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포천군 포천읍 신읍리에서 포천합기도 용무관을 운영하는 배만수(37), 이영희(45) 부부는 합기도로 만난 인연이다. 부인 이영희씨는 건강을 위해, 남편 배만수씨는 취미로 합기도를 시작했다. 특히 이영희씨가 합기도를 시작한 계기는 남다르다. 이영희씨는 3세때 소아마비를 앓고 다리가 불편하게 됐다. 이씨는 소아마비에 걸려 불편하게 된 다리를 고치기 위해 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운동으로 건강을 되찾고자 결심했을 때 우연찮게도 버스에서 합기도장 관장을 만났고 “합기도로 건강하게 될 수 있다”는 그의 말에 합기도를 시작했다. 그 때가 19살 때였다. 처음에는 기어다닐 정도로 소아마비가 심해 체육관에 가서 모래주머니를 차고 걷는 연습부터 했다고 한다. 다리에 힘을 키우기 위해서 그런 훈련을 했다. 또한 다리의 신경을 살리기 위한 훈련도 했다. 그렇게 10년을 수련하며 지도자의 길을 가기로 결심하고 1989년 독립을 하게 됐다. 그러나 여자가, 그것도 정상적이지 못한 몸을 지닌 여자가 합기도장을 운영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주위의 곱지 않은 시선이 많이 힘들었다. 집에서도 많은 반대를 했었다. 그러나 결국 이씨는 체육관을 차렸고 현재 포천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져 놓았다. “내 인생 내가 살아가는 거잖아요. 스스로 개척해 나갔고 결과적으로 잘 됐지요. 저의 결심이 확고하니까 나중에는 집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움을 줬습니다”라며 그 당시 본인의 확고했던 마음을 다시금 떠올렸다. “오기도 있었어요. ‘색안경끼고 봤던 사람들 이 다음에 보자’라며 이를 악물고 했지요” 이제는 아련한 추억 정도로 말할 수 있지만 그 때는 얼마나 힘들었을지 그녀의 눈빛에서 짐작이 갔다. 그렇게 독립을 해서 합기도장을 운영하던 중 도장으로 운동하러 온 남편 배만수씨를 만나게 됐다. 그때 배씨는 스물 다섯이었다. 취미로 시작한 합기도가 평생의 반려자를 만나게 해줄지 그 때는 몰랐다. 합기도를 통해 스승과 제자로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되는 인연을 만든 것이다. 서로에게 어떤 점이 끌렸냐는 질문에 쑥스러운 듯 통 얘기를 하려들지 않았다. 멋쩍은 웃음만 짓고 있던 남편 배씨가 계속되는 질문에 “꼭 그런 거 얘기해야 되나요?”라며 은근슬쩍 넘어갔다. 여덟 살 연상의 여인, 그곳도 몸이 불편한 한 여자에게 감정을 느낀다는 것. 호기심이 발동하긴 했지만, 배씨가 끝내 대답을 하지 않은 것은 자신들을 ‘특별한 부부로 보지 말라’는 무언의 시위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부부를 호기심 갖고 보지 말고 보통사람들과 똑같은 평범한 부부로 봐달라’는 배씨의 암묵적 의사표시로 느껴졌다. 8년 전부터 부부가 함께 도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부인 이영희씨 혼자서 하기에 너무 벅차 남편이 사범으로 같이 하고 있다. 부인 이씨는 “아무래도 부부가 같이 하니까 도장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너무 편하게 하고 있다”며 남편과 같이 하면서 좋은 점을 얘기했다. 혹시 몸이 불편해서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겠나 하는 학부모들의 우려는 없을까 생각했지만 반대로 부인 이씨를 본보기로 열심히 생활하는 모습을 배울 수 있어 학부모들 사이에 반응이 좋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신청자 모두를 관원으로 받지는 않는다. 연초에 정원 100명만 모집한다. 관원을 더 모집할 수도 있지만 부부 둘이 지도하기에는 무리일 것 같아서다. 아이들이 많아지면 그만큼 힘들어지고 힘들어지면 제대로 가르칠 수 없기 때문이다. “합기도장 운영으로 돈을 많이 벌지 못할 뿐더러 돈벌 생각도 없습니다. 운동하는 사람들이 좀 고지식한 면이 있지요”라며 돈 욕심은 없다고 설명했다. 100평정도 되는 체육관을 지어 아이들이 마음껏 운동하고 뛰어 놀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는 게 앞으로의 계획이라는 이들 부부는 현재 남편 배씨가 이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땅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마땅한 자리만 찾으면 빚을 내서라도 추진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췄다. 몸이 허약했던 아이가 합기도를 배우면서 자신감을 얻고 튼튼해지는 것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는 이들 부부. “아이들이 내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부인 이씨. 합기도를 통해 그런 삶의 자세를 가르치고 싶은 것이다. “스스로 자립하려는 의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상규가 합기도장 한다고 그러면 반대하죠. 부모가 이뤄놓은 것을 편안히 물려받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싫어요”라고 말하는 부인 이씨는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 상규에게 바라는 것 역시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삶의 자세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남편 배만수씨는 “도장 운영을 같이 하면서 24시간 붙어 있는데도 대화할 시간이 적습니다. 그런면에서 서로 좀더 노력해야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대화할 시간을 늘려야 겠습니다”며 작은 바램을 얘기했다. 합기도를 통해 건강을 지키고 사랑을 맺은 배만수, 이영희 부부는 이제 함께 합기도장을 운영하면서 아이들에게 합기도를 전수하며 합기도와의 인연을 계속해서 만들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