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임 한국영상제작학회 명예회장 세상은 상상(想像)의 산물이다. 생각의 산물이다. 생각 속에 존재하는 것이다. 실제로 존재하더라도 우리의 생각 속에 머물지 않는다면 의미(意味)가 없다. 생각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생각은 무엇으로 하는가? 머리로 하는가? 마음으로 하는가? 물론 생각은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심(心)으로 하는 것이다. 퇴계 선생의‘성학십도(聖學十圖)’를 보면 제6도에‘심통성정도(心統性情圖)’라는 것이 있다. 마음이 성정을 다스린다는 말이다. 성정이란 수시로 변하는 우리의 마음을 말하는 것이다. 이성(理性)과 감성(感性)을 말하는 것이다. 생각을 말하는 것이다. 그 생각이 어떻게 변하는 것인가? 퇴계 선생은 마음의 변화를 오행에 따라 측은한 마음(惻隱之心), 사양하는 마음(辭讓之心), 부끄러워하는 마음(羞惡之心), 시비를 가리는 마음(是非之心), 충실하려는 마음(誠實之心)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오행으로 볼 때 측은한 마음의 본성은 목(木)이라는 것이다. 나무라는 것이다. 나무는 살아있을 때뿐 아니라 죽어서도 우리에게 생기(生氣)를 준다. 그 생기가 우러나는 감정(感情)의 근원을 인(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인(仁)은 생(生)을 내포하고 있으며 이성(理性)의 근원인 애(愛)가 없이는 생(生)이 탄생할 수 없다. 여기서 애(愛)란 음양(陰陽)의 조화(調和)를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仁)은 애(愛)의 이치를 갖추고 있으며 그 마음이 발동하면‘측은한 마음’이 생긴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오행으로 볼 때 사양하는 마음의 본성은 화(火)라는 것이다. 불이라는 것이다. 불은 우리에게 이로운 것이나 언제나 이해(利害)를 수반한다. 그래서 조심해야 한다. 그 조심하는 감정(感情)의 근원을 예(禮)로 표현한 것이다. 예(禮)는 받드는 마음 즉 이성(理性)의 근원인 경(敬)이 없이는 우러나지 않는다. 이처럼 예(禮)는 경(敬)의 이치를 내포하고 있으며 그 마음이 발동하면‘사양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부끄러워하는 마음의 본성은 금(金)이라는 것이다. 쇠붙이라는 것이다. 금기(金氣)는 모든 것을 수렴한다. 제자리로 돌려놓는다.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감정(感情)의 근원을 의(義)로 표현한 것이다. 의(義)는 바르다는 것이다. 떳떳하게 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의(義)는 이성(理性)의 근원인 의(宜)의 이치를 갖추고 있으며 그 마음이 발동하면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시비를 가리는 마음의 본성은 수(水)라는 것이다. 물이라는 것이다. 물은 차고 넘침을 가려준다. 차고 넘침을 가릴 줄 아는 슬기로운 감정(感情)의 근원을 지(智慧)로 표현한 것이다. 지(智慧)는 시비(是非)를 가려준다. 분별(分別)해 준다. 이처럼 지혜(智慧)는 이성(理性)의 근원인 별(別)과 통한다. 분별(分別)로 통한다. 그래서 지(智慧)는 별(分別)의 이치를 내포하고 있으며 그 마음이 발동하면 시비를 가리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충실하려는 마음의 본성은 토(土)라는 것이다. 흙이라는 것이다. 흙은 모든 것을 포용한다. 그리고 모든 곡식이 자라나 열매를 맺게 해준다. 이처럼 결실을 가져오는 토(土)는 실(實)과 통하고 실(實)은 신(信)과 통한다. 그래서 모든 것을 포용하고 열매 맺어주는 감정(感情)의 근원을 신(信)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 같은 신(信)은 이성(理性)의 근원인 실(實)의 이치를 갖추고 있으며 그 마음이 발동하면 충실하려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이처럼 마음(心)이 무원칙하게 성정(理性感性)을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 기본단위인 오행에 따라 작용하고 있으며 이 성정(性情)의 변화가 곧 사유체계(思惟體系)를 이루어 심리변화(心理變化)를 주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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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년 03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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