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도 그리던 어머니를 만나게 해주신 간부님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제부터라도 못다한 효도를 다하며 더욱 열심히 살겠습니다.”
구랍 10일 육군 승진포병 철통부대에서는 한 편의 드라마 같은 만남이 이루어졌다. 대대장를 비롯한 포대 전 간부의 끈질긴 노력 끝에 이루어 낸 이 날 만남의 주인공은 한성표 일병(22)과 어머니 김미숙 씨(42.대구). 전우들은 두 사람의 15년만의 눈물겨운 재회와 이들의 행복한 앞날을 축복했다.
한 일병은 일곱 살 무렵, 어려운 가정사정으로 당분간 어머니, 누나와 떨어져 아버지와 지내야 하는 이산가족이 되고 말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마저 갑자기 세상을 떠나게 되어 결국 혼자 남게된 한 일병은 주위 사람들에 의해 대구 ‘영남 보육원’으로 맡겨졌고, 어머니와 누나의 생사조차 알지 못한 채 보육원에서 십 여년을 지냈다.
이후 유일하게 의지해오던 보육원마저 재정난으로 문을 닫고 말았고 17세가 된 한 일병은 딱히 지낼 곳이 없어 공장, 피자집, 주유소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어렵게 지내오다 군에 입대했다. 그러다 올해 5월, 전입신병 면담을 통해 딱한 사연을 알게된 대대장 최종인 중령(41)이 처음 생각한 것은 인터넷 검색. 며칠동안 인터넷을 통해 한 일병의 어머니를 찾아보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인근 동사무소에서 한 일병의 호적등본을 구해 국가정보원에 도움을 요청, 어머니의 주소와 전화번호를 얻을 수 있었다. 때마침 백일휴가를 떠나는 한 일병의 손에 어머니의 연락처를 쥐어줄 수 있어 최 중령은 기뻤으나 한 일병이 찾아간 곳은 잘못된 주소였고 전화번호도 사용하지 않는 상태였다.
한 일병이 어머니를 찾기 시작한지 5개월이 지난 시점이었기에 어머니를 찾을 수 있다는 들뜬 마음으로 떠났다가 풀이 죽어 돌아온 한 일병의 모습은 전우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이 무렵 한 일병의 소속 포대에 이현철 대위(30)가 신임 포대장으로 부임하면서 다시 한번 조사에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최후의 보루는 ‘군·경 합동작전’. 최 중령과 이 대위는 번갈아 관내지역 경찰서에 협조를 요청해보았지만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알려줄 수 없다는 답변밖에 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거듭된 사정 설명과 설득 끝에 경찰측에서도 마침내 지방관서와의 확인작업 등 다방면으로 돕기 시작했고, 마침내 출가한 누나와 극적으로 연락이 닿음으로써 소재 파악이 불가능했던 어머니 또한 찾을 수 있었다. 지난해 5월부터 시작한 조사는 7개월만에 감동적인 결실을 이루어냈다.
“아들을 찾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해봤지만 백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찾아간 보육원마저 없어진 뒤라 얼마나 좌절했는지 모른다”는 어머니 김씨는 “‘언젠가는 꼭 만날 수 있겠지’ 간절히 기도하며 살았는데 이렇게 늠름한 아들을 찾아주신 간부님들께 어떻게 감사드려야할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한 일병의 간절했던 소원은 결국 군복무를 통해 이루어졌다. 또한 한 일병 가족의 행복은 물론, 훈훈한 감동으로 ‘부대 단결의 장’이 되고, 장병들에게는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일석삼조(一石三鳥)의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들의 만남의 주역인 최 중령은 간부들이 많은 걱정을 하며 보냈던 한 일병의 백일휴가를 떠올리며 “어렵고 힘든 성장과정을 겪고도 꿋꿋하게 모범적인 군생활을 해 온 한 일병이 오늘의 만남을 계기로 더욱 성실하게 군복무를 마치고 사회에서 성공하여 어머님을 정성으로 모실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