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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려는 사람들이 모였다”

우리나라 유일의 장애인 자립 카페
김국진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4년 04월 09일

우리나라 유일의 장애인 자립 카페
편견을 바꾸기 위한 영화제도 열어


지난해 10월, 세상의 편견을 바꾸려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시작됐다. 바로 소흘읍 고모리에 있는 카페 ‘젠(ZEN)’의 개업이 그것이다.
카페 ‘젠’은 정신지체 장애우들이 서빙을 하며 자활의 꿈을 키워 가는 곳으로 이곳의 종업원은 모두 장애인들이다.
이곳을 운영하고 있는 신상국(34)ㆍ최민숙(32)씨 부부는 ‘사장님’이라고 불리는 것을 어색해 하는 사회복지사다.
신씨는 사회복지법인 ‘애덕의집’에서 운영하는 ‘소울카페’에서 장애인들에게 서비스교육을 가르쳤던 교사다.
현재 카페 ‘젠’의 종업원으로 있는 이일권(33)씨와 윤성연(20)씨는 신씨가 소울카페에서 가르쳤던 정신지체장애인들이다.
이들 부부가 사재를 털어 이곳에 카페를 연 이유는 장애인들이 혼자서도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서다.
카페에서 서빙하는 것 뿐만 아니라 교육을 통해서 이들이 충분히 커피도 만들고 계산도 할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은 이들 부부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편견에 쌓여 있었다. 신씨 부부는 너무나 큰 실망과 좌절을 맛봐야 했다. 장애인이 서빙한다 해서 카페에 들어왔다 그냥 나가는 손님이 부지기수였다.
지난 11일에는 고모리 얼음 축제에 맞춰 ‘제1회 ZEN영화제’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 영화제를 통해서 정신지체장애인에 대해 일반인들이 바른 인식을 확립하고 사회적 편견을 극복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처참할 정도였다.
3천여명이나 참여한 고모리 얼음축제에 비해 바로 옆에서 개최한 영화제에는 고작 30여명만이 방문했을 뿐이었다.
“지금은 카페를 얼마나 오래 유지할지 장담 못하는 상황”이라며 힘겨운 현실에 맥이 빠진 듯 신씨가 말했다. 그래도 열심히 일하려는 종업원들을 보면 많은 힘이 난단다.
이곳이 좀 알려지면서 장애인들을 고용하겠다고 취업 의뢰가 들어오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이 교육생을 더 받지 못할 상황이라 너무나 안타깝다는 게 이들 부부의 말이다.
서비스 교육을 받은지 1년이 된 일권씨와 성연씨. 이들의 목표는 혼자 자립해서 살아가는 것이다. 더 나아가 카페사장이 되는 것이 꿈이다.
지난해 12월 최민숙씨가 복지관에서 돌보던 김미향(19)씨가 새식구가 돼 카페 분위기는 한껏 밝아졌다. 아직은 인사교육을 받고 있지만 두 오빠들이 잘 가르쳐주고 있어 앞으로는 요리까지 배울 생각이란다.
카페 ‘젠’에 손님이 좀 더 온다면 세상을 바꾸려는 이들의 고행이 조금은 수월해지지 않을까? 다음달 대보름 축제(2월5일)에 ‘제2회 ZEN영화제’가 열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깨트리는 이들의 작업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한편 복지하우스 카페 ‘젠’(www.bokjihouse.co.kr)은 장애인들이 서비스업종에서 일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실무경험을 쌓는 곳이다. 현재 2기 교육생을 모집하고 있다. 문의 031-542-5119

김국진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4년 04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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