간이 너무도 부족하여 아쉬움만 내발 끝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너~ 무 좋고~”하면서 경상도의 액센트를 가득 넣은 사투리로 본인 감동의 설명을 해 주시던 차 문화원 국장님의 열정과 방긋 웃는 미소가 오래도록 시야에 머물러 있다. 기념촬영으로 토지문학관에 다녀옴을 담아놓고 버스에 몸을 실었다. 마지막으로 조영남씨의 노래로 유명한 화개장터에 들러 동동주에 재첩무침으로 목을 축이니 모두가 흥에 겨워 문학에 대한 못다 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시와 노래와 춤이 어우러지고 나이와 성별을 떠난 직장과 계급을 떠난 한마음의 축제를 즐기기도 했다. 오후 10시30분 마지막 휴게소인 안성에서 늦은 저녁으로 먹었던 우동의 맛은 여행으로 지친 속을 시원하게 풀어준다. 이번 문학 기행을 통해 많은 회원 분들의 허심탄회한 대화가 이루어졌음에 그것이 포천문인협회 발전의 원동력이 되리라 기대해본다. 포천문예대학 5기 수강을 통해 문인들은 무엇인가 담아갈 수 있는 문학모임이 있다면 아무리 먼 곳일지라도 열정을 가지고 달려 올 수 있음을 느꼈다. 동두천에서, 양주에서, 운천에서 달려오신 문인들의 열정과 포천 문인들의 노력이 축제의 한마당이 되어 시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축제가 되는 꿈을 가져본다.
용경자 주부명예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06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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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년 06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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