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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조고각하(照顧脚下)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10월 31일

이희용 (포천예총 회장)
 


어느 집을 방문했는데 방문 마루 앞의 깨끗한 섬돌 위에 가지런히 놓인 하얀 고무신을 보았을 때 그 모습은 정갈하고 보기 좋게 느껴진다. 아마도 방문을 열어보기도 전에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의 살림살이가 어떠한지를 미루어 짐작할 수가 있고 그 집의 신발장을 둘러보면 집안의 가풍과 법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일례로 도둑이 집을 털 때에도 그 집 댓돌을 먼저 둘러본다고 한다. 들어간 집에 신발이 잘 정돈되어 있으면 다른 살림도 단속을 잘해 놓았을 터이니 훔칠 것이 없을 것인지라 그냥 돌아설 것이고, 신발이 흐트러져 있으면 훔쳐가도 모를 것이라 하여 여기저기를 다 뒤져서 숨겨져 있던 물건까지도 가져간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신발을 벗고 신는 일은 옛날부터 무척이나 중요하게 생각하여 절에서는 신발 벗는 자리에다 조고각하(照顧脚下)라는 작은 글귀를 써두기도 한다. 이것은 발 밑을 살펴 네가 지금 서 있는 바로 그 자리를 돌이켜 보아 순간순간 자신이 어떻게 처신하고 있는지를 잘 돌아보라는 말이다. 신발을 벗을 때는 제자리에다 바르게 놓았는지, 나중에 신을 때에 잘 찾아 신을 수 있게 가지런히 되어 있는지를 확인하고, 서 있을 때는 내가 서있는 자리에서 앞으로 나가 걸어 갈 때도 걸음을 옮기는 나의 발꿈치 밑을 언제나 잘 살피라는 것이다.

 

돌이켜보건데 지난 60년대 산업화가 시작되면서 먹고사는 일이나 자녀교육을 위해 지방에 살던 사람들이 문전옥답 다 팔아 고향을 떠나 너도나도 서울로 상경하였다. 그러다 보니 수도권은 포화상태가 되고 비수도권은 인구가 급속히 줄어드는 사태가 발생하게 되었다. 이렇게 서울로 인구가 밀집되자 국토의 균형발전이라는 명목으로 과밀화 되어버린 수도권을 규제하고 황폐화된 지방을 발전시키고자 1982년 수도권을 규제하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이 제정되었고 이후 지속적으로 수도권 규제정책을 시행해 오고 있다.

 

국토의 고른 성장을 추구한다는 명분으로 시행되었지만 정작 우리 포천은 말로만 수도권이지 그동안 휴전선에 인접한 접경지역으로 북한에서 금방이라도 쳐들어 올 것 같은 긴장감 속에서 지난 반세기가 넘도록 우리나라를 지키는 울타리 역할을 강요받으면서도 군사시설보호법이라는 덫에 걸려 수많은 규제를 받아왔다. 설상가상으로 수도권정비계획법의 규제가 더해져 산간지방보다도 못한 불이익을 계속해서 받고 있으며 경기도 내에서도 북부지역의 인구가 적다고 홀대를 받아온 것이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우리 포천은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가 남북으로 대치한 상황에서 인천 앞 바다의 섬만도 못한 대우를 받아온 것이다. 그럼에도 오로지 수도권에 위치해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높은 분들이 정해놓은 지역분류제라는 틀 속에서 2단계 정체지역을 3단계 성장지역으로 상향조정하여 가뜩이나 낙후된 포천을 또 다른 규

제로 인해 손발을 꽁꽁 묶어놓아 시민 모두가 참담하고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

 

비유하자면 수도권과 비수도권이라는 고래 싸움에 접경지역인 우리는 새우등만 터지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원래 시도가 지역을 발전시키려는 복안이었던지 아니면 임시방편으로 만들었던지 지금에 와서는 돌이킬 수 없는 함정에 빠져들어 한 발짝도 앞으로 못 가는 실정에 봉착해 있는 것이다. 

 

그럼 앞으로 계속 우리는 이런 불평등한 게임에서 한탄의 목소리만 내며 살아가야한단 말인가? 아니다. 절대 그렇지 않다. 어려울 때일수록 나 자신을 되돌아보자. 힘이 있고 능력이 있을 때는 언제라도 쉽게 바꾸어 놓을 수 있을 것 같은 일들이 권불십년이라고 끈 떨어지면 자기 스스로 자신을 묶는 자승자박의 올가미가 되어 돌이킬 수 없는 업보로 우리를 고립시킨 과거의 일들을 회상하며 철저한 자기반성을 해야 한다.
일이 터진 후에야 큰소
홈페이지관리자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10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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