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고] 우리 가족의 환경보호 프로젝트

 이지연 학생명예기자단 부단장(포천초등학교 5학년)

 

며칠 전, 큰 비가 내려 포천천을 흐르는 강물이 포천천 옆 주차장까지 넘쳤다는 어른들의 말씀을 들었다.  깜짝 놀라 우산을 쓰고 포천천에 가 보니 빨간 강물이 화난 용인 듯 꿈틀대며 내려가는 것이 보기에도 무서웠다.
다음 날, 비가 조금 멈추는 듯 하자, 나는 친구와 함께 다시 포천천에 가 봤다. 포천천 옆 주차장에는 비닐 쓰레기를 잔뜩 매달은 채 커다란, 썩은 통나무가 건져져 있었다. 내 발걸음으로 여덟 걸음이나 되고 엄청 굵은 나무였다. 밤사이에 포천천 강물은 아래로 흘러가 다리에 표시한 수위는 0,5미터를 가리키고 있었다. 포천천 주위에 누워있는 작은 나무와 풀들만이 어제 빗속에 화난 용이 지나갔던 흔적을 보여 주고 있었다. 그리고 여기저기 쓰러진 풀 사이에 걸려있는 쓰레기들이 보였다.
‘저 쓰레기의 원래 주인은 누굴까? 저 물건을 살 때는 필요해서 샀을 텐데 왜 환경 오염되게 강물에 버렸을까?’하고 생각하다보니 지난여름에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지난 해, 여름 방학이 시작되자, 우리 가족은 1주일 프로젝트를 세워 환경보호 운동을 실천하기로 했다. 부모님께서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해야 한다며 7월 23일부터29일까지로 정한 프로젝트를 실천 할 장소는 열두 개울 중의 하나로, 개울 위쪽에 몇 채의 펜션도 있고 외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피서지이다. 그곳에는 까만 다슬기와 꼬물꼬물 물고기도 많고 그와 함께 많은 생활 쓰레기도 넘쳐나는 곳이다. 아침 일찍 밥 먹고 쓰레기봉투와 도시락을 준비해 열두 개울에 가서 텀벙거리며 쓰레기를 줍다가 방에는 집에 돌아와서 잠자고, 다음 날 다시 가고...
나는 지금부터 지난여름 우리가족이 실천했던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개울 물 속에는 우리가 집에서 생활하다가 나올 수 있는 온갖 쓰레기들이 다 있었다.  깨진 플라스틱 그릇에서부터 고무장갑과 버려진 옷에 이르기까지 모두 건져내어 개울 옆 도로에 던져 놓았다.
부모님께서 그냥 봉투에 담지 말고 물이 빠진 후에 담아야 한다고 말씀 하셨기 때문이다.
우리가 쓰레기를 건지는 것을 구경하시던 마을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아, 그걸 뭐 하러 건져? 큰 비 오면 다 떠내려 갈 건데... 그냥 둬.” 하셨다.
“떠내려가면 어디로 가는데요?” 여쭈었더니
“한탄강으로 가겠지 뭐.” 하셨다.
“한탄강으로 가기 전에 좁은 곳에 있을 때 치울 수 있는 것은 치워야지요. 여기 사시는 분들이 버리지 않으시면 더 좋을텐데요.” 하고 말씀드렸다.
쓰레기를 건지는 동안 개울 옆집에 사시는 할아버지는
“우리가 버린 것 아니야. 위에서 떠내려 온 거야.” 라고 말씀하셨다.  우리 가족이 할아버지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 드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기는 했지만, 누가 버렸던지 생활 쓰레기는 그 지역 사람들이 버린 것이다.
그 곳에서 모은 쓰레기는 20리터 쓰레기봉지 몇 개와 재활용 쓰레기들을 모은 50리터 봉지들을 합하여 모두 20개가 넘는 어머 어마한 양이었다. 이리가 정한 구역의 쓰레기를 다 주운 후, 개울 옆에 있는 밭 한 쪽에 쓰레기 봉지들을 모아 놨다. 이렇게 많은 양의 쓰레기 봉지가 쌓여 있으면 쓰레기를 수거 해 가는 차가 분명히 가져 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음날에도 그리고 그 다음다음 날에도 가 봤지만 쓰레기 봉지는 그대로 있었다. 마을 사람들 게 물어보니 그 곳에는 쓰레기차가 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우리 가족이 쓰레기를 치운 개울 물 속에서 다른 지역에서 피서 왔다는 몇몇 사람들이 다슬기를 잡으며 물 속에서 즐겁게 노는 것을 보고 ‘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우리 포천 열두 개울은 깨끗한 개울로 기억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기뻤다.
그날 집으로 돌아와 포천시청의 환경자원과로 전화해 쓰레기를 모아 놓은 곳의 위치를 알려주고 치워 달라고 부탁드렸다.
그리고 며칠 후, 다시 가보니 쓰레기는 아직도 그 자리에 있는 것이었다. 밭주인은 쓰레기를 그 곳에 모아놓은 우리 가족을 원망했다.
그래서 부모님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부모님께서는 우리 차로 큰길까지 옮겨 놓고 싶지만 승용차에 물이 줄줄 흐르고 또 양이 너무 많아서 힘들다고 하셨다. 다행히도 포천시청에서는 빠른 민원 해결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고 민원이 늦어 질 경우 신고하면 5,000원 상당의 상품권을 주겠다는 내용이 신문에 나와 있었다고 하시며, 대신 시청 환경과에 다시 부탁 해 보겠다고 하셨다.
그리고 다음날, 우리가 모아 놓은 쓰레기 봉지는 청소차에 실려 치워졌다.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바로 시작한 우리 가족의 환경보호 일주일 프로젝트는 개학을 며칠 앞두고 24일 만에 겨우 끝을 맺었다.
우리는 학교에서, 그리고 가정에서 환경보호나 지구 온난화에 대하여 귀가 따갑도록 교육받는다. 우리 학생들에게만 교육을 시킬 것이 아니라 이제는 시골 곳곳에 사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 게도 환경보호에 대하여 알려 드려야 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 해 본다. 우리가 주운 쓰레기 속에는 농사지으실 때 사용했던 검은 비닐이나 농약 병 등도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포천시청에서도 조금 더 환경에 대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살고 있는 것이라면 생활 쓰레기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쓰레기를 수거 해 가는 차가 오지 않는다면, 그 곳 주민들은 쓰레기를 어떻게 하란 말인가. 물론 차가 있는 사람들은 차에 싣고 큰길까지 나와서 내 놓겠지만 시골의 대부분의 경우는 100년이 지나도 썩지 않는다는 비닐을 땅에 묻어서 토질 오염시키거나, 불에 태워서 공기 오염시키거나, 그 개울 주위의 사람들처럼 개울에 버려서 수질 오염을 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의식이 빨리 빨리 깨어나서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우리 포천의 구석구석이 좀 더 깨끗해지길 바란다.