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마산·창원지역 4개 초등학교 3~5학년생 11명은 사설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통해 서울에서 배낭여행 중 모 사찰에 들렀다가 방명록에 대통령을 향해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쓴 내용이 학생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인터넷에 유포되어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우리나라가 한때 국제금융환경이 매우 불안정한 상태에서 단기외자 차입에 지나치게 의존한 것이 원인이 되어 국가적인 부도위기에 처했을 때 IMF(국제통화기금)로 부터 차입금을 받아 가까스로 부도 위기를 모면한 일이 있었다. 기업이 부도나면 망하듯 국가도 부도나면 망하게 된다. 그러나 현명하고 슬기로운 우리 국민은 이 어려운 국가 부도 위기를 슬기롭게 잘 모면하여 경제적인 자립을 이룩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평소에 필자는‘교육력은 국력이다’라는 논리를 펴 왔다. 교육을 통해 우수 인력을 양성하여 치열한 국제사회에 나가 경쟁하여 이겨내는 일이야 말로 국가발전의 근본이 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교육은 매우 중요하고 그래서 또한 지대한 관심과 배려를 하고 있는 것이다. 초등학교 도덕교과‘가정. 이웃. 학교생활 영역의 지도요소를 보면 ▶경애의 의미와 중요성▶일상생활에서 경애를 실천할 수 있는 일들▶경애를 실천할 때 지켜야 할 바른 마음가짐과 태도▶자신의 생활 반성과 일상생활에서 경애를 실천하려는 태도 등등을 지도하게 되어 있다. 웃어른을 공경하고 아랫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경애이고 어린 학생들에게 기본 덕목으로 내면화 시켜 주어야 한다. 이 일은 어른들이 반드시 지도해 주어야할 일이다. 그런데 어린 초등학생들에게서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에게 막가는 욕설을 쓰도록 권유했다니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비록 어른들이 권유해서 했다고 할지라도 쉽사리 이런 환경에 노출되고 쉽게 말려드는 상황은 교육의 위기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런 안타까운 상황을 바라보면서 순자의 거필택향(居必擇鄕)이 생각난다. 순자는 거필택향(居必擇鄕: 반드시 거할 곳을 가려 택하라)을 설파했다. 내용인 즉 난괴라고 하는 식물의 뿌리가 있다. 백지라고 하여 향료로 쓰이기도 하는데 아무리 향료로 쓰이는 그것도 오줌에 적시면 어느 누구도 가지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그 본질이 더럽기 때문이 아니라 거기에 묻은 오줌이 더럽기 때문이다. 이러한 예를 들면서 순자는 거할 곳을 가려 택하는 것이 선비에게 있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강조하고 있다. 거할 곳을 잘 가려 택한 예로 순자는 마중지봉(痲中之蓬)을 들었다. 여기에서 비롯된 고사성어가 마중지봉(痲中之蓬)이다. 좋은 가정이나 환경에서 자라나는 좋은 벗과 사귀는 사람은 자연히 주위의 감화를 받아 선량하여 진다는 말이다. 마중지봉(痲中之蓬)은 삼밭에 자라는 쑥이라는 뜻인데 쑥은 잘 구부러지는 성질이 있고 무릎 정도로 자라는 것이 보통이지만 그런 쑥이 삼밭에서 자라면 붙들어 매어 주지 않아도 삼의 방향으로 곧게 자라고 삼과 똑같은 키로 자란다. 가까이서 보지 않으면 쑥과 삼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똑같다. 즉, 마중지봉(痲中之蓬)이란 말은 좋은 환경에서 자란 사람은 주위의 감화를 받아 선량해 진다는 말이며, 여기에서 삼은 좋은 친구, 좋은 환경을 말하고 있다. 이를 불부이직(不扶而直)이라고 한다. 구부러진 쑥도 삼밭에 나면 자연히 꼿꼿하게 자란다. 쑥이 삼밭에서 자라면 붙들어 주지 않아도 곧게 자란다. 이런 까닭에 군자는 거처를 정할 때 반드시 마을을 가리고(擇), 교유할 때는 반드시 곧은 선비와 어울린다. 이는 사악함과 치우침을 막아서 중정(中正)에 가까이 가기 위함이다. 다시 말해 하찮은 쑥도 삼과 함께 있으면 삼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니, 사람도 어진 이와 함께 있으면 어질게 되고 악한 사람과 있으면 악하게 된다는 것을 비유한 것으로 사람이 생활하는 데 환경이 중요함을 함축한 말이다. 교육은 인간의 삶을 품위 있고 여유 롭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전 국민에게 초등 보통교육을 시키고 고등교육, 대학교육을 시킨다. 어려서부터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만들어 주어야 자라는 어린 학생이 행복한 인생을 산다. 또한 어려서부터 경애하는 대상이 많을수록 그 분들의 모든 영향력이 자성예언이 되어 장차 역량 있는 국가적인 인재로 양성할 수 있는 기틀이 될 수 있다. 자라나는 어린 학생들을 위해 어른들이 최소한의 예의가 있어야겠다. 그것은 바로 그들의 귀감이 될 수 있도록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일이다. 여기에서 우리나라의 부흥과 발전이 기약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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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년 08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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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연(영평초등학교 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