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알려진 기록에 의하면 포천에 사람이 살았던 시기를 구석기 시대로 추측하고 있다. 그리고 자작리나 영송리의 흔적으로 보아 신석기나 청동기 시대에도 삶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역사적으로 포천에 관한 기록이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삼국시대 중기 정도에 고구려 광개토대왕의 남진정책과 신라의 국경이 위로 북상한 것 그리고 궁예와 왕건이 겨루던 흔적들이 많이 남아 시대를 조명해 주고 있다.
지명은 고구려시대 마홀, 신라시대 견성군, 통일신라시대 청성군, 고려시대 포주, 양주, 조선시대 포천현과 영평현으로 쓰이다가 1914년 포천군으로 통합되었고 2003년10월19일 포천시로 승격의 과정으로 변화 되었다.
어느 나라든지 그 나라를 방문하면 특유의 생활상을 보기 위해서 흔히 박물관으로 향하게 된다. 박물관에는 오랜 기간 동안 살아온 생활상과 흔적을 전시하여 그 나라만의 문화와 예술을 한눈에 느끼고 터득하게 되어있다. 또한 전통공연을 통하여 그냥 여행의 의미보다는 역사와 볼거리의 체험을 경험하게 한다. 그런 면에서 우리지역에는 과연 무슨 볼거리가 존재 하는가 그리고 우리조상은 어떠한 흔적을 남기고 보존되는 것이 무엇이 있는가를 알아보는 것도 나의 존재를 찾는 중요한 일일 것이다.
지난 12일 가산면 경북중학교에서는 포천메나리 시연회가 있었다. 그동안 포천메나리에 대한 선입견은 말로만 듣고 눈으로만 그런 것이 있나보다 하는 정도로 멀리서 별다른 거부나 애정도 없이 수수방관하며 새로운 것에 대한 동경이나 우리 것에 대한 무관심으로 일관하며 살아오지는 안았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그러나 효도를 하려하니 부모님이 기다려 주시지 않다는 말이 있다. 포천메나리 시연회를 준비하면서 우리의 소리와 몸짓이 자칫 그 승계의 위험을 염려해야 하는 시기에 봉착하게 되었음을 느끼게 되었다. 농사를 짓는 과정과 일정을 한 작품에 결집시켜 한눈에 체험할 수 있어 우리조상들의 몸짓과 소리가 함축적으로 담겨져 있는 것이 포천메나리이므로 자세히 알아둘 필요가 있기에 정리해 본다.
경기도 무형문화제 제35호 포천메나리는 우리고장 포천에서 농사가 먹고사는 전부인 시절에 일이 힘들고 어려울 때 그 지루함을 이기고 서로의 힘을 합하기 위해 불려지던 노동요이다. 보통 공연은 입산소리, 하산소리, 소몰이 소리, 모내기소리, 애벌매기, 중벌매기, 새쫒기 등의 소리를 옛날 논에서 일하던 몸짓을 그대로 재현하는 동작과 함께 이루어진다.
특히 입산소리는 메나리 토리류의 포천에서 불려지던 아리랑이 들어 있고, 두벌매기 때 불리는 포천메나리는 메기는 소리, 지르는 소리, 받는 소리, 내는 소리, 맺는 소리 다섯 조로 편성된 소리로 불과 삼사십년 전만해도 들에서 불려 지던 일 소리이다.
포천메나리는 1982년 전 경인교육대학교 김순재 교수께서 포천시 가산면 지역에서 전래되어 오던 농요를 10여년간의 고증을 거쳐 발굴 채록하여 1991년 경기도 민속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 수상을 비롯한 수많은 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후 우리의 전통의 전통예술을 영구히 보존하고 후세에게 길이 물려주기 위한 움직임으로 1997년 포천시의 지원으로 메나리 전수회관도 건립하였다. 그 후 포천메나리는 작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2000년 8월21일 민속악으로 구분되어 경기도 무형 문화재 제35호 로 인정받게 된다. 2004년 10월1일 포천시민의 날 시연과 2005년 10월3일 전국민속놀이 공연 포천공설운동장 시연 청소년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하고 2005년9월3일 KBS 방송출연, 2005년 5월13일 이천도자기 엑스포 메나리 시연, 우리소리 포천의 소리 공연 등 각종행사에 초청 받아 수많은 공연을 하였고 2008년 10월 12일 시연회를 개최하여 그 소중함을 한층 더 일깨우고 있다.
우리의 숨결이 그대로 담겨있는 포천메나리, 그러나 이제는 모든 회원들이 연로하여 그 보존의 가치에 비하여 전수에 위기감을 느끼기까지 한다. 더 늦기 전에 젊은 사람들의 참여와 관심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칠십 중반의 노인이 차오르는 숨을 참아내며 온 마당을 뛰면서 몸을 던지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쓰렸다.
한없는 무관심과 냉대에도 자라나는 후손들에게 포천시에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올바로 전승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힘든 몸을 움직이는 이영재 예능보유자와 류태균 보존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의 몸부림을 보면서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뼈 속에 사무침을 느꼈다.
이제 시간이 없다. 지금 꼭 해야 하고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면 모두 다 잃을 수 있는 어려운 지경이 되었다. 우리 것을 보존하고 전승하는 것은 다른 지역의 사람들이 해주는 것이 아니다. 작고 소모적인 일로 서로를 바라보던 눈을 돌려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법과 장치를 통하여 역사적 흔적들을 지켜야만 한다. 이제부터라도 포천의 아름다운 문화유산을 보존해 나가는 일에 모두의 힘을 합치자.
이희용 (포천예총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