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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현의 포천일기 2]

흉내의 달인, 그대는 거품의 딸 바람의 아들!
김자현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9년 01월 20일


 김자현(사진, 소설가)

 

새 두 마리 날아올라 흰 바람을 가르더니 추위를 한 폭 꺼내어 날카로운 부리로 삭둑거리며 가위질한다. 까치도 겨울바람이 견디기 힘든 모양이다. 그러나 자연의 바람은 이로운 법! 다음 계절을 몰고 올 것이요 인간사 우둔의 바람에 나가떨어진 비정의 골짜기에도 어김없이 봄을 실어올 테니 말이다.


거품과 바람은 같은 종으로 사촌간이다. 무지개 빛 얇은 막으로 이루어진 거품의 입자 하나하나에는 무채색 공기층, 바람이 숨어산다. 언젠가는 꺼지는 것이 거품의 속성이며 바람은 변신과 굴절의 귀재다. 한강의 기적을 이루면서 이 땅에는 많은 바람이 불어와 유행이라는 감염의 수레에 기구한 족속을 싣고 왔다 사라지곤 했다. 월세를 사는 마이카족, 평소에 라면으로 생계를 잇다가 휴가철이면 떠나야 하는 바캉스족, 두부, 콩나물 사러가다 캬바레로 빠지는 장바구니족, 대출 받아 아파트투기를 했던 복부인 흉내족, 집이라도 팔아 비행기를 타야하는 해외여행족, 몸을 팔아 짝퉁이라도 걸치고 들어야 하는 사이비 명품족! 등등등, 모두 바람과 거품의 족속이다.


뱁새가 황새를 쫓다가 가랑이가 찢어지든, 가산을 탕진하고 패가망신을 하든 뭔 상관이랴. 신원 모르는 바람을 타고 휩쓸리다 어느 계곡에 구르는 백골이 되든 자신들의 인생경영대로 되고 말뿐이다. 그러나 간과할 수 없는 것이 사교육 바람이다. 부동산투기로 떼 부자와 졸부를 양산했던 수십 년 동안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학습된 것은 무노동과 요행, 일확천금이라는 정신질환이다. 이는 나라 전체를 병들게 하고 이것으로 인한 들뜬 사회분위기는 각종 비열한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그 중에서 가장 끈질기게 가닥을 못 잡는 것이 있다면 위에서도 말한 사교육 바람이다. 이는 국가 萬年之大計와 맞물려 있으며 우리 2세들의 미래경영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간과할 수 없다.


최근 서민층 자녀의 사교육비는 한 달에 사만원이고 중류 이상의 가정 사교육비는 사십만 원이라는 뉴스를 접했다. 사교육이 공교육처럼 필수는 아니다. 거부하고 싶지만 사교육도 바람의 일종이다. 있는 자들이 족집게 과외를 하든 사교육비로 수천만 원을 쓰든 상관할 바 없다. 문제는 형편도 없으면서 이들을 흉내내야 하는 강박관념이다. 아버지 정신에 바람이 들었을 때 아이들 산만해진다. 교회마당을 밟는다고 다 신자가 아니듯 학원에 다닌다고 공부가 머리에 기어 들어가는 것 아니다. 어머니들 백이면 구십 다른 집 아이들이 모두 다니기 때문에 보낸다고 말한다. 들떠 있는 어머니 뇌주름 속에 들어차 있는 것 거품이다.


내 주변을 보면 참고서도 없이, 비빌 언덕 없는 아이들이 모두 명문대 들어간다. 돈을 들이면 성적이 나온다고 믿는 심리, 자본주의 논리다. 사교육 시키지 못하는 형편을 탓할 때 아이들 건성으로 공부한다. 자본을 투자하고 무노동으로 돈벼락이 떨어지기를 바라는 것과 같은 심리다. 사교육비 벌기 위해 노래방 도우미 한다는 이야기, 하기 좋은 변명이다. 방황하는 어머니들 집으로 돌아가라. 돈으로 집은 살 수 있어도 지식을 넣을 수 없고 가정도 살 수 없다. 기업 한다고, 정치한다고 남의 여체를 껴안고 뒹구는 바람의 아들의 아들 제비족이나 바람잡이 되고 만다.


포천도 개발바람의 서막이 이는 것 같다. 개발은 거품이다. 분배의 병목현상을 유도하고 삶의 터와 주거지를 잃은 서민에게 돌아갈 부가가치가 정체묘연하게 갈취되는, 최소한 개발도 바람이며 거품이다. 부패한 바람에 불려가 거품에 자빠진 이 시대를 새벽 정신으로 이끌어낼 푸른 깃발을 든 사람 어디 없을까?

 

포천을 진정 사랑하는, "Nathaniel Hawthorn 나다니엘 호오돈"의 ‘큰 바위 얼굴’닮은 사람!


 
김자현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9년 0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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