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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생태도시의 조건19]미국 생태마을 이타카(Ithaca)의 사례(2)에 대한 사유


포천신문 기자 / jun28258@gmail.com입력 : 2008년 10월 31일

 공명수 교수(대진대학교 영문학과)


 

전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는 이타카 생태마을은 물질주의적 가치관과 생활방식을 과감히 버리고 거주인들이 부분적으로나마 코하우징(Cohousing) 생활을 영위하는 지속 가능한 삶의 공동체이다.


 

도심에서 2km 떨어진 웨스트힐의 꼭대기에 넓은 평원과 개울과, 연못과, 숲이 우거진 175에이커(약 21만 평) 규모의 이타카 에코빌리지에는 어린 아이와 노인을 합하여 대략 160여 명 정도의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다.

 

이들의 소득이나 생활수준은 평균적으로는 중산층이지만 하류층과 상류층 출신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이들의 직업은 보육사, 환경전문가, 농부, 그래픽 아티스트, 친환경 건축가, 자연요법 치료사, 컴퓨터 프로그래머, 그리고 작가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채롭다. 특히 이들 중에는 레즈비언이나 게이 커플도 포함되어 있다.

 

종교 또한 기독교에서부터 불교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종교와 인종을 불문하고, 이들은 달걀로 부활절을 축하하고, 전통 감자요리를 만들어 유대교 명절인 하누카를 즐기고, 추수감사절에는 칠면조 요리를 선보이고, 심지어 불교 관련 행사에 참여하여 대지의 영혼을 기리는 제식까지도 수행한다.

 

 이타카 에코빌리지의 기본적인 개념을 처음 구상한 사람은 1990년에 열린 살기 좋은 세상을 위한 글로벌 워크에 6개국에서 모여든 150여 명의 참가자들이었다. 이들은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는 취지로 LA에서 뉴욕까지 도보로 횡단하면서 물질주의, 소비주의가 만연된 사회를 벗어나 새로운 삶의 방식을 추구하는 의미에서 생태마을을 세우기로 합의하였던 것이다. 이들 중 리즈 워커는 1968년 덴마크에서 시작된 코하우징 공동체인 보포엘레스카베르(Bofoellesskaber)를 모델로 삼아 토지이용과 유기농법, 공동체 생활, 친환경 건축, 그리고 에너지 절약에서 지속 가능한 삶의 대안을 찾았다.

 

그녀는 이 생태마을의 공동 이사장으로 취임하여 처음에 땅을 사들일 자금 38만 달러를 모으기 위해 낮은 이자로 빌려줄 후원자들을 찾아다녔는가 하면, 입주를 희망한 경관건축가나 생물학자 등을 포함하여 전문가 집단과 더불어 사전 계획을 철저히 세웠던 것이다.

 

이타카 에코빌리지의 건축의 기본개념은 공동체가 인간만이 아닌 생태계의 모든 성원들이 살아가는 터전이라는 대원칙에 따라, 그린 디자인의 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이들의 공동체 생활의 공간은 공동시설이 갖추어진 일종의 커뮤니티 센터인 커먼 하우스(Common House)이다. 일주일에 몇 번씩 함께 식사하는 장소로 활용되기도 하는 커먼 하우스는 평소에는 아이들의 놀이 공간이나 세탁소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렇지만 송(Song)마을과 프로그(Frog)마을이 차지하는 면적은 각각 30세대의 주택과 커먼 하우스를 합하여도 고작 7에이커 정도이다. 이는 전체 땅의 10%만 거주지로 사용한다는 원칙에 바탕을 둔 것이다.

 

 커먼 하우스의 설계의 핵심은 주민들이 더 자주 편하게 어울리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거주민들은 공동체의 설계부터 건축과 관리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참여하면서 이웃끼리 공동 부지에서 교류를 나눈다. 커먼 하우스에는 공용시설로 대식당, 응접실, 손님방, 아이들의 놀이 공간, 공동 세탁소 등이 마련되어 있어 개인용 주택의 크기가 최소화 될 수 있다. 이들은 음식물 쓰레기를 잘게 부숴 짚과 낙엽을 덮어 퇴비를 만들고, 나머지 쓰레기들의 경우, 종이, 플라스틱, 금속, 유리 등 소재별로 분류해 재활용품 집하장에 내놓는다. 커먼 하우스에 있는 재활용 방에는 필요 없는 옷이나 신발, 장난감들이 보관되어 있어 필요한 사람이 가져간다. 특히 거주인들은 한 달에 하루를  슬로 데이(Slow Day)로 지정하고 컴퓨터나 전화의 전원을 다 꺼놓고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자연을 즐기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음식, 옷, 집, 에너지, 쓰레기 처리 등에 이르기까지 인간 생활에 필요한 자원을 생산하는데 소요되는 토지 면적을 헥타르로 나타낸 생태발자국(Ecological Footprint)의 지수를 극도로 경계한다. 이들은 가옥을 조밀하게 짖고, 주차장을 외곽지역에 설치하고, 주택 사이에는 오솔길과 푸른 잔디밭을 가꾸어 이 같은 생태발자국을 줄이고 있다. 주민들 중 75% 정도가 공동체 안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기에 자동차를 쓸 일이 별로 없는 데다 외출할 일이 있으면 자전거를 타거나 카풀을 이용한다.

 

이 공동체의 구성원들은 흔히 작은 마을에서 볼 수 있는 거주인들 간의 강한 응집력과 도시인들이 갖춘 세련됨을 함께 겸비하고서 철저하게 사생활을 보장받으면서 동시에 구성원들 끼리 강한 유대감과 소속감을 느끼고 싶어 한다. 이들은 필요하면 언제라도 사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웃들과의 교류도 마음껏 누릴 수 있다.

 

물론 이들은 개인 정원에 농약을 뿌리지 않으면 좋겠습니다거나, 밤 9시부터 오전 7시까지는 목소리를 낮추면 좋겠습니다등의 공동체 생활의 규칙을 두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대화를 통한 만장일치를 기본적인 생활원칙으로 삼고 있다. 에코빌리지 사람들은 공동체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첨예한 의견대립을 겪었지만 만장일치의 원칙에 입각하여 서로의 의견을 합리적으로 조율하고 있다. 이 공동체에서는 사람들 사이의 인간적인 교류가 특별한 행사가 아닌 일상생활로 통하고 있다.

 

이 코하우징 공동체가 추구하고 있는 지속 가능한 삶은 기본적으로 인간을 위한 새로운 삶의 방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여기에는 생명체에 대한 사랑과 신뢰가 핵심 가치로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의 거주인들은 모두가 한 마음으로 건강한 생태계를 복구하려는 실천의식을 갖추고 있다. 이들은 "땅이 모두의 집이고, 우리는 그 땅에 함께 삶을 영위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사람들뿐만 아니라 자연과 그곳에 사는 모든 영혼들과 연결되어 있다고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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