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오 각 균(포천시청 기획담당) | “녹음방초 승화시(綠陰芳草 勝花時)“라! 신록의 푸르름이 꽃보다 더 아름다움을 발한다면서 6월만 되면 어김없이 서두언을 해 주셨던 이진호 군수님!
그 좋아하시던 계절을 뒤로하시고 이 추운 엄동설한에 떠나셨다니 이 무슨 변고이며 날벼락입니까?
창문밖 햇살은 오늘도 어김없이 눈부시고 일모도원(日暮途遠)이라 아직도 할 일도 많으시고 갈길도 먼데 인생(人生) 70 고래희(古來稀)라고 비록 산수(傘壽)에 이르셔서 생을 달리 하셨지만 매사 대공무사(大公無私)의 원칙을 세워 오신 군수님께서 이제 자연의 섭리에 따라 생을 마감하심에 이토록 우리 모두의 평상심(平常心)에 잔잔한 감동과 동요가 일고 심안(心眼)의 언저리에 이슬을 맺히게 합니다.
일제시대 18세때 결혼하시어 또한 공직에 첫발을 내 딛으시며 오늘에 이르기까지 말 그대로 파란만장한 우리의 현대사에서 공직60년, 결혼60년이라는 세인(世人)이 감히 엄두도 낼 수 없는 엄청난 일을 이루신 불세출(不世出)의 발자취는 우리 공직자는 물론 군민 모두의 꿈과 희망이자 크나큰 영광이었습니다.
민선 초대군수로서 군민들의 열망을 가슴으로 품으셨고 그리고 그 열정 속에 민선2기에 이르기까지 “새벽을 알리는 데는 해동청(海東廳) 보라매 보다는 닭에게, 쥐를 잡는데는 천하 명마인 한혈구 보다는 고양이에게 맏겨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로 청빈성과 순리 그리고 정도(正道)라는 참 뜻을 가지고 다른 곳에 한눈 팔지 말고 임명권자인 군민을 위해 복지행정을 수행하시겠다면서 매사에 열과 성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1960년대, 영북면장 재임시절 맺은 수십명의 나환자 그리고 하늘아래 첫 동네라는 산골짜기 정항동 주민들과의 인연을 주거환경개선이라는 패키지 사업을 통해 초현대식 주거지로 말끔히 단장해 주시며 4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사랑과 정성으로 보살펴 오신 군수님의 열정은 정말 위대함 그 자체였습니다.
어머님이 마흔두살에 당신을 낳으셔서 한평생 초근목피와 보리고개라는 시대에 살아오시면서 그야말로 땀에 젖은 삼베적삼 기워 입으시고 호미자루 벗을 삼아 못난 자식을 위해 한평생 고생하셨다면서 눈물을 흘리셨던 군수님! 이렇게 가슴 아픈 사연을 안고 가실 수 밖에 없었습니까?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그 어찌 은혜를 잊으오리까”라며 만고충신 정몽주의 단심가 한구절을 즐겨 인용하셨던 군수님! 이렇게 여명을 뒤로하고 가실 수 밖에 없었습니까?
그저 군민들을 위해 오로지 백골난망의 심정으로 사리사욕없이 순리대로 일해오신 당신은 형안(炯眼)과 총이(聰耳)를 겸비하신 우리고장의 지도자로서 그 영원함이 포천사(抱川史)에 길이 남아 이어갈 것입니다.
군수님은 우리 공직자들에게는 정신적 지주요 자상한 아버님이셨습니다. 정·관계 불구하고 선출·임명직 공무원중에서 또한 전국 자치단체장 중 최고령 군수로서 “누울 땅 한두평이면 부러울 것이 없다”면서 우리 공직자들에게 상락청정(常樂淸淨)의 청빈성과 도덕성을 최고의 가치관으로 섬기면서 깨우쳐 주신 분이 그 몇이나 됩니까?
그리고 마침내 당신은 기초자치단체장 3선의 기회를 과감히 뿌리치시며 모두 하늘의 뜻이라면서 영예롭게 공직을 마감하시는 또 하나의 교훈을 우리 공직자는 물론 군민 모두에게 보여 주셨습니다.
유연(柔軟) 강직(剛直)하시지만 결코 유약(柔弱)하거나 경직(硬直)되지 않으신 당신, 事理에 대한 깊은 성찰과 강직함을 우리 공직자들에게 훌륭한 덕목으로 마지막까지 선물하시고 가셨던 군수님! 그저 존경스러움에 너무도 슬프고 억장이 무너지는 비통함에 목이 메일뿐입니다.
이제 뵙고 싶어도 뵐 수 없는 이별앞에 이르셨지만 60년 공직생활의 과정에서 크고 작은 짐이 되고 서운함이 있으셨다면 저의 700여 공직자들과 당신을 사랑하는 분들께 모두 일임하시고 이젠 자연과 흙을 벗삼아 편안하신 마음으로 그동안 개인적으로 못다하신 뜻을 펼치시기를 앙망 하나이다.
우리 포천시 공직자 모두는 “상유천상(上有天堂) 하유포천(下有抱川)"이라는 평소 군수님의 철학에 따라 더불어 잘사는 고장을 만들어 나가는데 오래도록 그 뜻을 실천하며 이어 가겠습니다.
옛 성인의 말씀에 인자(仁者)는 수(壽)한다고 하였으나 비록 학수(鶴壽)는 누리지 못하셨지만 이승에서나마 모든 것 다 접으시고 부디 편안하게 지내시면서 포천의 영원무궁한 자랑스런 支柱로서 저희들을 이끌어 주시기 바랍니다.
붉게 물든 아름다운 노을이 찬란한 태양보다 더할 나위없이 평안한 풍요로움을 가져다 주듯이 민선초대, 2대 청헌 이진호 군수님은 우리들의 가슴속에 오래도록 그리움으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삼가 옷깃을 여미고 군수님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 명복을 빕니다. 편히 잠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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