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미(사진·주부명예기자단 이사) 함께 고기 잡아 술 마시며 해토된 논밭에 거름피고 트랙터로 쟁기 달아 내 밭 갈고 형 밭 갈자 약속은 허망하고 손과 발이 되어준 트랙터가 46년의 짧은 삶을 가져가다니... 모질고 세찬 바람에 어린 자식들과 아내는 어찌하라고...캄캄하고 막막함에 물 한 모금 넘기지 못하고 정신 잃어 혈관으로 수액이 들어가 반짝 정신 들어 찢어지는 가슴으로 피눈물 토해낸다. 목장지기들과의 스키캠프, 가까운 산행, 밭 갈며 마시던 막걸리, 함께 했던 여행이 마지막 추억이 되고 무엇이 그리도 급해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났는지 알 수가 없다. 다음 생에는 그렇게 말없이 떠나지는 말아다오. 억지로 갈라놓은 것을 아는지 회색빛 하늘에서 부슬부슬 비가 내린다. 무자년 이월 정미 삭 이십일 병인. 친구들이 돌로 각을 만들고 문패를 세우며 흙 묻은 잔디로 지붕을 덮고 들어가 추억이 되어버린 당신, 강한 햇살에 목마르고 모진 비바람 추위를 이겨내면 새봄에 움트는 파릇파릇한 잔디로 돋아나듯 서로에게 뿌리가 되어 아이들과 아내는 우유 짜서 송아지 먹이며 당당하게 살아 갈 수 있도록 방패가 될 것이니 목장 걱정일랑 벗어버리고 편히 잠드소서. 훗날 해맑은 웃음으로 가족들과 잔디에 앉아 술 한잔 기울이며 당신과 함께 한 기억들은 이곳 마전리 햇살과 함께 영원히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 살아 있을 것이오.
이은미 주부명예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05월 0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