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자리잡지 못한 토론문화, 학운위원들의 전문성 부족, 폐쇄적인 학교 사회, 학부모의 관심부족 등 도입 8년째로 접어들고 있는 학교운영위원회의 정착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 허범철 학운위원장은 일단 동의했다. 일부 학운위원들 조차 학운위라는 조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현실에 대해서 묻자, 허 학운위원장은 ‘그런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한다. “학교교육과정이나 예·결산, 각종 수익자부담 사업 등 심의에 전문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심의를 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또 학교측에서 제출하는 안건이나 심의 문건이 친절하지만도 않으니 학운위원들이나 학교측이나 안이한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는 것도 무리는 아니죠” 현행 제도상으로 학교장은 당연직 교원위원이며, 학교운영위원회 상정 안건의 90%이상을 학교장이 제안하여 상정하고 있다. 교장의 상정안에 대한 이의을 제기하는 것은 교사, 학부모 모두 껄끄러워 하는 부분이다. 이런 부분이 학교운영위원회의 자유로운 토론분위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허범철 학운위원장은 이를 위해 최소 일주일 전에 미리 학교측의 안건을 학교운영위원들이 받아볼 수 있게 학교에 건의한 상태이다. 허 위원장은 “학교운영위원회 회의 같은 공식적인 자리에선 말을 아끼는 학부모, 교사위원들도 사적으로 만나 저녁이라도 함께 하면 이야기가 나온다”며 비공식적인 모임을 자주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학교, 학생, 학부모 모두를 껴안고 나가는 것이 학교운영위원회가 할 일인 것 같다”는 허 학운위원장은 학부모와 교사들이 좀더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얼마전 다과회를 가지기도 했다. 얼마전까지 일동종고 학운위원장을 맡아 왔던 전문학운위원 허범철 위원장은 “아직 미흡한 점이 있긴 하지만, 학운위의 도입으로 정보가 공개되는 등 학교운영이 투명해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급식 업체 선정에 따른 잡음이나 이권개입 논란 같은 것들을 없애기 위해 일동초교는 공개입찰 방식을 도입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어떤 의사결정도 학운위원들과 함께 합니다” 학운위자체의 민주적 운영도 학운위 성공의 관건이다. 학운위 자체가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를 가지지 못한다면 학교운영이 제대로 될 수 없다. 허 위원장은 “학운위가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선 학운위원들의 관심, 전문성도 요구되지만 학교장의 열린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는 학교장에 따라 학교운영위원회의 활성화 정도에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반영한다. “일동초교는 동문회, 학운위, 어머니회, 체육진흥회 등 각종 단체와 교사, 학교 모두 힘을 합쳐 굴러갑니다. 계속 굴러가도록 모두 노력해야죠” 일동초교는 올해 80주년을 맞이한다. ‘80주년을 맞이하는 일동초교에 힘을 실어주는 힘있는 학교운영위원회를 만들어갈 것’이라는 허 위원장의 바램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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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4년 04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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