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김창종의 현대시 감상 (19)

님이여 멀리 떠나가 있는 당신의 아들이
오늘 그대 품속에 다시와 안기었습니다.
그렇게 부드럽고 그렇게 정다웁던 그대 가슴이
어찌해 이리도 거칠고 쓸쓸해졌나이까.
오늘 예나 다름없이 조용히 비가 내립니다만
아 답답한 가슴은 말없이 눈물만 자아냅니다.
님이여 당신의 멀리 떠나있던 아들이 오늘 그리운 그대 품속에 와서 안기었아오나 꿈은 깨어지고 갈곳조차 잃었습니다.
떠나지나 않았으면 돌아올 길도 없는 것을

◀감상=해설

옛 속담에 이르기를 「고향 까마귀도 반갑다」는 말이 있으며 고향은 어머니 품속같아 늘 포근하고 젖먹던 시절같이 기억해 주는 것이 고향의 사람들이라고도 한다. 벌거숭이 시절의 모습이 고향의 냇물 속에 비쳐져 보이기 때문이다.
이하윤의 귀향곡은 고향을 님이라고 부르며 어머니 「품속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하윤 님은 「물레방아」, 역시집「실향의 화원(失鄕之花園)」 「세계서정시전」과 편저「한국문학선」 등의 작품이 있다.
국제펜클럽 사무총장을 지내기도 하였다. 강원도에서 태어났는데 고향은 이천이다.
1906-1974년을 살았는데 호는 연포(連圃)이고 1919년 일본 호세이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경성미술학교 교수, 30년 중외일보 기자, 37년 동아일보 기자, 한민족의 주체의식 고취운동, 해외문학파의 핵심인물로 「실상의 화원」도 역사집이다.
1945년부터 70년까지 동국대학교에서 교수로 서울법대 사범대에서 교수를 역임하였다.
50년 한국비교문학회를 창립, 국제펜클럽 조직 등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위한 공헌을 하였다.
「불란서 시선」 「영국애란 시선」 「현재 서정시선」 등이 이하윤 님의 편역서이다.
멋진 외모에다 인기있는 시, 영문학을 비롯한 프랑스의 이름난 시를 원문과 우리말로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이하윤 님의 공로는 한국문학사상 길이 빛날 최초의 금자탑이었다.
필자도 이하윤님이 번역하신 「하이네」 「보들레르」 「빠이론」 「꽤퇴」 등의 시를 읊조리기도 하고 시의 원문을 리드미컬하게 낭송하며 뽐내던 학창시절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