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景氣)가 갈수록 힘들어지는 지금, 서민들은 생계권과 관련해 당연히 민감해진다. 특히 대형유통매장 등에 밀려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는 재래시장은 더욱 그럴 수 밖에 없다. 영북면 운천리의 재래시장 일명 시장통, 이 곳에 지난 6월부터 하수관거 정비 공사가 시작됐다. 가뜩이나 장사가 시원찮은 판에 시장 한 복판을 가르는 하수관거 정비 사업이 반가울 리 없다.
초기에는 소음과 먼지, 공사일 등 때문에 공사업자와 주민들의 마찰이 빈번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횟수가 줄었는데 그 가운데 민국건설(주) 임용호(45) 대표가 있었다. 시장통 주민들은 임 대표에 대해 칭찬이 자자하다.
좌판을 깔아 놓고 반찬을 팔던 할머니는 하수도가 없어 배추 씻고 물을 그냥 버리는 통에 주변 상인들에게 원성을 듣곤 했는데 이번에 임 대표에게 부탁을 해 하수도를 하나 만들었다. 할머니는 "소원풀이 했다"며 임 대표에게 연신 감사를 표했다.
또 공사 초기에 포크레인이 한 화장품 가게의 처마를 부쉈는데 계속 보수를 차일피일 미뤄오던 차에 임 대표에게 직접 하소연하니 바로 시정이 됐다는 말도 주민들은 전해준다.
맨홀이 두 곳 필요하다는 주민의 말을 듣고 타당성을 검토해 들어주고, 공사하면서 금이 간 정육점의 기소공사를 다시 해주는 등 공사가 끝난 9월 초까지 3개월동안 임 대표가 주민들 편에 서서 편의를 봐준 일이 여러 건이다. 또 민 대표는 행여 주민들이 다칠까봐 야간에 꼭 공사현장을 둘러보고 안전봉 정리 등을 하곤 했다.
사보나씨는 "감정을 우선 앞세우는 게 아니라 논리적으로 안 되는 이유를 차근차근 설명해준다"며 "재료를 아끼지 않고 한 발 양보해서 가급적이면 주민과 마찰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데 정말 사람 진국이다 싶었다"고 말했다.
7년째 하수관거 공사를 하고 있다는 임 대표는 "처음에는 주민들이야 어떻든 공사 빨리 해서 돈 적게 드는 게 관건이었는데 몇 해 하다보니 진짜 남는 게 뭔지 알게 되었다"며 "다른 지역과 달리 주민들이 깨어있어서 오히려 협조를 더 잘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공사에서는 시행사인 대림건설 소장과 동명감리단 등이 직접 운천에서 숙식하며 일일이 챙겨서 공사가 잘 마무리 된 것 같다"며 "포천하고 궁합이 잘 맞아 포천으로 사업장을 옮길까 생각중"이라고 농담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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